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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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

저자의 눈에 못생겼다는 것은 무엇일까?

재개발 재정비 뉴타운...

참 다양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부시고 다시 짓는 그 행위를 통해 서울은 한두세대 이전의 모습에서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난 한동네에서 반백년을 살았다. 지금도 그 동네에서 산다.

반백년 전의 모습에서 지금의 동네 모습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많은 달동네 판자촌 들이 사라졌다.

이름만 들어봤던 백사마을도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개발의 후유증은 어느 정도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가장 큰 것은 내가 살던 곳에서 살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발 전의 동네를 생각해봤다.

이사를 여러번 했지만 동네 안을 전전했었다.

철거 전 그 전에 살던 집은 철거 때 까지 퐁당퐁당 푸세식 화장실이었고...

어떤 골목은 두사람 지나가기도 힘든 좁은 골목이었다.

그래도 살 만했다.

개발이 된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해서 부터는 아무도 집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벗겨지고 퇴색한 페인트로 그냥 그대로 두고... 금이 가서 위태위태한 담 벼락도 그대로...

그리고 그렇게 개발이 시작되었고... 집이 비어지고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철거라고 빨간 글자가 써지고... 그리고 집들이 부서지고... 공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반듯한 도로가 나고 높다랗게 아파트가 들어서고 단지와 단지를 구분짓는 울타리로 경계지어졌다.

집과 집 사이의 골목길은 없어지고 단지 내 조경된 산책로와 놀이터가 남았다. 단지 내 사는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게 감시되어 가며...

백사마을 개발은 좀 다르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동안 자연스레 만들어진 골목과 경계를 그대로 남겨 골목길이 가지는 그 정취를 남기겠다고...

아파트로의 개발은 최소화하겠다고...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는 이 방법은 이익의 축소분만큼 시간과 논의의 확대분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 보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름의 방법과 수고를 통해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최선일까?

난 이 책을 통해 그런 것을 듣고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재개발의 후유증에 아픈 사연 하나 더 얹어 놓은 듯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겠다.

언젠가 유현준 교수의 책에서 빌딩과 빌딩의 간격에 대한 이야기를 봤었다.

풍경의 변화, 다양함 뭐 그런 것에 대한...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를 가지고 개발의 방향을 세워 살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개발은 없을까 싶었다.

여전히 난 골목길에서 놀던 어릴 때의 생각 속에 묻혀 사는 고리타분한 사람인 듯 하다...

다시 맨 앞의 질문을 생각해본다.

못생겼다는 것은 뭘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종로-청계천-을지로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참혹합니다.' (서울특별시의회 2021)

p224

그 누군가의 눈에 비친 그 "참혹"함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누더기 판자촌? 가파른 경사길? 차도 다니기 힘든 좁다랗고 구불거리는 골목길? 아니면...

직사각형 아파트... 규격화되고 획일적인...

저자의 생각에선 "건물 위에서 내려다본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조잡하고 촌스러운 파란색 철제 지붕 혹은 반세기 전에 판자촌을 덮었을 듯한 슬레이트 지붕. 그것도 아니면 마치 거적때기처럼 낡은 천 조각을 뒤집어 씌우고 타이어로 적당히 눌러놓은 지붕으로 범벅인" 그 풍경이었던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할 인간의 이해의 폭에서...

지금 누군가의 보금자리일 그 곳을 바라보며 느꼈을 저 '참혹함'을 정화할 방법이 저 사람에겐 무엇이 될 것인지 어떤 것이 될 것인지 너무 너무 궁금해졌다.

가끔씩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골목길이 그립다.

초등학생 (아~~ 난 국민학생이었다... ㅠㅠ) 땐 집 앞 골목이 운동장만 했었는데... 피구도 하고 짱뽕도 하고 돈까스, 얼음 땡, 오징어, 123... 다 할 수 있었는데...

담장 넘어 간 공 꺼내달라 띵똥 띵똥 참 벨로 많이 눌렀었는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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