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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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있다.

생각보다 일찍 용의자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선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이후의 과정은 작가의 보다 세밀하고 철저한 구성이라고 해야할까 여튼 그런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술에 의존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어 훨씬 고민스러웠을 것 같은 대목이다.

일견 붉은 여왕 프로젝트의 구성원은 이웃 블로거님의 서평에서 언급된 것 처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본 시리즈의 그것과 같은 일련의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이런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 고초가 필요했을까..

물론 약물의 힘을 빌었다는 면에선 약간의 반칙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 반칙은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반칙이긴 하는 것일까?

어떤 거래가 실제보다 너무 좋게 보인다면, 아닐 때를 생각해보렴

붉은 여왕, p48

안토니아가 복용했던 약물 이상의 것이 등장했던 영화가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이 나온 "루시"가 아닌가 싶다.

약물의 제조 방법 등등은 무시하고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은 일견 비슷해보이지 않은가 말이다.

영화 "루시"에선 세상이 움직이는 근본 바탕에는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이 결론은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제대로 이해했는 지 사실 난 잘모르겠다. 아직 난 조금 모질라다.... ㅠㅠ)

이 책 "붉은 여왕"에선 그 극대화된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추리해나가고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잠시 '가가 형사'의 그것은 훈련의 결과인지 천성적인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라플라스의 마녀' 마도카의 그 능력은 천성적인 것일게다.

여튼 안토니아와 존의 궁합은 이러한 천재적인 능력에 우선하는 묘한 시너지가 있는 데다가 책을 읽어나가는 데 끌림을 주는 무언가를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흠... 약물이 아닌 책도 이런 극대화를 가져다 주는 군...)

책에서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사건의 해결 과정과 별개로 카를라의 심리 상태 변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캄캄하고 좁은 시멘트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자기와 같은 피해자인 줄 알았던 산드라에게서 받는 심리적 좌절감과 나같으면 폐쇄 공포와 어둠에 대한 공포로 인해 얼이빠져 버릴 것 같은 그 공간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몸 속 어딘가에서부터 들려오는 내면의 나의 목소리와 상대하며 그 시간을 버티고 있다.

산드라의 정체를 알게된 순간 그 좌절감과 배신감은 앤디 듀프 (쇼생크 탈출의 그 주인공... 팀 로빈스가 연기했던...)의 그것과 같지 않았을까...

그래서 어둠 속 바닥 한 켠의 그 틈을 한번에 한줌씩 파내어가게 되었으리라.

카를라의 심리적인 변화를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을 느끼며 그 변화에 공명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재미라고 꼽고 싶다.

닥쳐, 나쁜 년. 너희 집은 얼마짜리지? 5백만 유로? 네 차는 또 얼마고? 네가 입은 그 비싼 발 데스 데뷔땅뜨 드레스는 얼마지? 빌어먹을 2만 유로야. 이 여우 같은 년. 고작 몇 시간 동안 주하이르 무라드가 만든 그 걸레를 자랑하고자 천 명 아이들의 한 달 월급을...

붉은 여왕, p418

법에 앞서 정의의 심판을 스스로가 집행하려는 생각은 과연 옳은 것일까?

그만큼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것일까?

책을 덮으며 왠지 씁쓸함을 갖게되는 것은 아마도 거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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