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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법 -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2017 산림문화공모전 최우수상, 2020 매원수필문학상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8월
평점 :

침입자는 책 속의 진짜 독자다
은유법을 읽고 /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도서협찬)
SF 판타지 장편소설
이 책은 나에게 아주 흥미를 준 소설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침입자’ 챕터는,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긴장하며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었다.
주인공 요셉은 친구들과 ‘트로이의 시조’에 대해 말다툼을 벌인다. 그들은 요셉의 주장을 비웃고, 그는 혼란과 분노 속에서 도서관을 향한다.
금단의 공간인 파빌리온 도서관.
요셉은 몰래 그곳에 침입해 책장을 뒤적이고, 자신이 믿는 진실을 스스로 확인하려 한다. 그곳에서 그는 숨겨진 책을 찾고, 낡은 페이지를 넘기며 세상과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바라본다. 금지된 책장을 넘기는 그의 손끝에서, 책은 더 이상 종이가 아닌 진실의 문이 되고, 은유는 단어가 아닌 체험이 된다.
이 장면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지식을 향한 용기’ 그 자체다. 요셉은 경계를 넘어 은유의 세계로 진입하며, 질문하고 탐색하고 끝내 자신의 언어를 찾아간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치열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이 장면은 조용히 말해준다. 침입자는 결국 진짜 독자였다. 금기를 깨뜨리고 진실을 읽어내는 사람.
금지된 책장을 넘기는 그의 손끝에서, 책은 더 이상 종이가 아닌 진실의 문이 되고, 은유는 단어가 아닌 체험이 된다. 침입자는 규율을 어긴 자가 아니라, 진실을 찾아 문을 연 자였다. 그래서 요셉은 책 속의 진짜 독자다.
“이제 돌다리만 건너면 바로 파빌리온이었다. 하지만 요셉은 좀처럼 발걸음을 떼기 힘들었다. ~ 그냥 집으로 갈까 돌아서는데 불현듯 나단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업 시간에 자신을 비웃던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자 어떻게 해서라도 파빌리온 도서관에 가서 외할아버지의 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바람을 일으키며 하늘에 뭔가가 나타났다. 놀란 요셉은 그대로 주저앉아 두 팔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 뭔가는 요셉의 몸을 빨아들이기라도 할 것처럼 태양보다 더 강한 빛을 쏘아댔다. ~ 그건 다름 아닌 파빌리온의 정찰기였다.” p119
“은유법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고, 새로운 생각을 끌어내는 사고의 도구란다.”
“그 새로운 생각이라는 게 바로 창의력이거든. 인류 역사를 이끌었던 천재들은 그 특별한 창의력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켰지. 혁신적인 해결책과 발명품을 선보이고, 자유와 개혁을 이끌면서 말이다.” p289
“은유법은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꿈꾸게 하는 방법이란다. 일종의 마법이지
세상을 바꾸는 마법. ~
책을 통해 상상하고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은유법이니까”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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