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길을 가던 사람이 차에 치였다.

사람을 친 차는 벽돌 담을 들이 받고는 차의 앞부분이 완전히 찌그러들었다.

운전하던 사람은 다치고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는 듯 핸들에 기대여 있다.

삐뽀삐뽀~~~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마치 내가 그 사건 현장에 있는 듯한 사실감과 분위기는...

SNS에 업로드되어 많은 사람들의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그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말이다...

과연 이 상황을 카메라로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는 것이 맞나?

차에 갇혀있는 다친 사람을... 차에 치여 신음하고 있는 행인을 우선 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떤 사건과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그 속사정과 사실 관계를 알려주는 것이 좋을 지 모른다.

그래야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일들을 유발하거나 의도하지 않도록 경고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항상 그럴까?

우리가 보이는 고통을 수집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이 몇 개인지를 헤아려본다.

p101

베트남전쟁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했었던가...??

어느 소녀가 전투 현장에서 피해를 입고는 울면서 뛰어오는 장면을 어느 사진 기자가 찍었더랬고 그 기자는 그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때도 사진 기자는 사진을 찍고 있었어야 했을까? 아니면 소녀를 구조하는 일련의 행위를 했어야 했을까...

저자는 기자다.

많은 사건 사고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과 곤란함을 이겨내고 그 사건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사고 현장만 있었을까?

온정의 손길을 베푸는 장소도 있었을 것이고...

현재의 어려움과 곤란함을 극복하고자 힘을 내고 응원을 하고 땀을 흘리는 곳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구경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어떤 느낌을 쉽게 물리치기는 힘들었을게다.

그 마음 속 갈등을 고민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준다.

뉴스는 세계의 수수께끼들을 보여줄 뿐,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행동의 가능성은 예전에도 지금도 공동체에 달려있다.

p117

쓰레기같은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 기레기라고 하던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왜 살인을 했습니까?" "유족에게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형사 재판을 받기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는 누군가에게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답을 듣기 위해 묻는 것일까?

한사코 길을 막아가며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는 기자들을 보며 내가 느낀 것은 참으로 한심하고, 인간같지 않으며, 대책없이 문제점만 열거하는 답답하고 몰상식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그렇게라도 해야했을 그 무언가가 기자들로 하여금 그렇게 행동하게 만들었겠다 싶어졌다.

100% 공감이라고는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말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ㅠㅠ

문득 영화가 떠올랐다.

위 워 솔저스... 종군기자 조 갤러웨이 (배리 페퍼 분)

베트남 전쟁의 한 전투 현장에서 갤러웨이는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사진기자로서...

총을 들고 한 사람의 동료라도 지키기 위해 싸웠어야 했을까 아니면 그 상황을 알리기 위해 죽어가는 동료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야 했을까?

각자의 역할과 사명과 책임감이 있겠다 싶지만...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그저 구경이 아니라 관찰이고 탐색이었으면 좋겠다.

더 나은 다음이 될 수 있도록...

그저 방관이나 무책임한 시선과 외면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보고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대규모 구경이 되어버릴 뿐이다.

책 뒷 표지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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