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예들
심아진 지음 / 솔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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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뭐랄까... 음... 2주간에 걸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요세핀이 엄마 귀연을 떠나 (스스로는 그 정체를 모르고 있는 이모라고 해야할 아이디 '파란'의) 효령을 만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대한민국 서울로 오는 과정..

책의 분류는 일단 말부터 어렵다.

즉 '메타-메타 픽션', '메타적 화자'라는 형식은 단순히 소설가가 화자로 등장하는 '소설가 소설'이 아니라, 메타 작가가 여러 장면에 개입해 작중 인물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를 나누면서 그 경계의 모호함과 뒤섞임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블로그 인디캣책곳간, '후예들' 이번트 게시글 중에서

소설 속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있다.

암울한 가족을 떠나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 헝가리로 옮겨온 귀연과

나만을 위해 살고자 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만난 남자와 귀연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요세핀...

귀연에게 버림받았으나 요세핀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들이는 효령이다.

소설가는 소설 속에서 이 세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소설 속에 들어가 이들과 교류하며 소설 속 나로서 소설을 구성하는 또 한 명의 등장인물로 나타난다.

헷갈리는 구성이다. ㅠㅠ

커피 한 잔을 내려 들고는 베란다로 나가 건너편 효령네 집 거실을 본다.

p12

이렇게 써놓으면 이 말을 하는 나라는 존재가 소설가 자신인 줄 누가 알까... 허허허

하루 하루의 이야기를 작가는 서로다른 화자를 통해 나누어 이야기한다.

그 하루의 이야기 중에 어느 한 화자의 이야기가 들고 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소설가가 '후예들'의 정체성을 이야기해주는 부분과 세 주인공의 이야기로 나뉘어있어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로이... 섞어서... 읽게 되는 것은 보편적인 소설 구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메타-메타 픽션이라는 거... ㅎㅎㅎ

"후예들"

작가는 똑부러지게 이 후예들이 누구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특징, 특성을 이야기해준다. 그런 면에서 언급되는 후예란 전 인류적인 영웅의 후예일 수도 있고...

직접적인 한민족의 후예일 수도 있어보인다.

그 영웅과 후예들의 면면히 이어진 특징은 이렇게 읽힌다.

머무르지 않으며...

소유와 점유에 대한 욕심이 없으며...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방랑자... Nomad...

그 후예들답게...

귀연도 떠났고... 요세핀도 떠나며... 효령은 불안한 정착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당장의 머무름은 또다시 시작되는 기나 긴 떠남을 전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 다른 화자인 혼어미는 상상의 굿을 통해 귀연에게 요세핀에게 효령에게 머무르지 않는 사람들의 그 감성을 주입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다르게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불우한 가정 환경이라는 채찍을 맞은 귀연은 벗어남을 이루어 지금은 머무름을 선택했는 지도 모르겠고...

요세핀이야말로 진정한 후예답게 미지의 세상으로 긴장된 첫 걸음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며...

애착과 소유로 들끓는 효령은 머무르지 않는 자의 후예인 요세핀을 주저앉히기 위해 부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머무르지 않고 이리 저리 유랑하다 한반도 끝자락에 멈추어선 편두를 한 영웅의 후예들의 앞선 세대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제는 멈춤이 아니라 머물러 들끓는 자들이 되어버린 후예들인 지금의 우리에게 작가는 혼어미를 통해 우리들의 자리가 어디인지 말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자네는 있어야 할 자리라는 게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나? 옛날처럼 먼지 풀풀 날리는 광야가 우리들의 자리인 줄 아나?

그럼 어디인데요?

지금은 그 광야에 빌딩이 들어서고 다리가 놓이고, 공원이 생겼어.

아무 데나 다 제자리라는 말씀이에요?

몰라. 몰라. 자리라는 게 그렇게 눈에 딱 보이는 거라면야 뭘 고민하겠나.

p296

머무르지 않는 자들의 자리란 과연 어디일까...

영웅의 후예들인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볼 때인 듯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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