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이 끝내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삶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빛도 없는 카메오다."
"아프지 않게 해드릴께요, 그리고 보기 흉하지 않게, 최대한 열심히 해서 잘 밝혀드리고 예쁘게 잘 봉합해드릴께요."
유퀴즈, 유성호 교수 편
tvn 유퀴즈에 법의학자가 두 명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의 법의학자가 저자인 유성호 교수다.
별명이 '죽어야 만나는 남자'라고 불린다는 데... 맞네... 딱 맞네...
저자 스스로가 말하는 것처럼 부검을 통해 만나는 여러 죽음의 사례들을 이 책에서 들려준다.
우리의 신체 내부에 있는 여러 장기들과 그 장기들에서 발견되는 죽음의 징후들과 증거들을 말이다.
이 모든 징후와 증거들은 내가 살아온 흔적이자 내가 얼마나 내 몸을 생각하지 않고 내 하고 싶은 것만을 찾아 내 몸을 혹사시켰는 지 알려주는 생생하면서도 명백한 증명이 된다는 것을 저자는 적나라하게 인지시켜준다.
난 먹고 싶은 것 다 먹는다.
예전엔 담배도 먹었고, 여전히 술도 먹고 있으며, 쫄쫄이 굶다가 한꺼번에 퍼묵퍼묵하기도 한다.
굽고 튀기고 그슬러먹는 것이 안좋다고 하지만 맛있게 먹는 방법이니 거리낌없이 먹는다.
지방이니 콜레스테롤이니 하는 것보다 지금 저 불판에서 구워지고 있는 막창과 대창이 더 끌린다.
난 하고 싶은 것 다 한다.
방 바닥에서 소파에서 뒹굴 거리며 핸드폰을 쉴 새 없이 본다. (이건 쉬는 것인가 핸드폰 시청 노동을 하는 중인가??? ㅡ.ㅡ)
달리기, 스쿼트, 걷기같은 운동은 하기 싫으니 안하다. 그래도 숨쉬기 운동은 한다. 살아야 하니까...
등산과 자전거, 수영은 힘들어서 극구 피한다. (수영? 이건 정말 안한다. 난 물에 빠지면 머리부터 가라앉는 전형적인 맥주병이니...ㅠㅠ)
이런 생활의 결과가 가져오는, 가져왔을...
내 몸뚱아리와 그 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 두 주먹꺼리 정도되는 크기의 장기들 (대장, 소장 뭐 이런 것은 아주 길다니 예외로하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한가?
아프고 고통받는 시간이 되어야 난 그제야 내가 왜 그랬을까? 하겠지...
저자는 "부디 우리가 부검대에서 만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지만 어쩌면 내 배를 가르고 내 두개골을 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한숨을 쉬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지 실재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더더욱이나 바라는 일은 절대 아니다.
책에서 저자는 이런 경고와 충고를 가득 쏟아낸다.
그만 먹고 운동 좀 하고 내 몸뚱아리에 미안해하라고 말이다.
"가능한 한 죽지 않는 법을 알려드립니다."라며 저자는 조언을 해준다.
암과 체온 유지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술, 담배, 스테로이드, 다이어트 약에 빠지지 말라고 말이다.
여기에 더불어 저자가 누누이 말해온 소식少食, 운동을 꼬박꼬박 지킨다 한들 저자의 말처럼 '가능한 한' 죽음을 늦추고, 심하게 아프지 않게 죽을 수 있을 뿐이겠다.
하지만 그게 어딘가 싶다.
그저 오래 아프지 않고 짧게 많이 아프지 않고 그렇게 죽었으면 싶으니 말이다.
내 마지막 그 날이 와서 내가 나 자신을 직접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날이 되었고...
누군가가 내가 죽은 이유을 알기 위해 부검을 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을 때...
그저 많이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고... 왜 어렇게 사셨답니까...' 하는 그 자의 중얼거림을 듣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려면 난 오늘 조금 먹고 한걸음이라도 걷거나 뛰어야될텐데...
이놈의 몸뚱아리는 왜 이리 무겁고 굼뜬지... 참... 거 참... ㅉㅉㅉ...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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