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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읽고
이 소설을 읽고 세 가지를 추려 보았다. 또 한 가지를 더 덧붙여 말하고 싶다.
하나는 강영두의 억울했던 학창시절의 서울유학사
강화도 석모도에서 서울로 유학 중 겪었던 억울한 학교 생활의 일로 마음속 분노를 누르며 살아간다. 수학교사 푸토벤이 빼돌린 시험지 사건에서 리사는 보여 줬다고 거짓말을 한다. 열네살 때의 아픈기억으로 인해 학생 때의 풀지 못한 마음속 응어리로 굳어있다. 친구 은혜의 소개로 건축사무소의 문화재공사기록담당자 일을 맡게 된다. 그 일을 하면서 문자할머니의 처연한 서사를 알게 되고 자신의 상처도 회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억울함 덩어리가 분해되고 용해되어 방출되고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인생도 수리하게 된다.
이순신이라는 남친과의 단무지가 나오는 재미있는연애사도 있다.
엄마의 사고로 아빠는 선장 배타는 일을 못하고 공사장 인부, 주차관리, 소금배달 등을 하면서 신산한 삶을 살아간다.
하숙집주인인 문자할머니는 외할머니의 둘도 없는 절친이었다.
리사와 같이 강남의 학교를 다니고 원서동 하숙집에서 같은방을 썼다.
둘째는 박진리, 마리코 시미즈, 안문자 할머니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냈던 잔류 일본 여인의 애달픈 서사
홀치기 공장에서 경리로 일했다. 원치않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함. 사기당해 전재산을 잃고 강화에서 옷장사를 했다. 동대문 상가에서 일수를 받는 것을 하기도 했다. 리사 증조할머니의 양녀로 들어감. 그집 딸의 호적을 받아 썼으나 일본 국적을 회복, 호적 정정을 하고 싶어 했다. 기노시타 코오쭈 양부를 따라 동생 박유민, 유마와 함께 조선으로 왔다.
원수를 갚은 탓에 엄마에게 나를 죽은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죄를 지었다고, 다른사람에게는 아니고.
시험지 사건 때 뒤늦게 영두의 누명을 풀어주려 하셨으나 학교내 주변의 조용히 묻히기를 바라는 대다수의 의견에 포기한다.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해결이지요.-할머니의 말씀)
친가족의 호적에서 실종으로 인해 말소처리가 되어있다. 외로움과 공포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치열함이 소설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셋째는 낙원하숙의 상속분쟁 소송 스토리가 사람들의 개성을 본성이 실감나게 표현해 주었다.
* 딩 아주머니는 중국에서 왔고 하숙집에서 음식과 청소 등을 하신다. 리사와는 앙숙이고 욕심이 많고 음흉하다고 리사를 싫어했다.
* 문자할머니는 동생이 죽은줄 알았었다. 절을 찾아 동생의 위패를 올렸었고 극락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죽은 뒤에도 평안하기를 빌었다.
나는 리사가 고친 답안 중 두 개는 리사 글씨체가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리사가 널 설명할 때 일종의 몽실언니처럼 식모로 들어온 거라던데"
모든 잘못을 타인의 잘못으로 전가하려는 리사의 태도. 낙원하숙에서 혼자이기를 원했고 들끓는 자기상념의 세계에 갇혀 있었다. 리사의 마음속에 들끓고 있는 미움-나와 다르게 가난하고 무지하고 너무 많이 웃으며 돈 문제에 허술하고 수준이 떨어지는 인간들(리사의 생각). 그 당시에 느껴졌던 영두가 본 리사의 모습.
"그러면 헐머니께 가서 사과해"
할머니가 잠들어 계신 잔류 일본인 묘지 주소를 적어주었다. 날이 맑을 땐 대마도가 보이는 자리라고도 설명했다.
해피앤딩의 통쾌함이 전해진다.
넷째는 이 책 대온실 수리 보고서의 제목의 느낌을 꼭 말하고 싶다. 책의 내용에도 있지만 '건조하고 사무적인' 것과 건설공사의 업무(실적) 보고서 느낌, 소설의 재잘 재잘 산고개를 넘나드는 수다와 긴장의 느낌이 아닌 엉뚱하게 튀는 , 호기심을 갖게도 또 안 잡게 될 거 같기도 한. 책의 내용과는 딱 맞으면서도 책의 제목으로는, 소설의 제목으로는 아닌 거 같기도 한 느낌의 제목을 용감하게 사용하셨다. 처음 접할땐 엄청 맘에 안드는 소설의 제목이었다. 다 읽고나니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다.
창비의 도서 제공 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