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의 즐거움 - 쉰 넘어 대패를 처음 잡아본 문과 출신이 두서없이 풀어놓는 취목의 세계
옥대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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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목...

'취미로 목공을 하는 사람'을 뜻한단다.

요즘은 무엇이듯 줄여쓰는 것이 대세인가...

길게 말하기도 쓰기도 귀찮은 것인지... ㅠㅠ

그런 시대에서 목공을 취미로 한다는 것은 나름 대단한 인내와 끈기의 소유자라고 해야하겠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나 역시 MDF를 가지고 책장을 만들어보고...

오래된 거실장을 리폼한다고 누워있던 장을 세우고 문을 새로 붙이고...했었다.

똥손은 할 수 없고... 기술도 공구도 변변치 않은 상태로 그저 의욕만 가지고 시작하고 마무리했던 것이라 두고 두고 집사람에게 따돌림당하다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모두 폐기 처분되었다는... ㅜㅜ

"쉰 넘어 대패를 처음 잡아본 문과 출신이 두서없이 풀어놓는 취목의 세계"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도전에의 패기는 칭찬하고 부러웠지만 문과 출신이라는 선긋기에는 때아닌 비판이 붙는다.

좋은 것만 이야기하면 되는 데 꼭 나쁜 점을 찾아 한마디 거드는 고치려해도 잘 안되고 있는 나의 고질病이다.

여하튼...

처음 시작하면서의 공방 경험이나 가르침에 대한 참여는 동기 부여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무의 종류와 함께 시작 시기에 사용하면 취급이 어려운 나무에 대한 소개도 해준다.

공구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공구가 필요한 것이었는 지 새삼 놀라게 만든다.

사실 장인匠人은 공구 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공구가 일을 하고 마무리한다.

적절한 공구의 사용은 필수이며, 그 반대의 경우는 눈물겨운 악전고투이자 땀과 시간과 수고를 낭비하는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야겠다.

공구를 갖추고 사용법을 익히고 능숙해지면...

이젠 만들기다...

저자는 다양한 소품과 가구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진도 빼놓지 않고...

여기서...

저자가 미국의 한 목공인의 블로그에서 보았다는 '목공이 인기있는 23가지'를 들어보자...

가구를 만드는 데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 실내 작업이고, 계절에 무관하게 연중 작업이 가능하다.

장비 사용이나 기술을 배운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

돈을 벌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같은 관심사의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인내심을 배우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집안 일도 척척 할 수 있다.... 등등

하지만...

저자가 모든 사람에게 목공을 취미로 추천하기 힘든 이유는 또 이렇다.

나무 먼지는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항상 다칠 위험이 존재한다.

목공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돈도 꽤 들어가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책 p16 내용을 요약해 본 것이다.)

좋은 점에 대해서는 공감도 되고 수긍도 된다.

단점도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집사람은 귀촌을 했을 때 목공이 필요한 기술이라며 관심을 가지려고도 하고 배우려는 욕심도 비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진 변명과 핑계는 이렇다.

귀촌해서 아니 생활하다가 수리하고 고쳐야 할 것이 생기면 서툴고 깔끔한 마무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럭저럭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목공을 배우고 무엇을 계속 만든다는 것은 취미 생활을 하기 위한 또 다른 과소비인지도 모른다. (이게 핵심이다. ^^)

새로이 구입해야 할 가구가 있다면 몰라도 낡았다고 부서졌다고 새로 사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

고치고 수리하기 위해 기술을 익히는 것은 좋은 데 과연 내가 그런 수리를 몇 번이나 할까? 싶다.

이케아 매장에 가서 보면 욕심나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나는 특히 의자에 관심이 많은 데...

이런 의자 저런 의자 사다가 집에 두고 햇살 받으며 커피 한 잔 홀짝이고 책 한 페이지 넘기는 그런 로망... 크~~~

지갑이 우는 탓도 있고... 좁은 집이 눈치주는 탓도 있지만... 뭐... 그렇다... ㅡ.ㅡ;;;

그래도...

내가 원하는 형태와 기능을 갖춘 그런 가구를 내가 만든다는 것은 이런 모든 것들을 잠재울 수 있는 커다란 욕망이다.

얼마나 뿌듯할까...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스테인칠을 해놓은 원목 가구...

이런 것을 내가 만들었다니... 신이시여 정녕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란 말입니까.... ㅎ

이런 기분 이런 만족감 이런 성취감...

힘들고 먼지나고 돈들어가고 시간들이고 땀흘려 목공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리라...

오늘도 누군가가 느낄 목공의 즐거움을 부러움섞인 얼굴로 응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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