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에너지 - 신묘한 나라의 놀라운 사람들
홍대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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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할까?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대충 이렇다.

"화끈하다, 정이 많다, 부지런하다, 잘 논다, 극성스럽다, 지고 못 산다, 의리있다, 한이 많다, 오지랖이 넓다, 남의 눈치를 본다 등등" (p17) 덧붙이면 "빨리 빨리"도 있지 않을까? 여튼 요즘 (설마 우리에게만 들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BTS, 오징어 게임, K-pop 등등 우리 한국인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의 원동력이자 에너지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러한 에너지가 어디서 왔는 지, 저력은 과연 무엇인지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저자가 정의한 저력과 원천은 이것이다.

50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 철학과 정신

p18, '시작하며' 중

저자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기로 하자...

한국인의 에너지는 무엇인가?

세계화 4.0은 '사람 중심의 세계화'로 전 세계가 물질자본주의, 자국우선 경향, 사회 양극화 등으로 국제사회 협력과 세계화의 도덕적 재무장이 요구되는 시기다.

'정情'을 비롯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 나눔 같은 '이타심'은 우리의 오래된 전통이자 가슴속에 살아있는 본성이다. 이것은 지금 지구촌의 공존과 번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시대 정신이기도 하다.

p53, '한국인의 에너지는 무엇인가' 편

신명과 신기神氣, 정情, 자유분방함, 쇠젓가락, 뚝배기와 냄비

한국인 에너지의 원천을 이야기하며 꺼내어든 화두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소제목을 조금 변형했다...)

88서울 올림픽 때도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응원... 어쩌면 2002월드컵은 우리 한국인을 세계에 각인시킨 그 무엇 중 손꼽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바탕에 어쩌면 흥에 못이겨 신명나게 놀다가 난장을 펼쳐놓은 것이 바로 그것인지도 모른다.

역사서에도 동이의 흰 옷입은 사람들은 흥에 겨워 춤추며 논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자못 진중함을 가져보려 해도 결국 잘 못하는 것이 우리가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까치밥을 남기고, 정情을 나누기도 하면서, 쇠젓가락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우뇌의 창조적 활동력을 가지고 가끔은 냄비와 같이 급하기도 하지만 뚝배기같이 은근하게 오래 오래 온기를 지니고 있다는 이것에서 우리의 에너지가 나온다고 저자는 들려준다.

얼과 혼을 잃어버린 한국인

문화사대주의, 왜독倭毒

어쩌면 우리는 가끔 아무 생각없이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후진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상대적으로 나은 점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의 것도 결코 무시의 대상이 되거나 꺼려야 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흔히 들어보았음직한 발렌타인데이, 할로윈데이에 대응하는 칠월칠석에 대한... 발레에 대한 살풀이춤... 등의 사례를 일일이 들지 않아도 조금은 우리의 것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강요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 싶다. 강요의 결과는 하시라도 반감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조심스럽다.

어떻게해야 할까? 우리의 문화인 한복, 한식, 국악... 뭐 이런 것들이 우리의 생활에서 어색하지 않고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일상적으로 입고 보고 듣고 먹고 놀고 하게 될 수 있을까 말이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유일한 박사, 문화지킴이 전형필 선생, 4대에 걸친 애국 헌신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이남규 선생과 후예,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러 지사와 열사, 의사들... 한국을 사랑한 여러 이방인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 했을까? 그 저변에 한국인의 정과 홍익인간에 기반을 둔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딱 잘라 어떤 것이 이유이자 원동력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어느 누구도 쉽게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큰 마음 한구석에 반드시 정情은 꼭 있을 것 같다. 그저 그럴 것 같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

쿠쉬나메, 고구려 개마무사, 해외 속의 한국인

고선지 장군과 장보고... 저 옛날부터 우리의 이름을 널리 알린 빛나는 영웅들이 있었다. 지금도 여러 분야 다양한 지역에서 그들의 노력과 수고가 한국인임을 한국이라는 나라를 빛내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저자의 지적은 조금 뼈아프다고 생각한다.

미국 연방의원이 되고, 어느 나라의 장관이 되고, 세계 은행의 총재가 되고...하면 각종 미디어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떠오른다. 그런 뉴스를 들으면 저자는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외국인이 성공하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저들이 과연 선진국이구나 하고 생각이 든단다. 우리끼리는 거시기라고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열어놓고 대하는 사이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너무 닫혀있지 않은가 싶다. 다문화 가정... 그런 가정에 대한 각종 우대를 베풀기 전에 다문화 가정이라고 구별짓는 것부터 없애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난 좀 편협한가보다. 외국인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신경안쓰겠다 하면서도 멈칫거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ㅠㅠ

문화 유산, 새로운 국부 창출의 보고

기업경영에 문화유산을 입히면 제품은 명품으로 거듭나고, 해당 산업경제만 성자하는 게 아니라 연관된 관광, 놀이 등 서비스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준다. 마치 해가 떠올라 온 세상을 환히 비추듯, 이러한 접근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의 플랫폼이 된다.

p194, '문화유산, 새로운 국부창출의 보고' 편

고인돌과 갤럭시, 혼일강리도와 디지털 대항해 시대, 직지부터 반도체까지

처음 위와 같은 조합이 별로 다가오지 않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여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현재의 기술과 산업에 접목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정말 저자의 내공이 깊고, 연구 성과가 많구나 싶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고인돌에서 알 수 있는 조상의 천문학적 지식과 갤럭시라는 스마트폰 상품명을 묶어 스토리텔링을 이루고, 반구대 암각화에서 볼 수 있는 고래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관광 산업의 활성화라던지 하는 제안은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팍스 코리아나를 향해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널리 인간과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이타심, 공동체 의식, 상생과 공존, 조화와 평화의 개념이 포함된다. 우리 선현들은 자본주의, 물질주의가 만연한 21세기가 아니라 이미 5,000년 전에 이러한 철학을 완성했다.

pp249, '팍스코리아나를 향해' 편

팍스 코리아나... 저자는 미리 전제를 깐다. 자신이 이야기하는 팍스 코리아나의 '팍스'는 과거 식민제국의 침탈과 착취, 식민지 통치, 군사력 지배 등 제국의 의미가 전혀 아니라고...

팍스 로마나... 전형적으로 이긴자의 입장에서 자기맘에 들도록 해석하고 평가한 결과물이라 나는 생각한다. 일제가 대동아를 소리치는 것과 팍스 로마나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여하튼 저자의 팍스 코리아나는 무엇일까 살펴보자...

고구려 기마무사의 기상을 발휘하여 시장 개방,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노동 문제 해결을 통해 GDP 10만달러 달성...

동방예의지국, 군자의 나라로 불린 한국인의 심성을 되찾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살아난 풍요로운 사회적 자본의 구축...

숙제하지 않고 출제하는, 앞서서 창조적으로 선도하는 나라로의 도약...

IMF 시절의 금모으기 운동, 태안 원유 유출 때의 자발적 청소 참여 등 한국인의 정情, 의리 문화의 확산...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류애의 구현...

더불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넘치는 대한인大韓人으로 살아가자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우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 이런 모습아닐까?

너무 낙관적이고 낭만적이며 허황되다고 뭐라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그런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과 꿈,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왠지 뿌듯해지고 가슴 먹먹해지지 않는가?

일전에 읽은 '라이프 트렌드 2022'에서 이런 표현이 있었다. 작은 행동small action이 모여서 큰 행동, 큰 변화가 되는 것이다 라고... 오늘 내가 생활한복을 입고, 국악방송을 들으며, 스파게티보다는 막국수를 먹는 것들이 팍스 코리아나를 이루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될까 싶지만 주변에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 우리 문화를 보듬는다면 언젠가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그 세상이 오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아직까지도 읽어보지 않은 우리 고전 읽기를 시작해봐야겠다. 그것이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바래보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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