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 dele 2
혼다 다카요시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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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의 두번째 권...

첫번째 권에 이어서... dele.LIFE라는 사이트와 케이시 & 유타로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두번째 권은 세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언체인드 멜로디 Unchained melody

인기 밴드의 실재 작곡가로 추정되는 오코타 히데아키의 의뢰가 접수되어 모구라가 깨어났다.

마약 거래 의심을 받고 있는 동생 오코타 소스케가 그 밴드의 리더이자 곡의 작곡자로 알려져있다. 형과 동생의 관계... 이 둘은 무슨 사연이 있을까... 형은 동생에게 자신의 창작곡을 왜 남겨주지 않고 지워달라는 것일까?

유령 소녀들 Phantom girls

24세 히타노 아이리가 자살했다. 그녀는 빈곤한 실재 생활과 화려한 디지털 세상의 생활을 따로 하고 있다. 그녀는 SNS의 자신의 자료는 남기고 나머지를 지워달라고 했다. 죽어서도 화려한 모습만 기억되기를 바랬을까?

그림자 추적 Chsting shadows

dele.LIFE와 케이시의 목적이 드러나는 에피소드. 임상 시험의 참가자였던 유타로의 여동생 린의 죽음은 유타로의 가정 붕괴와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었다. 린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가족은 외압과 회유에 의해 법정 다툼을 포기하고 마는데 그 배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다른 이유가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 중에서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묶어 하나의 단행본을 출간된 작품들이 여럿 있다.

그런 작품 속에서 내가 작가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은 앞선 여러 에피소드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종합되면서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앞선 에피소드가 각각이 단서이자 실마리가 되면서도 별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존재한다는 것이 눈에 띄는 것이다.

이 책 디리는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단서와 실마리를 조금씩 흘린다. 다만 개별적 에피소드 내에 녹아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흘리는 듯한... 아니 던져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물론 되돌아보니 그렇다는 것이지만... 민사소송법, 나쓰메와의 통화 등등 당시에는 뜬금없는 내용이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조차도 안들 정도로 무게감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그래서 그때 이 이야기를 했구나 하는...

삭제함으로서 지켜지는 것...

남겨둠으로서 지켜지는 것...

이 둘 간의 간격은 어쩌면 영원히 좁히지 못할 것같다.

망각에 대한 절실함의 한 결과가 삭제이고, 미련의 한 결과가 남겨둠이라해도 어쩌면 우리는 후회라는 또다른 결과지를 받아들 지도 모른다. 왜 잊었을까... 왜 남겨두었을까...

그때 그때의 편의에 따라 기억하고 잊어지면 좋겠지만 사람은 아니 나는 왜 꼭 반대의 경우로만 흘러가는 지...

행복은 그 즐거움의 크기만큼 가볍고 상처는 그 아픔의 깊이만큼 무거워서 일까?

아니면 내 마음 속 저울은 많은 경우 오작동을 하고 있음일까?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지...

나를 잊어라... 나를 잊지 말아라...

이건 모두 남은 자가 하는 자기 만족일뿐 이리라...

아니 아직 남아있는 자의 바램일 뿐이리라...

죽음이 혼자만의 것인 것처럼 그 기억도 혼자만의 것이라 그저 직선적인 단 한번의 생이라면 흑역사라도 그저 갖고 있고 싶다는 생각...

지워지지 않고 잊혀지지 않아야 더 착하게 살아보겠다고 살아야겠다고 살자고 용쓰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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