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 지우개
작가 水 지음 / 좋은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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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연극 대본집의 형태를 한 책을 본 적이 있다.

"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쥘 로맹)이라는...

이 책도 대본집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앞서의 책보다 조금 정말 조금이지만 더 대본집같았다는... ㅎ

모두 다섯 편의 대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피스토페레스의 유혹, 지우개"

"호상 好喪"

"새순"

"갈릴리 병원"

"수목장 樹木葬"

각각의 대본을 시작하기에 앞서 콘셉트와 작품 의도를 함께 적어놓은 것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작가의 고민이었을까 아니면 작가의 의도를 곡해하지 말고 잘 읽어보라는 친절이었을까 싶다.

뭐 두가지 목적 모두를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다섯편의 대본 중에서 "갈릴리 병원"은 무대에서 공연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주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신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 이 작품은 지극히 종교적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런 면이 롱런을 하고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닐까...

외적 아름다움과 자신의 기억을 맞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 지우개'는 작가의 의도에서도 말하듯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기억은 영혼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셸리 케이건의 책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도 '기억이 남아있지 않은 다음 생이 과연 죽음을 이긴 생'인지 제기했던 것 같다.

기억을 잃어버린 나는 과연 나일까?

마침 요즘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천만 영화가 곧 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1979년 12월 12일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어떤 점에서 관객의 호응과 동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여 많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겠다.

'새순'이라는 작품은 1980년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의 기억을 통해 현재의 우리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다음 세대가 민주주의의 불씨가 되었던 당시 사건을 회상함으로서 역사의 '새순'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라고 하겠다.

'호상'과 '수목장'은 같은 죽음이라는 것을 다르게 해석하게 한다.

한쪽은 죽음이라는 희생을 통해 지금보다 나아짐을 염원한다고 하면...

한쪽은 생명의 존엄은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호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말하고 있다.

연명 치료에 대한 선택권이 본인에게 주어진 현실이라지만 인위적인 행위의 결과가 한 생명의 소멸이라면 여전히 그리고 감히 실행할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말하기는 힘들어보인다.

참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일반적인 소설에 비해 대본은 심리 묘사나 사건 전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보인다.

읽는 사람의 상상력이 보다 필요한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런 것이 매력인 것일까?

연출자들은 이런 대본을 연극이나 영화 등으로 만들 때 작가의 상상에 더해 자신의 무언가를 덧입혀 우리에게 들려주는 묘미를 만끽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 비어있는 듯한 부분에 나만의 연출 의도를 채워보는 재미를 찾아볼까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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