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막걸리에 사이다 살짝
장경자 지음 / 책마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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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희노애락을 인생막사와 함께

인생은 막걸리에 사이다 살짝의 시를 읽고.

재미있는 시 책이다.

대충 훑어보고 주변정리후 자세잡고 읽어볼까 하다가 다 넘기게 된다. 한 권의 책속에 세상만사 희노애락이 다 담긴 듯하다. 다시 봐도 재밌고 아픔도, 짠함도 여전하고.

 

세탁기속에 함박눈이 내렸다.

~

누군가의 호주머니를 비집고 나온 그 얇은 휴지 뭉치는

허어연 눈발이 되어 검은 옷들 사이사이 빼곡하게 내려앉아

~

세탁기 속 검은 옷들이 나발이 났다

한참 들여다보다 조용히 뚜껑을 닫고 짐을 챙겼다

그냥 미친 척 이 집구석을 나가야 한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p18, p20

 

분노와 해결책 사이 당장 어떻게 하지 못하고 시간도 없는데 몽땅 도루묵이 되어버린 빨래들, 다 새로 해야 하는 이 막막함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웃음보 빵 터짐과 함께.

 

누구나 한번쯤은 말을 잘못 알아들어서 서로 혼돈이 있었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 시속에서도 읽다가 웃음 픽 할 일화가 있다.

"~ ~ 모자..." ", ..,........" 내 몸은 벌써 아들방에서 모자를 찾느라 분주하다.

아무리 찾아도 앙빠르띠라는 메이커는 없는데?!

"앙빠르띠????" 아들눈에 물음표가 떴다.

"앙빠르띠꺼라며 모자가!..." 내 눈에 짜증이 떴다.

 

"모자 안 빨았지...

라고 말했어 나는.....

..................................

귓속에도 살이 찌나 보다..... p42~46

 

같은 나이 다른 느낌

내 아들의 서른에서 내 남편의 서른이 보인다.

서른의 남편에겐 부양해야 하는 부모와 2살짜리 어린 아들
세상 물정 모르고 눈만 말똥거리는 철없는 아내

그리고 빚이 있었다.

한없이 어린 것 같은 내 아들의 서른에서

어깨에 한 가마니 짐을 진 내 남편의 서른이....

아리고 아프게 보인다. p96. 97

 

아들을 바라보는 눈과 남편을 바라봤던 눈동자

중년 넘어 바라보는 시선은 이렇게 바뀌어 있다.

힘겨운 세상살이, 만만치 않은 삶이 같이 아프다.

 

부모님의 시선에서

아버지는 자식의 진가를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딸의 책을 주변에 선물하고,

엄마는 고단함이 녹아있는 딸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는 게 속이 상하다. p158, 159


자식의 써내려 애쓰는 표현해내는 고단함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듯 애틋함이 그려진다.

아량의 시선에서

오늘이 첫날인 것 같은 그녀의 길 잃은 손이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

긴 줄에 주눅 든 학생은 거의 울고 있었다.

천천히 해요. 괜찮아요를 외쳤다

하루종일 버벅거릴 그녀에게 누구라도 버럭 하지 않기를 바라며. p 232, 233

알바생의 서툼과 당황함을 보고, 아들 딸을 떠올리듯, 배려와 격려의 말을 건네는, 엄마 시선에의 세상 모든 서툼을 보듬을 수 있을 거 같은 고운 마음이, 연민이 있다.

 

표지가 넘 재미있고 예쁘다.
막걸리색 바탕에 평온의 그린외투, 어디라도 날라갈 수 있을듯한 무지개색 양말,
착한 마녀가 나타나 행복의 양탄자를 휙 날려보내줄 거 같은 상상이 저절로 든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바른 시선이 있고 지친 이들을 향한 위로와 응원이 있다.

어쩌면 살면서 나도 한번쯤은 겪었던 거 같은 일들이 실감나게 다가오고 솔직하고 기발한 표현에 공감하며 박수를 치게 된다.

 

책마음 출판사의 도서 제공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인생막사 #장경자 #책마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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