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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5년 4월
평점 :

전염병 페스트 속에서 보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페스트를 읽고 / 알베르 카뮈
이정서 옮김 / 새움출판사 (도서협찬)
1940년대 프랑스 알제리 해안에 위치한 도시 오랑
건물의 복도에 피를 흘리며 경련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쥐들이 나온다.
쓰레기 더미에는 야채 더미와 더러운 넝마 조각들 위로 던져진 쥐들이 십여 마리,
그것들은 온통 피투성이이다.
전염병으로 도시가 단절되고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의 공포, 언제 끝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인간들의 이기심이 보이고, 삶의 무의미함과 절망뿐인 곳에서 법과 제도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온갖 모순과 부조리들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를 계속 묻게 한다.
살아있는 쥐가 달려가는 걸 보는 건 기쁜 일이다. 이 페스트가 휩쓸고 간 전염병이 창궐했던 도시에서는.
어릴 적, 어두컴컴한 밤에 구석진 곳에서 나타났다가 쏜살같이 달아나는 쥐는 무섭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섬뜩했었는데, 이 도시에서 나타나는 활동적인 쥐들은 반갑고 사람이 살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이 되었다는 좋은 신호이고 고립이 끝나고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위태로운 시간들이 끝나감을 알려준다.
전염병의 기세가 약해지고 페스트는 물러가나 또 다른 고통도 따라온다. 봉쇄에서 해제되고 고립도 풀리나 살아남은 사람들은 기쁨과 함께 가까운 이들과의 상실의 아픔도 같이 이겨내야만 한다.
사람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닥쳐온 고통과 혼란, 평화로운 일상을 휘저었던 페스트, 그런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며 헌신한 의사 리외, 어떤 흔들림도 없이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묵묵히 끝까지 하면서 혼란한 사회를 지켜낸 그에게, 또 그 어머니, 봉사자와 기자 신부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어진다.
“ 계절의 변화는 오직 하늘에서만 읽을 수 있다. 봄은 단지 공기의 결이나 작은 행상들이 교외에서 가져오는 꽃바구니를 통해 알려진다. 시장에서 파는 봄인 셈이다. 여름 동안에는, 햇볕이 바짝 마른 집들을 내리쬐고 담벼락들은 회색 재로 뒤덮인다. 사람들은 닫힌 덧문의 그늘 안에서밖에 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가을이면, 폭우로 진창이 되는 날씨다. 맑게 갠 날들은 단지 겨울에만 도래한다. 도시 하나를 이해하는 편리한 방식은 사람들이 거기서 어떻게 일하고, 사랑하고 죽어가는가를 파악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작은 도시에서는 기후의 영향인지 이 모든 것이 열정적이면서도 무심한 가운데 행해진다. ” p16
“ 병자는 거기에서 정말 혼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든 주민들이 전화 부스나 카페 안에서 융통어음을 말하고, 선하증권과 할인율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 동안, 열기가 탁탁 소리를 내는 수백 개 벽 뒤에 꼼짝 못하고 갇혀서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 ” p18
“ 이 가차없는 질병의 침범은 우리 시민들을 마치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도록 내몰리는 첫 번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다. ~ 어떤 타협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으며, ‘타협’, ‘혜택’, ‘예외’라는 말이 더 이상 의미를 지니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 더 이상 기존의 통신 수단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지 않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편지가 감염을 전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서신 왕래를 금지하는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었다.” p97
“ 열 단어짜리 전보 속 대문자에서 과거의 교감을 찾아야만 했다. ~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삶이나 가슴 아픈 사랑도 결국 ”나는 잘 지내“, ”당신을 생각해“, ”사랑해“. 같은 정형화된 문구로 요약되고 말았다.” p98
“ 이 급작스럽고도 긴 이별은 그들이 서로 떨어져 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만들었고, 이 갑작스레 드러난 진실 앞에서 역병은 하찮은 것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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