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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경성 모던라이프 - 경성 사계절의 일상
오숙진 지음 / 이야기나무 / 2021년 9월
평점 :

"1930년을 전후로 한 일제 강점기의 서울, 즉 경성을 소개하는 그림책"
(p220, 작가의 말 중에서)
오래 전 정채봉 작가의 어른들을 위한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를 본 기억이 난다. 내 가슴 속 램프와 같은...
그 책에서의 그림은 약간 추상화? 만화? 뭐 그런 느낌과 잠언과 같은 글들이 어우러져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뭐랄까...음...
저자는 "사실적인 묘사를 지양하고 심플한 그래픽을 통해 톡자가 당시의 생활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p221, 작가의 말 중에서) 라고 이야기한다. 책 속의 그림들은 딱 그런 느낌이다. 그래픽같은...
책을 받았을 때 '무슨 책 포장이 이렇게 크지?' 했다. 포장을 개봉해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어졌다. 책의 판형 크기는 거의 A4 사이즈... 표지만을 보았을 때는 마치 신문과 같은 구성과 형식을 가진 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그런데 또 반전... 자르고 붙이는 종이 인형이나 종이 모형의 느낌을 가진 그래픽으로 가득하다.
어린이들을 위해서였다면 총 천연색의 빳빳한 종이에 인쇄되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약간 투박한 그리고 채도와 명도가 낮은 눈 코 입이 없는 사람들과 건축물의 두드러진 특징만을 남긴 듯한 이미지라고 해야할까...
뭐 책에 대한 인상은 이런 정도...
1930년 대의 우리는 어떻게 살았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그런 호기심을 가졌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보이는 일본 강점에 저항하는 투쟁의 시간과 한편으로는 서양 문화를 어설프게 따라하며 한복과 양복이 뒤섞인 어정쩡한 그런 모습...
영화 <모던 보이>에서 박해일과 김혜수가 보여주는 담배 연기 가득한 살롱에서의 낭만...
소설 <운수좋은 날>에서 인력거꾼의 고단한 일상을 통해 알게되는 가난한 사회상...
언젠가 당시를 찍은 흑백 사진 속의 서민들의 집과 복장을 보면서 느낀 그 가난함과 열악함...
어느 것이 맞을까? 물론 이 하나 하나가 모두 맞겠지... 한 편에선 이렇게 또 다른 한 편에서 저렇게 그네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터이니...
그래도 책에서 보이는 당시 생활은 무척 낭만적이고 몽환적이라고 할까...?
금파리가 경성의 사계절동안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겪는 경험담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책에선...
지금은 비행 청소년으로 불릴 지도 모를 껄렁껄렁한 중고등 남학생과 카페에서 메이드 복장을 하고 일하는 웨이트리스를 봄의 인물로...
비녀꽂은 쪽머리가 아닌 단발 한복 차림의 신新가정의 부인과 하이카라 청년을 여름의 인물로...
격동의 시기에서 돈을 모은 뚱뚱한 부자와 안잠자기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며 일을 하는 여자)를 가을의 인물로...
사상의 대립에서 고뇌하는 지식인으로 표현되곤 했던 기자와 버스 여차장을 겨울의 인물로 내세워 경성의 생활을 들려준다.
과연 화신백화점, 미쓰코시 백화점은 얼마나 화려했을까...?
우미관, 단성사 앞에서 서로간의 영역 다툼을 하던 김두한 패거리, 하야시 패거리들은 얼마나 살벌했을까...?
단 하나의 돈벌이 수단이 노동력조차 제공할 일자리를 찾지 못한 룸펜과 숱한 시간을 이념과 사상 사이에서 방황하며 술과 담배를 낭비했을 위선적인 엘리트들 (내게는 그렇게만 보인다. 너무 삐딱한 것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ㅡ.ㅡ)은 도대체 밤마다 무슨 돈으로 카페를 전전했을까...?
시골에서 갓 올라와 휘둥그레 뜬 눈으로 돌아봤을 시골 할아버지의 경성 나들이는 처음 타봤을 버스에서의 멀미만큼이나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이제는 혹시 살아계신다면 100세를 훌쩍 넘기신 당시의 10대 20대는 지금 당시를 어떻게 회상하고 계실까 자못 궁금해졌다.
그리우실까? 아련하실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