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으로 자기 기준을 세운 사람들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 그들의 생각과 고민은 우리에게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도록 유도하는가...
저자가 의도하는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해야하겠다.
30명의 저자가 선택한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 사유의 끈을 잡아 보기로 했다.
저자가 선택한 30명은 시대와 국가를 가리지 않는 듯 하다.
노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흄, 칸트, 밀, 니체, 하이데거, 머독, 베케트...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도 있지만 생소한 너무나도 생소한 이름도 있다.
그만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다양하다고 말해주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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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
이 대단한 철학자의 주장을 몇마디 말로 정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따르려는 금언이 오직 그와 동시에 보편 법칙이 돼야 할 때에만 그에 따라 행동하라" (p179)
이 말은 짧은 내 수준에서 정언명령과 가언명령을 정리해서 들려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안에서 논리적 일관성을 추구했다고 하는데...
저자의 칸트처럼 생각하기는 "타인과 자신을 존중하고 절대 인간성을 포기하지 말자" (p185)인데...
칸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부분에서 인간성을 포기했다는 등의 표현을 유추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논리에 파묻혀 사람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쪽으로 상상하는 정도로만... ㅠㅠ
마르크스는 나같이 철학에 짧은 상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저 공산주의라는 단어 하나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더 많이 느끼는 감상이다.
일단...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 갈등과 소외를 이유로 몰락을 피할 수 없다고 믿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우리에게 느끼게 하는 소외의 세가지 유형은 부의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는 그래서 가진 자들의 기부라는 행위와 그 속에 품은 마음까지도 가식으로 느껴지게 하는 (이건 나만의 감상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 더 잘 맞아들어가는 것같다.
저자는 마르크스 편을 마무리하며 마르크스처럼 생각하고 싶다면? "모자를 벗자"라고 간결하게 정리한다.
"페르세우스는 사냥하려는 괴물들이 자신을 보지 못하도록 마법 모자를 썼다. 우리는 마치 괴물이 없다고 믿으려는 듯 마법 모자를 눌러써 눈과 귀를 가린다." (p239)
지금 내가 못본 척 못들은 척하고 그저 지나치려고만 하는 현실은 어떤 것이 있는 지... 이제는 어떻게 그것들을 대해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
한나 아렌트는 독일 나치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 재판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논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가 말하 듯 행운을 통해 나치로부터 목숨을 구한 아렌트는 당시의 사회적 규범과 유대의 시온주의 등으로부터 제기된 틀과 기준이라는 난간을 붙잡지 않고 자신과 주변인들의 삶에 주목하여 철학적 고찰을 이어갔다.
나 앞에 보여지고 있는 난간은 무엇일까?
내가 자꾸 기대고 싶어지는... 그 난간이란...
쓰러지지 않기 위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붙잡는 난간이지만 이제는 그 난간을 의지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나는 제대로 걸음마를 익히고 두 다리에 힘을 키웠을까?
이들의 생각을 따라잡고 따라하기란 벅차다.
저다도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심정임을 이해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