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명랑하게, 매일 하는 심신단련 - 소란한 세상에서 나만의 리듬이 필요할 때
신미경 지음 / 서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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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먹고 살기위해 일하다가 지치는 생활을 계속하면서 나름의 탈출을 꿈꾼다.

생계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런 복된 삶은 나와는 좀 거리가 있고... ㅠㅠ

잠시의 일탈로 그렇게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는 다시 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일게다.

어쩌다보니 그리고 나이도 있고 하여 은퇴아닌 은퇴자가 되고 말았다.

몸과 마음은 일하고 싶어하고 일을 해야한다고 머리 속에선 계속 경종을 울려대지만 사정은 내게 호의적이지 않고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묘하게도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만화 두 편을 만났다.

<34세 무직씨>와 <매일, 휴가>라는... (완결편까지 쭈욱 보지는 못했다. 공짜를 좋아하고 공짜에 목을 메는 내게 현질은 먼 나라 이야기다. ㅠㅠ)

34세 무직씨는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주인공이고, <매일, 휴가>의 주인공은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고 있는 것 같은 사람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자율적 휴가자(?)를 만났다.

어떤 계기로, 어떤 목적으로 쉬는 생활로 들어섰는지...

정말 아무 것도, 생계를 위한 어떤 활동도 안하면서 사는 지는 잘 모른다. (책 속에서 말했다면 내가 놓쳤다는 말이다. 그리고, 작가는 생계 활동을 안하는 것은 아니겠다. 이렇게 책을 쓰고, 출판을 했으니 이것도 어떤 면에서 생계 활동이니...)

작가는 이 일탈이자 쉼의 시간동안의 해야할 것을 찾았고, 그 해야할 것을 해온 동안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지는 모르지만 작가가 한 것들을 한번 들어보자.

디지털 디톡스...

밀가루 단식...

마음챙김 글쓰기...

평정심 기르기...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처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물 한 잔 걸지게 마시고,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고, 양치질과 세수를 마친 후엔 매일같이 "온라인 폐지줍기"를 하더라...

(온라인 폐지줍기 : 작가가 책 속에서 알려준 말이다. 광고보고 포인트받고, 미션하고 포인트받고 하는 일련의 일들을 그렇게 부른단다. 이번에 알게된 말이다. ^^)

작가는 X (예전의 트위터)에 푹 빠져 있어서 이번 기회에 앱을 다 삭제하고 안하고 안본다고 한다.

그렇게 SNS를 끊어내고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했단다.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의 문제이지 내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느냐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만일 누군가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보고 눈을 떼지 않으면 그것에 대해 나쁘다고 할 것인가 말이다.

필요하니 하는 것이고, 필요하면 하는 것이며, 필요할까봐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이다.

디지털 세상에 살면서 디지털 문화와 기기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는 상황인지도 모를 일이고...

밀가루 단식...

식이 조절을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건강을 지켜가는 것은 백수로서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랄 수 있다.

이런 것 하나에서부터 나를 다독이지 않으면 마냥 게을러지고 늘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것,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하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기 좋다.

난 머릿 속에서만 뱅뱅 돌고, 마음으로만 즐기고, 몸은 내내 집 밖으로 내놓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생활은 일견 대견하면서도 부럽다.

그렇게 작가는 하루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들려준다.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만큼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진 것에 비해 많이 쓰면 쓸수록 가난해진다는 점이죠.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나 그 값은 저마다 다릅니다. (중략)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란 (중략) 쉬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지, 매사에 쫓기지 않는지, 내 시간의 주인이 온전히 나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p299, 후기 "시간 부자로 살아가기"

또 하나의 우연일까?

얼마 전에도 이런 느낌의 책을 읽었는데...

자동화로 인해서던 생산성의 향상의 결과이던 노동 시간은 자꾸 줄어들었지만 그렇게 생긴 시간들이 나에게 자유를 주는, 여유를 주는 시간인가를 묻는 내용이었다.

작가는 여유를 갖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그 시간에서 벗어나 진정한 부자를 꿈꾸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어떤가 돌아본다.

나의 지금 시간들은 나에게 자유를 주고 여유를 즐기라고 하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일자리를 위한 또 다른 공부와 시험과 노력을 강요당하고 있는 중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부자는 시간에서 뿐만이 아니라 돈에서, 생계에서 자유로운 사람일게다.

그렇지 못한 나는 여전히 "느리고 명랑하게" 살기를 바라며, 매일같이 줄기차게 일을 하는 개미나 꿀벌같은 존재이겠다.

나도 내가 뭘하고 싶은 지 알아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마음 속 갈등을 해소시키고 싶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고, 잠들기 전 성실하게 감사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돌아보는 마음챙김의 글쓰기를 하면 좋다고...

하지만 이렇게도 말한다.

"저에겐 글을 쓰지 않는 날이야말로 마음에 균형이 잡혀있는 가장 좋은 하루라서 굳이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도 글로 남길 필요도 없는 셈이죠."라고...

괜한 멜랑꼴리에 빠져들지 않도록 오늘 내가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최선의 것은 아닐까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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