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쥘 로맹 지음, 이선주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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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연극을 위해 씌여진 글...

인물들의 대사를 위주로 하지만 언뜻 언뜻 보이는 무언가를 지시하는 표현들을 보면서 문득 연출가가 된 듯한 느낌을 가져볼 수 있게 하는 책...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역주행했다는 이 책 아니 이 연극의 묘미는 어떤 것일까?

줄거리는 대충 이랬다...

생 모리스라는 마을로 새로운 의사가 온다. 크노크박사...

전임 의사의 일상은 한갖졌다. 환자가 많지 않아서...

나름 큰 돈을 주고 병원을 인수한 크노크박사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데...

과연 크노크박사는 어떤 방법으로 큰 돈을 벌게될까?

이 책을 읽고서 느끼는 것은 어쩌면 이것인 것 같다.

조심과 걱정은 한 끗 차이다.

조심은 적절한 대응과 예방적인 조치를 취하게 한다.

반면에 걱정은 과도한 몸사림과 한없는 의존을 부른다.

크노크 (칠판 쪽으로 다가가서 그림을 그린다) 자, 이게 부인의 척수입니다. 옛날에 사다리에서 떨어질 때 거꾸로 떨어지는 바람에 흉추골이 반대 방향인 상태로 미끄러진 거지요. 소수점 이하 밀리미터니 별거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대단한 숫자는 아니지요. 그런데 문제는 잘못 연결이 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방팔방으로 계속 욱신거리는 거고요.

여인 아이고 맙소사! 이걸 어쩐데유!

크노크 그렇다고 갑자기 돌아가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여인 어쩌다가. 내가 어쩌다가 그 망할 놈의 사다리에서 떨어져 가지고!

p81~82

공짜 진료를 해준다는 말에 찾아온 여인에게 느닷없이 오래 전 낙상 사고가 소환된다.

또 다른 여인에겐 불면증이 "신경 아교 세포에 의해서 생겨나는 회색 액체의 깊숙하고 계속적인 공격"이자 "거대한 거미가 천천히 뇌를 갉아먹고 있다"는 병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이 연극이 다시금 회자되었다는 이유는 팬데믹에 대응하는 우리의 대응 방법에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원천 봉쇄와 같은 방식에 대해서 잘했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 지나치게 오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희곡을 읽으면서 묘한 기분을 느낀다.

막이 내린다.

전부 3막으로 이루어진 이 연극은 각 막이 끝날 때 이렇게 씌여져있다.

무언가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고... 나머지는 너의 몫이라고 말하는 그런 기분...?

진짜 두꺼운 커튼을 내려놓고는 저 뒤편에서 뭘 할까...? 하는 궁금증...도 좀 있고...

긴장감과 함께 바쁘게 무대 위를 오갔던 배우들의 헐떡거림도 좀 남는 듯한...

그러다가...

연극이 완전히 끝나고 무대 위 배우들의 인사마저 마무리되고 난 후의 느낌은 또 다른 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그것은 어느 노래 가사처럼 정적이나 고독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안도감이나 나른함일까...

하지만 나는 왠지 이 연극이 끝나고 막이 내렸을 때 무대 위에 남는 것은...

즐거운 부산함이 아닐까 싶어졌다.

아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그런 장소의 분위기로 꽉 차있으면서도 활기가 있고 생기가 있고 조금은 정신이 없을 것 같은 이런 기분은 크노크 박사의 과잉 진료에서 부터 오는 나이롱 환자들의 그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더불어... 크노크박사의 찢어지는 입과 조금 음흉스런 눈가 주름이 자꾸 떠오르는 것을 어쩌지 못하겠다.... ㅡ.ㅡ

여하튼...

이렇게 크노크 박사는 하루에도 여러 번 하루도 쉬지 않고 진료하고 치료하고 돈을 버는 데 바쁘다.

더불어 주변 약국의 약사도... 부족한 병실 대신 환자들이 입원한 호텔의 주인도 쉴 틈이 없다.

그들에겐 쉬는 시간 부족한 극한 직업이 아니다 그저 파이어족 꿈을 이룰 수 있는 개꿀 보직이 되었다.

전임 의사도 조금 부러워하는 듯...

이것이 의학의 승리일까?

모쪼록 중병으로 가는 사람들이 없기를... 조금 과잉 진료라도 그저 무탈하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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