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 현대 문명의 본질과 허상을 단숨에 꿰뚫는 세계사
수바드라 다스 지음, 장한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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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몇몇 가지가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보거나 고민해보지도 않고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고 지나치고 한다.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 같은...

그렇게 자연적인 면들 말고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장된 이런 것들이 있다면 어떨까?

아무 생각없이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이 사실은 그것이 아니고 이것이며, 그렇게 생각 하게끔 조장되고 유도되어 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파란약을 먹으면 여기서 끝난다. 침대에서 깨어나 네가 믿고 싶은 걸 믿게 돼.

빨간약을 먹으면 이상한 나라에 남아 끝까지 가게 된다.

영화 매트릭스

이 책은 빨간약일까 아니면 파란약약일까?


저자의 주된 주장은 서양인, 백인, 남성, 부자들에 의한 동양인, 유색인, 여성, 빈자貧者 들에 대한 무시와 차별에 대한 고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자가 인도인으로서 중동에서 영국과 미국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고 그런 서양 우월주의의 한 결과물이라는 자각과 고백을 통해 그들 아닌 다른 이들이 겪어왔고 겪고있는 차별이 모두 그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조장된 프레임의 영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열가지 프레임이란 무엇일까?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보자...


다윈의 진화론에 바탕하여 갈라져나온 돌턴의 우생학은 과학이라는 가면을 쓰고 인간 존엄성을 무시했다고 말한다.

교육 측면에선 그들아닌 사람들에게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거나 그들의 우월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교육 기회를 박탈해왔다.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여겨진 잉카 문명은 사실 고유의 기록 방법이 있음을 그들은 간과하거나 무시하였으며, 문자의 유무로 야만과 문명을 구분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도 그들의 무력에 기반한 횡포일 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문명화되었다고들 얘기하는 서구 세계에서는 '펜이 칼보다 강하지'않다. 펜이 정말로 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어쩌다 칼을 먼저 들고 있었을 때" (p121) 라고 말이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는 서양 세계의 그들이 그 어느 것보다 부르짖고 외치는 사상이자 정치 체계다.

하지만 법의 신 디카가 눈을 가리고 있는 그것은 다른 것은 다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과 증거에만 집중해 판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힘의 사용과 편리한 자의적 구분을 보지 않겠다 것에 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그나 카르타 이후 그들의 자유 민주주의는 그저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책동일 뿐인지도 모른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프레임은 어떨까?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으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관리 통제를 통해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다 보면서 시간이라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돈'으로 취급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는 것이 최선의 삶인 듯 이야기되고, 은연 중에 블루/화이트/그레이/핑크 컬러 노동자 계급도 분화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보다 소중한 '돈'으로 비유되던 시간을 통해 효율과 능률을 앞세우던 시간은 결국 이런 프레임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말이다.

요즘의 워라벨은 이런 프레임에 대한 자각이자 반발일까?

하지만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그 비교 대상이 돈이던 금이던 다이아몬드던 이 말은 바람직한 프레임이 아닐까?


전반적인 내용을 고찰하며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문명화와 비문명화... 문명과 야만은 어떻게 구분되어 질 수 있을까?

서양에는 위계적인 질서를 따라야한다는 강박같은 것이 있어 그 질서에 맞춰야 하고 이 질서에 순응한다는 것이 문명화라고 저자는 말하는 듯 하다.

더불어...

문명화란... 야만을 벗어났다는 것이란...

저자가 제시한 열 가지 프레임을 통해 서양인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와 정의하는 질서에 부합하는 지를 따져 속하는 것이 문명화라고 분류하기 때문에 그속에 감추어진 서양의 이기심과 욕심을 깨뜨려야 한다고 들려준다.


일면 인도계로 분류되는 저자가 영국인이라는 스스로의 자긍심이 얼굴색과 문화적 소양, 말투 등에 의해 진정한 영국인이 아니라고 배척당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보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과 한국인의 결합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 마저도 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니 그저 저자의 피해 의식의 산물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게다.

결국...

서양인들이 이제는 동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소리조차 그들의 설레발인지도 모를 지금 상황이고 보면...

저토록 중국을 견제하고 억누르려고 하는 미국의 행태를 보면...

동양인, 동양 문화, 동양 사상은 이전 서양의 것들을 대체할 수 있어 보이지만 진정 그럴만한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는 지 되돌아 보게 한다.

서양인들의 사탕 발림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제대로 서는 비서양인 비서양세계가 내일의 우리 모습 중에 하나가 되길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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