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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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의 일원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토드 메이의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는 인간 존재와 종의 존속 가능성을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더불어 인간이 세계와 다른 생명체에 끼친 영향과 윤리적 책임을 면밀히 분석한 책이라고 해야겠다.

제목에서 풍기는 도발적 메시지와 달리, 책은 단순히 멸종 찬반을 논의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 장기적 행동과 도덕적 선택을 깊이 성찰하도록 읽는 이를 끌고 간다.

아니 나는 끌려갔다. ㅡ.ㅡ;;

책의 전개는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과 멸종 가능성을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연적 요인이나 인간 스스로 야기한 집단 자살, 전쟁, 환경 파괴 등 다양한 요소가 인간 존재를 위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존재가 단순히 지속된다는 사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멸종 가능성은 단순한 재앙적 상상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재점검하게 만드는 사고 실험으로 기능한다.

인간의 존재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살만한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능력을 논의한다.

그러나 “살만한 삶”과 행복만으로 인간 존속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데이비드 베너타의 고통 중심적 관점을 검토하며, 고통을 견딜 만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간의 삶과 활동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칸트, 버스, 튜니슨 등 철학자들의 논거를 통해 인간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경험과 능력을 지닌 존재임을 분석한다.

미래 세대가 존재하지 않는 가정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와 윤리적 기여를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인간 존속의 철학적 근거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책은 또한 인간이 동물과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의한다.

공장식 축사와 축산의 사례는 인간이 동물에게 가하는 고통을 보여주며, 착한 축사나 산업적 축산 폐지 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문제까지 검토한다.

산림 벌채 등 다른 인간 행위도 함께 논의되며,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다층적 영향과 한계를 보여준다.

동시에 자연 자체가 동물에게 잔혹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간이 가하는 고통과 자연적 고통 사이의 차이를 성찰하게 한다.

더 나아가 인간은 아름다움과 진리를 체험할 능력과 기회를 가진 존재로서, 고통을 경험하고 의미 있는 체험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체험의 가치와 인간이 동물에게 끼친 고통을 비교하며, 인간 존재가 단순히 피해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생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하지만 난 정말 이런 인간의 체험이 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물의 생존과 비교했을 때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아니 가치라고 부를만한 것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인간 끼리의 대화에서 나의 체험이 너의 고통보다 낫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말이다.

책 후반부에서는 장기주의(Long-termism) 관점에서 인간의 장기적 행동과 도덕적 의무를 탐구한다.

식량, 인구, 삼림 벌채, 기후위기, 동물 실험 등 인간 선택이 미래 세대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공장식 축산 폐지와 인구 증가 억제 등 다양한 도덕적 의무를 점검한다.

저자는 우리가 단정적으로 정답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인간이 실제로 수행하지 못하는 도덕적 의무와 현실적 한계를 강조한다.

인류 멸종 자체는 중심 주제가 아니지만, 인간 행동의 윤리적·장기적 책임과 실천 가능성을 성찰하게 하는 장치로 사용되며, 철학적 성찰과 정치사회적 비판이 혼합되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책임을 사고하도록 독자를 유도한다.

책 전반에 걸쳐, 토드 메이는 인간 멸종 문제를 철학적 사고 실험으로 제시하면서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 윤리적 책임을 다층적으로 탐구한다.

인간이 세상에 끼친 영향과 경험의 독특성을 분석하고, 장기적 행동과 도덕적 선택을 점검하게 하며, 유머와 가벼운 표현을 간간이 사용하면서도 전체 문체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성찰과 선택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공허함을 느낀다. ㅠㅠ

인간의 본성, 사회 구조적 한계,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면 철학적 성찰만으로 인간 멸종의 회피나 실제 행동 변화를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간이 없는 세상은 의미를 상실하고 공허하며, 인간의 존재는 단순히 자기중심적 가치일지라도 세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인간의 경험과 행위가 사라진 세계는 결코 완전한 ‘복원된 자연’으로 치환될 수 없다는 점에서, 나는 인류 멸종에 반대한다.

결국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는 인간 존재와 종의 존속, 윤리적 책임, 장기적 행동에 대한 심층적 성찰을 제공한다.

철학적 사고 실험과 정치사회적 비판이 결합되어, 독자가 인간과 세계, 생태계와 미래 세대의 관계를 재점검하게 만들며, 인간 존재의 의미와 책임을 다시 사유하게 한다.

인간 존재가 사라질 경우의 공허함과 의미 상실을 고려할 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철학적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의 지속성과 도덕적 책임을 심각하게 재고하도록 이끈다는 기분이다. 심각하게 말이다.

그나저나 저자 토드 메이는 제목처럼 인류 멸종에 찬성한다고 하는 것일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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