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동물학적 인간론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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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없는 원숭이...

이 책이 출간된 지 벌써 50여년이 되었단다. 그 기념 특별판으로 재출판되었다는 책... 이제서야 나도 읽는다.

"털없는 원숭이"라는 표현은 많이 들었지만 무엇을 이야기하는 지 곰곰히 생각해볼 예정...

출간되었는 처음엔 인간을 동물로서 격하시켰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창조론에 반대되는 입장에 대한 종교계의 거부감 등등으로 인해 이런 저런 말이 많았다고 한다.

요즘은 "털없는 원숭이"라는 인간의 동물로서의 위치에 대한 이질감이나 반대는 줄어들고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다.

그러한 변화를 지켜보는 저자의 마음은 어땟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랄까...

인류를 '털없는 원숭이'라고 부르는 것을 모욕적이고 염세주의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사고만큼 진실과 동떨어진 것도 없을 것이다. 다른 영장류와 나란히 놓고 보면, '털없는 원숭이'는 타당한 호칭이다. 그것이 모욕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동물 전체에 대한 모욕이다. 또 그것이 염세주의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래 대단한 존재로 만들어지지도 않은 어느 한 포유류의 놀라운 성공담에 경탄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털없는 원숭이, p026

짝짓기...

아이기르기...

탐험...

싸움...

먹기...

몸손질...

이 책의 소제목들이다. 문득 원숭이의 행태가 떠올랐다는...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인데 말이다. ^^

손만 뻗으면 과일을 비롯한 먹을 것들이 널려있는, 게다가 나무 위라는 비교적 안전한 잠자리가 있는 숲... 그 곳에서 영장류의 한 부류는 살았더랬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 모든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버리고 그들은 숲을 떠났다. 그리고 삭막할 수도 있고 몸을 숨길 곳이 별로 없어 위험이 널려있는 평원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오랜 생활방식과 습성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변화해가는 과정을 겪는다.

저자의 시각에서 그 숲은 에덴Eden동산이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후에 저자가 언급하는 털없는 원숭이들의 남다른 호기심은 선악과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일게다... 거의 놀고 먹던 수준에서 땅파고 사냥하러 뛰어다니며 포식자를 피해 전정긍긍해 하던 우리의 고고학적 선조들을 따라 지금의 우리도 직장이라 불리는 생존의 현장에서 맘상해가며 몸을 혹사시키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털없는 원숭이들은 궁금함을 참지못하고 선악과를 먹고 판도라의 상자를 홀라당 열어버렸다는 게다. ㅠㅠ

털없는 원숭이들은 오래 전 숲을 벗어나 평원에 정착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단다. 뭐 물론 아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저자와 같이 오랜 시간 관찰하고 지켜본 결과물이겠지만...

힘없고 약한 털없는 원숭이 무리는 살기위해 서로 힘을 뭉쳐야했고 게중 힘이 더 약한 이도 지켜주고 자기 몫의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야 사니까... 그야말로 뭉쳐야 사니까...

일부일처제 (물론 현재 지구 상의 어딘가는 일부다처, 일처다부제가 있기도 하단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는 이런 상황에서 근거지에 이쁜 짝을 두고 사냥을 나가야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 (내 짝을 빼앗기면 어쩌지???)을 해소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유지된 특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반적인 원숭이들은 벼룩이 없단다. 이는 있어도... 벼룩은 일정한 거주지가 있는 동물이 있어야 알을 까고 생활한단다. 일반적인 원숭이들은 널려있는 먹을꺼리를 찾아 어슬렁거리며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잠을 자고 하기에 벼룩이 없다는데 털없는 원숭이는 있단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어딘가에서 베이스기지를 가지고 생활했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자 털없는 원숭이와 다른 영장류와의 차이라고 한다.

50년 전에 씌여진 책이기에 요즘과 다른 시각도 좀 있는 듯 하다.

인구가 계속 늘어나다보면 그 수를 줄이기 위해 자연적으로 출산을 기피하거나 억제하고, 영역 갈등이 팽배해짐에 따라 싸움이 빈번해지는 것이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보면 인류가 더 잘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구를 줄이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랄 수 있겠다.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서 소멸위험지역이라던가 100여년 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반으로 줄어든다고 말하는 상황이고보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정책적으로 높은 우선 순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뭐 우리나라에 한정되는 국지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지구 상의 어딘가에서는 계속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곳이 있을 터이니 말이다.

파괴 행위를 거들고 부추기는 것은 특수하게 발달한 우리의 협동정신이다.

같은 인간끼리 싸울 때에도 자기 편을 오우려는 강력한 충동이 자극을 받게 된 것이다. 사냥할 때 동료에게 바치는 충성은 싸울 때 동지에게 바치는 충성을 바뀌었고, 전쟁이 생겨났다. 그 모든 전쟁의 공포를 낳은 주요 원인이 우리 인간에게 큰 도움을 준 바로 그 성향이라는 것은 정말 얄궂은 일이다.

털없는 원숭이, p235

여튼...

좀 야하기도 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인간을 동물학적으로 보는 저자의 시각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무언가 색다르고 별스럽다고 느껴지는 책이다.

일정 부분은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널리 회자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서 알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이렇게 경험적 관찰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니 부정하기도 뭐하고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뭐하고 뭐 이렇게까지 라고 하기도 좀 뭐하다.

그만큼 새롭다는 느낌이다. (부끄러움은 그저 나의 몫이니... ㅡ.ㅡ)

언젠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으로 기억하는 데) 인간과 돼지 간 장기 이식 거부감이 적다는 것을 바탕으로 원숭이와 돼지가 교미를 한 후 돌연변이 중 하나가 인간이라는 식의 내용을 본 것이 떠오른다.

동물로서의 털없는 원숭이는 아직 털이 무성할 때 이종異種간 교접도 했을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남고 남은 유전적 형질의 결과물이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상상으로는 뭣을 못할까... 하지만 쫌 그렇다는 생각은 나만 하지는 않겠지?? ㅠㅠ)

인간을 아무리 고상하고 고결하게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와 같이 "인간=동물=털없는 원숭이"라는 수식에 거부감이나 모멸감이 든다면 좀 가슴에 손을 얹고 천천히 그리고 깊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특별하고 차별적인 우아하고 고결한 존재라고 불릴만한가...라고 말이다.

지금 지구 상에서 가장 우월하고 가장 세고 가장 발달한 동물인 우리는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얼마나 진취적인지 생각해보게된다. (비록 이와같은 평가조차 인간 기준에서 내린 것이긴 해도 말이다.)

또 그 여정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들었던 것일까 생각해보게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도 여기저기 우리와 유사한 모습을 가졌거나 아니면 이 놈도 아니고 저 놈도 아니고 이 놈같기도 하고 저 놈같기도 한 어정쩡한 존재들이 많이 보일텐데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혹시 말티즈는 진행형일까? -.-???)

왠지 모를 자긍심의 한 조각을 찾아볼 수 있는 독창적이고, 자극적이며, 기발한 책임에 틀림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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