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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는 너에게
이우연 지음 / 비선형프레스 / 2025년 7월
평점 :

죽었다는 것인지? 살았다는 것인지? 도대체 오리무중
나를 보는 너에게를 읽고
이우연 장편소설 / 비선형프레스 (도서협찬)
누구도 실제로 죽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죽음에 가까운 체험, 자아 붕괴, 정체성 상실을 겪는다. 게임과 죽음이라는 비유적 장치를 통해 표현하는 어려운 이야기
소리는 은하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회상하지 못하고.
과거 장면이 반복되고,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회한의 장면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은 죽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감정이 표현되고.
실제 사망이 아닌, 감정적 상징적 죽음
이야기의 중반 이후, 소리와 은하의 관계는 점점 더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이동한다.
게임처럼 느껴지는 세계, 선택지, 반복되는 상황 등이 나오고 소리의 정체성이나 감정이 한 번 무너지고 누군가 죽은 거 같은 그러나 죽은 건 아닌.
등장인물이 많지는 않다. 뒤에 뭔가가 나올 거 같아서 계속 읽고, 흐름은 이어지나 귀신같은 여자 신비한 존재가 나오는데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두 소녀의 깊은 감정, 우정, 실망, 애증들, 이해할 듯하면서도 나한테는 재미보다는 헷갈리고 너무 어려운 이야기였다.
소설도 쉬운 이야기들이 좋다.
어려운 이야기는 읽을 때도 읽은 후에도 정리도 안 되고 줄거리 요약도 어렵고 싫다. 흔하지 않은 소설을 접한 경험을 쌓게 되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나는 책상 아래 숨겨 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지문이 묻어 지저분해진 액정 표면을 향해 좀비가 된 토끼들이 무더기로 튀어나왔다. 화면을 연타해서 좀비 토끼들을 조준했다. 화면을 끈적하게 뒤덮은 붉은 액체는 보는 것만으로도 서늘하고 상쾌했다.” p12
“반 아이들이 떠드는 동안 교사가 들어왔다. 유난히 흰 피부의 여자아이도 함께였다. ~
교사는 전학생의 이름이 이은하라고 했다. ~
다시 고개를 숙이고 게임에 열중했다. 오늘 안에 좀비 토끼들로 뒤덮인 연구소 안으로 뚫고 들어가야 했다. 치료제든 백신이든 얻고 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 더 많은 좀비 토끼들을 화려하게 살해할 수 있을 것이었다.” p14
“이유가 무엇이든 불필요하게 장단을 맞추면서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친해질 일은 없을 테니까, 애초에 나는 한 번도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었다.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누군가 내게 가까워지는 것이 무서웠다. 가까워지면 곧 실망하고 떠나갈 테니까” p16
“부모는 내게 그다지 간섭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치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장소에 있었고, 나는 어린 시절부터 홀로 시간을 보내는 법을 익혀야 했다. 부모에게는 나보다 자신들의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에 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 그러므로 텅 빈 거실과 적막은 피부처럼 익숙했다.” p20
“잊을 수도, 놓아줄 수도 없었다.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너와의 만남은 나를 고통 속에 몰아넣은 재앙이었지만, 나의 세계에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기적이기도 했으니까. 죽음조차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적.” p197
혜진님의 서평단 이벤트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받아서 읽었습니다.
#나를보는너에게 #이우연 #장편소설 #비선형프레스 #어려운소설 @hyejin_book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