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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부스지마 최후의 사건 ㅣ 스토리콜렉터 97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21년 9월
평점 :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잠깐 살펴보니 2009년에 '안녕, 드뷔시'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해서 이십여 편 정도의 작품을 발표했다고... 미스테리 작품의 경우 추리를 해나가는 사람을 중심으로 시리즈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 데 이번에 읽은 책에서의 부스지마는 작가가 처음 등장시키는 형사가 아닌가 싶다.
여튼...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테러로 보이는 총기 살인, 출판사 폭탄 폭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하지만 부스지마 형사는 테러보다는 소외된 사람의 열등감 표출로서 접근해서 사건의 범인을 잡는다. 그런데 범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교수'로 불리는 사람이 각종 정보와 조언을 해준 것을 알게된다.
또다른 염산을 이용한 사건과 고령의 노인의 약물 살인 사건이 이어지면서 부스지마 형사는 교수로 불리는 자를 체포하기 위해 사건들에 더 집중하게 된다. ...
묻지마 살인, 묻지마 폭행...
무차별적이고 감정적인 그런 행동으로 나타나는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30대가 40대 부부를 살해했다고 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 30대의 머리와 가슴에는 어떤 것이 작용했었던 것일까?
열등감... 자괴감... 나만 피해를 보고있다는 생각... 불평등한 조건이라는 생각...
작품 속에서도 내 자신이 자격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고민과 반성보다 왜 나만? 왜 내가? 라는 쪽으로 갖는 생각이 범행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네들이 그 긴 시간동안 겪었을 좌절감과 실패감도 무시못하겠지만 말이다.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구조와 환경 속에서 발버둥쳐도 지금의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니 말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어떤 방향으로 해소하고 극복하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같다. 한 방 로또를 노리는 것에서 조금 내려놓고 내 현실에 대해 좀더 들여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엊그제 유퀴즈를 봤다. 40대 조기 은퇴를 한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이 나왔다. 그녀도 처음엔 계약직으로 시작했다지... 그러면서 했던 말이 급여라는 것이 복리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많이 불어날 수 있으니 지금의 시작이 초라하다고 실망하지 말자 (내가 이렇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난다... ㅎ)라고...
작품 속에서의 범인들을 생각해보면 결국 현재의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그러한 행동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퀴즈의 그녀처럼 좀더 낙관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꿈꾸는 그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지언정 말이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불쑥 불끈 불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니... ㅠㅠ
작품 속의 "교수"는 사람들의 이런 좌절감, 실패감을 이용해서 범죄를 행하도록 부추긴다. "교수"도 열등감과 실패감에 빠져있으면서 자신이 마치 신神이라도 되는 양 판결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빠져있다. 자기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해가며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말이다.
부스지마 형사는 그렇기 때문에 더 나쁘고 꼭 붙잡아 처벌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교수"를 붙잡는다 하더라고 제 3의, 제 4의 교수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보다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좌절과 패배감에 빠져드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할 것이고 부스지마 형사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 표현은 보이지 않지만...
한 편으로 뒷부분에서 보이는 신부의 자살을 유도하는 듯한 부스지마 형사의 무언가는 그 역시 또 한 명의 "교수"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제목이 부스지마 형사의 최후의 사건이다.
부스지마 형사는 작품 속에서 보이는 것처럼 함정 수사, 사실이 아닌 것으로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자백을 받아내는 취조 등을 통해 범인을 잡는다. 목적이 옳다고 잘못된 수단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래서 짤린다. 사직서를 내는 형태로 마무리되지만...
결국 형사로서 마지막 사건이 된 것이다. 부스지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형사 부스지마가 아니라 이제는 작가 부스지마가 되려나? 아니면 어떤 계기를 통해 경시청으로 복귀한 형사 부스지마를 다시 보게 되려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와는 다르면서도 같은 면이 있는 듯 하다. 가가 형사와 부스지마 형사는 무언가 직감으로 부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다는 느낌? 하지만 가가 형사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와 정황 자료를 발로 뛰며 찾아다닌다고 하면 부스지마 형사는 언제 준비했는 지에 대한 것은 없이 불쑥 꺼내든다고 할까? 게다가 가장 큰 차이는 가가 형사는 더 이상의 취조가 필요없을 정도로 딱 갖춰놓고 범인을 특정한다고 하면, 부스지마 형사는 달변가답게 함정 취조와 감정을 자극하는 취조를 통해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는 편인듯...
결이 다르지만 나름의 무언가가 부스지마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뭘까.... 음...
등장인물의 대사를 보면 반말과 존대말이 섞여있다. 시작은 존대로 중간은 반말로 나중은 존대말로... 이건 작가가 의도한 것일까? 아니면 번역가의 의도일까? 아니면 뭘까 싶은 생각이 문득... 부즈지마 형사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함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럴까 싶어졌다는... 나름의 의도인데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ㅎ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