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할 것으로 믿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조차도 그 정도를 넘어서면 사랑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행하는 이러한 통제와 지배와 조종이 우리 스스로의 대인 관계를 망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과거 열역학을 공부할 때 시스템과 바운더리라는 개념을 접한 적이 있다.
임의의 모형 공간에 열과 물질이 출입하지 못하는 경우 시스템이라고 하고, 출입하는 모형 공간을 바운더리라고 했다.
저자가 말하는 바운더리도 일견 이러한 바운더리의 연장선에 있어보인다.
다만 저자가 말하는 바운더리는 '정도 程度' (알맞은 한도, 그만큼 가량의 분량, 네이버 어학사전)를 결정짓는 울타리의 개념이 더 강해보인다.
게다가 그 울타리는 선택적 필터의 역할을 겸비하고 있다고 보인다.
더 나아가 저자는 이 필터의 메쉬를 더 촘촘하게 그리고 선택이라고 하는 기준의 강화를 통해 거부/거절 기능을 더 많이 갖게하라고 하는 듯 싶다.
선의보다는 악의惡意를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를 지키고 보호하며 이런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이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나는 이런 면에서 성악설과 성선설을 떠올렸는 지도 모르겠다.
예전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양 스위엔, 미디어숲, 2023)"을 읽었었다.
그 책에서도 경계 boundary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두사람의 인식은 좀 통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양스위엔의 boundary는 영역/area/range/limits를 파악하여 중심을 잡으라고 말하고 있다면...
쑤이안후이의 boundary는 guard/filter/castle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고 평가해보겠다.
여튼...
사람간의 관계란 참 어렵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