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 - 나를 바로세우는 사마천의 문장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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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중국 한나라 때 사람... 동아시아 역사가 중 손에 꼽히는 사람이라고...

한나라와 흉노와의 전쟁에서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가 한무제에게 팽당하여 사형을 당하게 되었지만 아버지의 유언인 "역사를 기록하라"는 사명감으로 궁형을 스스로 자처하여 당하였다고 한다. 옥중에서도 역사 기술을 계속하여 역작인 "사기史記"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그와 같이 한무제로부터 사형은 언도받은 친구인 임안에게 보내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한무제는 생각없이 일을 저지르는데 도가 튼 위인이니 나중에 무고가 입증되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으므로 임안에게 일단 살아서 견디고 재기를 노리라

나무위키 "사마천" 편에서

어쩌면 자신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궁형을 받은 것일지도... 나중에 한무제의 신임을 얻어 벼슬자리를 얻었다고 하지만 말년에 또다시 내침을 당해 결국 사형을 당했다고 전해진단다. 여튼...

사마천의 사기는 후대 사람들에게 많은 부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단다. 내 마음을 울리는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세상은 온통 흐린데 나만 홀로 맑고, 모두가 취했는 데 나만 혼자 깨어있다.

(거세혼탁擧世混濁 유아독청唯我獨淸)

p20, '내가 선택하는 최선의 삶' 편

초나라 시인 굴원이 무능한 통치자와 부패한 기득권 세력, 사악한 간신들이 권력을 좌우하는 나라를 걱정하다 모함을 받아 조정에서 쫓겨나 멱리수에 이르러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마주친 어부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맑고 깨끗하며, 깨어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떳떳하고 자주적일 수 있다. 또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이 올바른 길일 것이다. 하지만 시쳇말로 다들 미쳤는 데 나만 안미쳤으면 과연 나는 미친 것일까 아닐까? 다들 눈이 멀었는 데 나만 눈이 밝으면 과연 나는 정상이 맞을까?

막상막하를 겨루어야 하는 데 막하막하를 다툰다고 하면... 내가 검으니 너도 검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 전혀 바람직한 세상은 아닐 것인데 혼자서 잘난 척 귀한 척 깨끗한 척 그런 척한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상황은 더더욱 싫다. 나도 참... 쫌 그렇다... ㅠ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첫째는 교만하여 도리를 무시하는 불치병이다.

둘째는 몸(건강)은 생각치 않고 재물만 중요하게 여기는 불치병이다.

셋째는 먹고 입는 것을 적절히 조절치 못하는 불치병이다.

넷째는 음양이 오장과 함께 뒤섞여 기를 안정시키지 못하는 불치병이다.

다섯째는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약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치병이다.

여섯째는 무당의 말을 믿고 의원을 믿지 않는 불치병이다.

이런 것들 중 하나라도 있으면 병은 좀처럼 낫기 어렵다.

p128,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편

삼국지에 나오는 화타와 더불어 명의로 손꼽히는 편작이 장상군이라는 사람의 약을 먹고는 환자의 병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단다. 그렇게 의술의 달인이 된 편작이 불치병으로 열거한 것들이 위의 여섯가지 병이다.

실제로 몸이 아픈 병증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교만하고 재물 욕심을 부리고 먹는 욕심을 부리고 하는 것들 말이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겠다. 나 역시도 하나를 가지면 또 다른 하나를 원하게 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무언가 내려놓을 줄 알게되는 도끼같은 울림이 내게 있어야 나도 깨달음의 한자락을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런 깨달음 끝에 무언가를 꿰뚫어볼 수 있는 비범한 능력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세상을 어떻게 볼까... 그것은 내려놓음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가벼운 깃털도 많이 쌓이면 배를 가라앉힌다는 적우침주積羽沈舟부터 가벼운 사람도 떼를 지어 타면 수레의 축이 부러진다는 군경절축群輕折軸,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중구삭금衆口鑠金...

p177, '귀는 나쁜 말에 관심을 더 갖는다' 편

이 구절은 헐뜯음이 쌓이면 뼈도 깎는다는 적훼소골積毁銷骨을 이야기하면서 소개되고 있다.

자기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는 말에 꿈쩍도 하지 않던 어머니가 두번째, 세번째 사람이 와서 같은 말을 하자 이내 도망을 쳤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믿기지 않고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꾸 들리니 쌓이고 쌓이니 이내 내 믿음보다 의심이 더 커져버린다는 의미다.

이와같이 사소한 것들도 모이고 쌓이면 힘이 될 수 있고, 그 힘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이 그 아래 돌에 구멍을 낸다고... (정확하지는 않는 것 같다. 대충 이런 정도의 의미라는 정도... ㅡ.ㅡ)

누군가에게 나를 선전하고 알리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임팩트있게 무언가 한방 탁 터트릴 것이 있으면 좋은데 그것이 아니라면? 자주 나를 드러내고 알리는 것이 좋은 방법일 지도 모른다. 사마천의 표현을 저자는 이렇게 버무려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생각해보니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다만 듣는 상대가 귀찮아 하지 않기를 바래야겠지만...ㅎ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불비불명不蜚不鳴)

p210,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편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가 있다면, 대체 그것은 어떤 새입니까?

초나라 장왕에게 신하 오거가 낸 수수께끼라고 한다. 당시 장왕은 즉위해서 3년동안 놀고 먹기만 했는데 그것을 비꼬며 말한 것이다. 그런데 장왕의 대답이 걸작인 것 같다.

"3년을 날지 않았다면 장차 날았다 하면 하늘을 찌를 듯이 날 것이고, 3년을 울지 않았다면 장차 울었다 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일비충천一飛沖天 일명경인一鳴驚人)"

나중에 장왕은 자신이 한 말과 같이 날아올랐다고 한다. 만약 장왕이 이후에도 계속 놀고 먹다가 나라를 말아먹었다면 그의 말이 전해지지 않았을게다... 자신이 한 말을 현실화시키는 실천력, 어쩌면 그 실천력이 장왕의 표현이 길이 남도록 해주었는 지 모른다.

때가 되기를 기다리면서 그 기다림 속에서 준비해야할 것을 착실히 준비하고 대비하여 날개짓 한번에 구만리를 날아가는 붕새가 되겠다는 웅장한 꿈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너무 큰가? 너무 크다... 그냥 높이 높이 비상하는 솔개 정도로만 하자... ㅎㅎㅎ

잘난 척하지 말고 어울려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내려놓고 교만하지 않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준비하고 대비하며 적절한 때를 기다리다가

그 때 그 시간이 되어 내가 꿈꾸던 그 무언가를 착실하게 이루는 삶...

말로는 쉽지만 실재로는 너무나 어렵고 어려운 이 모든 것들이 지천명知天命의 시간을 살아가는 내게 천명天命임을 알라고 하는 것 같다. 천명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있음을 자각하는... 그것이 이것임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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