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의 단행본 출판이다.
EBS의 다큐프레임이라던가 하는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단행본은 기대감에 항상 부응해주는 듯...
이번 책에서는 각 인물에 대한 뒷 담화랄까 뭐 그런 느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명한 사람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명성을 떨치고 그 업적을 통해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그 업적을 이루기 위해 공들인 시간과 노력...
이들은 이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롤모델이 된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어서 불완전한 부분도 있고, 고민도 많았고, 항상 행운만 있었던 것은 아닐게다.
이 책에서는 이런 감추어진 인간적인 면과 알려지지 않은 비화같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듯 싶다.
세상에 많고 많은 위인들 중에서 다음의 몇 사람에 대한 우리가 잘 몰랐던 것들을 들려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에 대한 평가는 대개의 경우가 그러하듯 양 극단이다.
소련의 배신자, 매국노라는 평가와 함께 냉전을 끝낸 평화주의자이자 소련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정치가
미국과 함께 양강으로 군림하며 냉전을 이끌었던 공산주의 국가 소련이 현재의 러시아가 되는 그 첫걸음에 그가 있었다.
지금의 러시아를 봤을 때 그의 페레스트로이카 (개혁)와 글라스노스트 (개방) 정책 추진의 결과로 볼 때 그가 바랬던 "우리는 노력했다"라는 묘비명은 씌어질 수 있을까?
결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체제가 승자가 된 현실에서 그의 의지와 노력은 인정받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것이 맞는 지 조금 의문이 있다...
테슬라...는 또 어떤가...
요즘도 실력과 기술, 능력만으로 만사가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는 진리겠다.
그레 걸맞게 포장도 잘하고 선전도 잘하고 어쩌면 일말의 알랑방구도 필요한 지 모른다.
테슬라가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에디슨과의 전류 전쟁에서 보여준 에디슨의 만행(?)은 어쩌면 에디슨이 가진 열정과 야망의 적극적 표현인지도 모른다.
노스트라다무스...
초기에는 흑사병을 잘 치료하는 의사로 명성을 얻었단다.
하지만 자신도 이게 치료법이 맞는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족을 흑사병으로 잃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그동안의 명성과 경제적 풍요가 함께 사라지는 것도...
당시 상황이 종교 재판이 성행하고 힘을 더해가는 때여서 그의 예언 내용이 모호하고 문법에도 안맞고 여러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많도록 종교와 정치적으로 피해간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과연 그의 눈에 머릿 속에 그려진 미래의 어떤 사건들은 정말 스스로가 확신했을까?
왠지 당시의 불우했던 왕비와 주변 사람들의 맹종과 부추김의 결과는 아니었을까 싶어지는 대목이다.
요즘의 언론과 SNS에서의 몰아가기가 떠올랐다는...
프리다 칼로...
철도 사고에서 구사 일생한 후 화가의 길에 들어선 의지의 여인...
사고의 후유증으로 강철 코르셋을 입고 버티는 그녀에게 남편의 외도는 더 큰 충격이었다고 스스로 술회한다.
그럼에도 그 남자는 그녀의 인생에 있어 버팀목이고 이정표였고, 그녀는 여전히 마음 속에 그 남자를 간직했다지...
오에 겐자부로...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작가...
그에겐 선천적으로 뇌에 기형적인 질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이 있었단다.
사랑으로 돌본 그 아이는 낮은 지능을 극복하고 타고난 절대 음감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단다.
올곧은 그의 성품과 함께 빛나는 아버지로서의 마음을 떠올리면서도 아들에 대한 걱정과 조바심으로 가득했을 그의 시간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모하미드 레자 팔라비... 이란 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왕...
종교적 엄숙주의를 탈피하여 세속주의로 이란 사회를 끌고 간 세속 군주...
시작은 민주적이자 혁명적이었을 지 몰라도 점점 전제화되어가고 폭력적으로 변질되어 가는 그의 행보에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반감이 쌓이고 쌓여 결국 호메이니가 이끄는 지금의 극단적 종교 국가가 되었다는 이란...
권력이란 그런 것일까?
옳고 선한 의지마저도 탐욕과 불의로 가득찬 마음으로 만들어 버리는...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과 이란의 종교 정권은 별로 차이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신은 정말 지금 이들이 하고 있는 행위를 보면서 좋아라하고 잘하고 있다고 흐뭇해하고 있을까?
제갈량...
유비는 죽으면서 제갈량에게 자신의 아들 유선이 탐탁치 않으면 직접 황제가 되어 다스리라고 유언했다지...
유비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제갈량은 정말 황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까?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정말 제갈량이 황제가 되어 촉나라를 이끌었다면 훗날 촉나라를 통한 삼국 통일이 이루어졌을까?
무하마드 알리...
흔히 알고 있는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헤비급 복싱 강자다.
마이크 타이슨과는 결이 다른 한 방에 끝을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는 테크니션의 전형이라고 해야겠다.
하지만 알리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한 반전주의자 였으며, 흑인과 유색 인종의 인권과 권익을 위해 복싱 선수로서의 캐리어도 포기할 수 있었던 그런 사람이었단다.
74세의 나이에 수많은 경기에서의 타격의 후유증이었을 파킨슨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그를 복싱 잘하는 허세가 센 선수의 하나로 기억하기에는 그의 주장과 행동은 너무나 귀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