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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 세계적 지성이 전하는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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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다.

인생의 가을에 새봄을 꿈꾸고 인생의 시계를 늦추기 위한 황혼의 철학을 '욕망의 역동성' 안에 머무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와 달리,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면 조금씩 포기하고 내려놓을 줄 아는 게 중년을 보내고 노년을 맞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포기하라, 내려놓으라는 말에 가능성들도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파이팅을 주장하지 않는다. '1장 포기를 포기하라'에서 '6장 죽는 날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까지만 욕망의 추동을 강조한다. '7장 기회'부터는 그래도 한계는 있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스토아학파와 에픽테토스의 아타락시아, 에피쿠로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실존주의 등의 철학 사조를 함께 언급해서 나의 지적 한계를 끌어올리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가올 역경에 대비하여 그 역경을 최대한 누그러뜨릴 수 있는 철학의 위안의 힘을 느꼈다. 언젠가 끝날 수밖에 없는 제한된 삶이 노력해서 성취한 삶으로 이끈다. 어쩌면 삶의 본질은 죽음이 아닐까.

이 책은 50세 이후, 젊지도 않지만 늙지도 않은, 아직은 욕구가 들끓는 중간 시기를 살펴본다. '자신을 발견하는 데는 반세기가 족히 걸린다.'(p.213) 자기 자신이 되려면 어떤 것 혹은 어떤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데 베이비붐 세대가 딱 그 시기다. 즉,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는 무엇일 수 있는가?'로 질문이 옮겨 와야 하는 시기가 50세 이후인 것이다.

'3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은 '너도 이렇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잔혹동화다. 가족사진을 보면 노인들이 손주를 붙잡고 원기를 빨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p.203)

이 얼마나 가족사진에 대한 시니컬한 시각인가? 저자는 '의느님'의 힘을 빌린 '짝퉁' 젊음과 함께 무책임한 자유를 지향한 (프랑스의) 베이비붐 세대를 비난하기도 한다. 특히 태만을 신조로 삼고 무관심을 미덕으로 여겼으며 자기네들의 직무유기를 최고로 자유로운 교육철학으로 둔갑시켰고, 환경 걱정과 모든 것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으로 아이들 세대에게 겁을 주어 그들이 태평하게 자랄 권리를 빼앗았다고 말하는 부분은 염라대왕의 판결문처럼 느껴졌다.

중년기는 대략적으로 40세~60세 정도의 연령대다. 젊음을 선호하는 사회의 압력과 중년기의 신체적 상실과 맞물려 중년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발달심리학에서 중년기 발달적 변화 과제를 위해 심리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심리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잘 먹고, 운동, 수면) 하면서 원숙해지는 것을 긍정적인 성취로 인식하는 것이 중년기를 황금기로 만들 수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는 50세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독자층이라고 말하지만 완독해 보니 노년기과 관련한 내용도 많다. 노년기를 좀 더 이해함으로써 중년에서 노년으로의 전환기의 발달과업이 더 이해되었던 것 같다.

<발달심리학>에서 배웠던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7, 8단계와 Peck의 중년기의 성공적인 적응, Peck의 노년기의 세 가지 위기도 중년~노년 사이의 자신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욕망의 역동성'이라는 나이 듦의 새로운 철학과 함께 반짝이는 가능성들은 놓치지 말고 단련하도록 하자. 아직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들이 세상에 널려있다. 그만큼 반짝이는 가능성들도 널려 있다.

지금은 40대도 인생을 이제 겨우 알까 말까 한 나이다.

아직도 변할 수 있고 놀라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나이다.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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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 세상과 불화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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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공예 작가 풍 선생님과 부탄의 한 호텔에 누워 방의 벽지의 문양을 보며 그날 일정의 피곤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 풍 선생님이 벌떡 일어나더니 벽지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대단해! 공장에서 인쇄한 벽지가 아니고 사람이 일일이 문양을 그렸어!”

나는 어릴 때의 버릇대로 벽지의 그림을 보며 여기서 저기까지 선 긋기를 하고 면적당 문양의 개수와 벽의 한 면에 몇 장의 벽지가 들었는지 세고 있었다. 풍 선생님과 같은 벽지를 보고 있었지만, 우리의 예민함과 섬세함은 서로 달랐다.

2층 높이에 있으면 뛰어내리고 싶다.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고등학생 때까지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1층 바닥에 위험한 게 없으면 1층 옥상, 2층 높이에서는 밖으로 뛰어내렸다. 버스가 복잡하면 내릴 때 창문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또 사체에 관심이 많았다. 추리 소설을 좋아해 사체에 관심이 생긴 건지, 사체에 관심이 많아 추리 소설을 좋아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체에서 인체의 신비를 느끼곤 한다.

퇴근하는 길에는 하늘의 구름이 무슨 모양인지 꼭 찾아내려 한다. 그러다 운전 중임을 인지하고 정신 차린다. 2층 높이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만큼 윗집의 소음에는 예민하고 까칠해진다.

자율신경 실조증(기립성 저혈압)으로 디아제팜을 복용하고 있다. 이 책의 145쪽에 의하면 감각 처리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상담 도우미 연수에서 성인 ADHD 증상이 의심되었지만, 생활에 지장이 없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서 굳이 진단은 받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자가 진단한 결과 나도 신경다양증 증상들이 있다.

주변 소음과 저혈압은 나를 좀 힘들게 하지만 그 외는 불편하지 않다. 나는 내가 겪은 고통만 이해하고 다양한 신경다양증을 겪고 있는 이들의 고통에는 공감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154쪽, 신경다양증이 연구 초기 단계여서 생소하기도 하다.

이상행동의 판별 기준은 통계적 기준, 사회문화적 기준, 주관적 불편감, 부적응성, 전문적 기준 등이다. 이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여성에 대한 HSP, 자폐/아스퍼거 스펙트럼, ADHD, 감각처리장애, 공감각에 대한 진단을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책에 DSM이 자주 등장하기에 DSM의 장단점에 대한 언급은 필요한 것 같다.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naver.com)

■ 분류체계의 장점

1) 효과적인 의사소통, 명료성, 체계적으로 축적된 자료 제공

2) 연구 및 이론 개발의 기초, 유사성-차이점 인식에 유용

3) 주요증상, 진전과정, 원인, 치료법 선택에 유용

■ 분류체계의 단점

1) 개인의 고유한 정보 유실, 고정관념, 낙인찍기

2) 환자의 태도 변화(자기충족 예언)

3) 치료효과에 대한 선입견, 증상이 아닌 진단에 의한 치료 우려

DSM은 진단항목이 너무 많은 것(20개 대범주, 360개 이하의 하위 범주)에 비판이 있음에도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신경다양증 진단을 추가하자고 한다. 하지만 단점 중 낙인찍기와 자기충족 예언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증상을 맞는 진단으로 보이게 끼워 맞추게 되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신경다양성 운동은 인간의 경험, 특히 ‘장애’에 대한 개념을 새로이 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운동은 DSM의 단점 보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부분은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 살아온 사회문화적 배경이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과 다문화 사회 전문가 자격증 공부를 할 때 서구 사회의 백호주의 정책을 접하면서 서구 사회문화의 백인 남성 우월주의가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리학적 접근 역시 백인 남성 중심이라 저자는 여성의 편에서 다양성 인정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런데 저자는 ADHD와 자폐스펙트럼 진단이 남성 위주라고 말하면서, 고학력의 전문직을 가진 백인 여성들을 신경다양증의 예로 들었다. 저자도 같은 여성이지만 흙수저 계층에는 차별을 둔 건 같다.

또 여자아이들에 대한 정신질환 진단 부분도 공감이 잘되지 않는다. 아동을 대상으로 ADHD와 자폐 진단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배웠다. 아동의 경우 환경에 따라 변화무쌍한 시기인데 진단을 내림으로써 아동의 발전 가능성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단을 받음으로써 배려를 받는 대신 아동의 가능성을 가두는 것보다 좀 더 천천히 진단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자폐 스펙트럼의 아이를 키워본 나의 경험이다.

HSP와 결은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화병'이라는 게 있고,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한 정신의학적 증후군으로 인정을 한다. 그리고 본인과 함께 가족, 사회가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 이 부분을 보면 미국인 저자의 사회문화적 의식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느껴진다. 223쪽에 소개한 한국 건축가 전기정 교수님 역시 자폐인이나 환자라는 질병으로 규정하는 언어 대신 ‘고객’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는 사례에서도 의식의 차이를 느꼈다.

 

마지막으로 신경다양증 여성들은 이기적인 성향이 확실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기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청소년기에 나타나 성인기에 사라져야 할 '개인적 우화'와 '상상의 청중'이 성인기에도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신경다양증 증상의 원인의 스펙트럼을 넓히면 좋을 것 같다.

1부와 2부를 읽으니 융의 개성화와 성격 통합(분화과정에서 상실한 전체성을 회복하라)이 적절한 솔루션이 될 수 있지도 모르겠다. 당시 융의 개성화가 소수의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주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앞서 같은 여성이지만 흙수저 계층에는 차별을 둔 건 같다고 언급했었는데 신경다양증의 특성과 융의 개성화의 공통점인 부분이다.

또 융은 의식적 태도와 기능을 조합하여 외향적 사고형, 내향적 사고형, 외향적 감정형, 내향적 감정형, 외향적 감각형, 내향적 감각형, 외향적 직관형, 내향적 직관형의 8가지 성격을 설명하였다. (이것이 요즘 유행인 MBTI의 초석) 이 책의 신경다양증 증상이 있는 여자들의 성격을 저자는 내향적이고 감각적이라고 표현하는데 융의 유형론의 6번째에 해당한다.

개성화 (naver.com)

내향적 감각형이라면, 감각이 밀려와 불안을 느낄 때 생각을 멈추고 객관적 사실에만 집중하는 마음챙김도 좋을 것 같다. 계속 자신의 감정과 감각만 따라가다보면 객관성은 잃은 채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다보면 결국은 자신의 감정에 매립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신경다양증 중에서 특히 감각처리장애는 낯설었다. 신경다양증이 생소해서 모르는 부분을,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부분을 해결하면서 읽었더니 완독이 오래 걸렸지만 알아가는 과정에서 다양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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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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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김영하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단어 수집을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내 일상과 통하는 명사(名詞)를 만나면 그 단어로 나의 이야기나 생각을 써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의 목차에 실린 단어들을 보며 과연 저자인 양준일은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으로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되었는지, 그 생각들이 나와 비슷한지 궁금증을 가지고 읽었다.

유난히 공감 가는 글들은 그 단어를 나만의 언어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86쪽 암호

 

한국어는 고맥락 언어이다.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안 되고 의도까지 파악해야 한다. 상대의 의중을 가늠하기 힘들 때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궁예의 관심법을 배워 오해를 풀고 싶을 때도 있다.

나는 고맥락의 해독이 어렵고 무서워 대인관계를 기피 했는데 상대의 영혼마저 존중하는 저자의 태도는 정말 배우고 싶다. 궁예의 관심법(나에게는 심리학)으로 유난을 떨기보다 상대의 내면까지 존중하는 마음의 자세를 먼저 가져야겠다.

 

118RIGHT

 

나는 에세이 리뷰를 쓸 때 공감 가는 부분을 발췌해 쓴다. 작가의 경험과 감정이 오롯이 담긴 에세이에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은 저자의 생활과 감정을 평가하는 것 같아 지양하는 부분이다.

나는 옳고, 당신은 그르다.’라는 생각을 리뷰뿐 아니라 일상도 새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반성했다. 나의 과잉된 자의식이 이길 때가 많으므로.

 

'내가 옳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틀린 거다.

무얼 말하는지보다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수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는 의미로 말한다면 옳을 때도 당신은 언제나 틀리다.

 

125쪽 미움

 

저자는 본인만 아프기 때문에 뜨거워지는 미움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나는 한 곳에, 그러니까 미움에 너무 에너지를 소모하면 그날의 일상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분노와 미움을 내려놓으려 한다. 분노와 미움에 에너지를 쏟은 날은 즐거움과 감사의 마음을 도저히 끌어 올릴 수 없다.

감정뿐 아니라 나의 일과에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존재함을 느낀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유난히 에너지를 소진한 날은 어떤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녁에 공부할 에너지를 일에 끌어다 써 에너지가 소진된 것이다. 그런 날은 멍하니 TVV앱을 보게 된다. 반면 직장에서 에너지 소진이 적은 날은 남은 에너지를 공부에 쏟아 진도가 팍팍 나간다.

 

184쪽 진리

 

 

나는 진리 찾는 여정을 이제 시작하려 한다. 이번 학기에 <성격심리학>을 수강하고부터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었다. 이전에는 심리학 강의를 들어도 프로이트, 아들러, 융 내가 다 아는 학자들이네 하며 꽤 거만했다. 그런데 <성격심리학> 강의을 듣고 또 이 책에서 '진리'라는 단어를 보며, 이 위대한 학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인간 본성의 진리를 나만의 언어로 1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알았다. 나의 허세에 맘이 아프고 나의 무지에 약간의 무력감도 느꼈다.

진리는 특히 나만의 언어로 만들 수 있어야 타인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221쪽 첫인상

 

<성격심리학>과 함께 <인간관계 심리학>도 이번 학기에 수강 중이다. 이 과목을 수강하기 전까지 나란 사람은 타인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줄 알았다. 매번 강의 때마다 심리 검사지 과제를 하면서 내가 타인 긍정의 성향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어릴 때부터 겁을 먹고 과잉 방어를 하는 대상이 있다. 바로 50대의 중년 아저씨들이다. 어릴 적 경험으로 왜 그런지 나는 안다. 외모나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또 내 트라우마로 판단하고 과잉 방어기제도 벗어나고 싶다.

 

231BILINGUAL

 

언어는 이해의 영역과 표현의 영역이 있다. 표현의 영역인 말하기와 쓰기는 간단하고 쉬운 단어야말로 서로 오해도 적고, 읽기에서는 가독성도 좋다. 또 간단하다는 건 꾸밈과 가식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이 위로의 말, 감동의 말이 되어 가슴에 더 와닿는 것 같다.

 

 

과거를 뜻하는 'ex'와 미지의 존재를 뜻하는 'X'의 발음이 같고, 또 현재를 뜻하는 'Be'를 합쳐 'XBe'라는 회사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XBe', 저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회사 이름에서도 저자의 철학과 세상을 살며 알게 된 진리가 느껴진다.

그는 곧 유튜브 개인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이 책에서 밝혔다. 이 책을 덮으며 그의 계획을 응원한다. 그리고 단어 수집가가 되어 나만의 언어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다시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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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 1行의 기적 - 무일푼 백수를 억대 연봉 CEO로 만든 실행의 힘
유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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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인생을 바꾸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시간의 단위인 '하루'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_6쪽

이 문장이 이 책의 주제문이 아닌가 싶다. 단어로 표현하자면 '스몰 스텝'.

저자는 자신의 치기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계획형 인간에 머무르지 않고 실행이 따르는 동사형 인간, 다소 치열한 스몰 스텝을 실행해 변화를 다짐했다. 저자는 자신이 지향하는 모습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블로그의 닉네임을 '초인 용쌤'으로 바꾸고 1일 1행을 꾸준히 행한다.

저자가 실천한 1일 1행의 습관은 독서, 공부, 운동, 재테크로 실행에 도움이 되는 저자의 경험을 알려준다. 나는 재테크를 가장한 투기와 사기의 직간접 경험으로, 재테크에 다소 부정적이라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 책은 '기-승-전-독서'의 플롯이다. 좋았던 부분은 독서를 책으로 제한하지 않고 블로그와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동사형 인간은 목표한 일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동사형 인간이 되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목표들을 점진적으로 실행함으로써 목표를 성취했을 때 찾아오는 만족감을 배워야 한다. 계획에 따른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당장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미루지 않고 한다. _35쪽

저자는 실행의 원동력을 열등감과 절박함이라 했다. 나는 저자의 일화를 읽으며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저자의 성공 경험을 읽다 내 안의 부족함을 성찰하게 되고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일어났다.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부분은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아웃풋을 마음에 두고 단위를 끊어 마디 짓기이다. 즉 자신의 실행에 대한 아웃풋을 내라는 것. 저자의 경우를 예로 '1년간 365권 읽기'라는 계획의 마디 짓기는 <일독 일행 독서법>이라는 책을 저술한 것이다.

자신이 왜 생활 습관을 바꾸었는지 그 목표를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빨리 시작하려고 했던 건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근원적 변화, 즉 인생 항로의 올바른 변경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를 보니 습관 하나만 달라진 것 같았다. _210쪽

어렵고 거창하지 않고 '단순하고 간략하게'를 모토로 나도 매일 실행하는 5가지가 있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 공부, 독후 활동을 동반한 독서, 수입원이 되는 직업, 쌍둥이 아들 학습 도와주기, 그리고 개인 용무이다.

생뚱맞은 지칭인 개인 용무는 현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나는 인간관계가 두려워 외출을 잘 하지 않는다. 바깥 활동 자제는 건강에도 영향을 끼쳤다. 개인 용무는 기초 체력을 쌓고 신체에 활력을 회복해 건강한 사회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경계하는 것은 목표를 잊고, 하나의 행동에만 집중하다 관성에 빠지는 것이다. 즉 주객이 전도되어 목표를 잊고 길을 헤맬까 하는 염려.

지금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지만 내가 이 자격증 공부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목표를 상실했음을 깨달았다. 다시 한 번 목표를 떠올리고 목표를 단단히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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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 맛깔나는 동서양 음식문화의 대향연
신재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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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입이 짧은 데다 먹는 양도 많지 않았다. 엄마는 이런 나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였고 결국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추억만 남았다.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도 있고 양가 어머니들께서 해주신 음식 덕에 집밥의 소중함을 나는 모르는 것 같다. 나와 양가 어머니들과의 전쟁은 항상 음식의 취향 때문에 발발한다. 거기다 나는 김치찌개 하나를 끓이기 위해 가늘에 김장하고 마트에서 재료를 사는 등 여러 수고를 들여야 하는 요리를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내심 생각하기도 했다.

나이가 드니 음식에 대한 어린아이의 투정을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니, 이미 그 시기를 넘겼다. 지금이라도 음식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반성하고 음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집밥의 역사>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음식의 주재료들은 역사, 지리, 문화, 종교, 환경의 영향 등 인문학과 같은 연관이 있고 조리법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더 확고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과 한 끼 먹을 때마다 음식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계 곡물 소비 순위 중, 왜 옥수수가 1위이며, 프랜 차일즈와 환경파괴의 관계, 유전자 변형과 품종 개량의 차이, 먹기 위해 동물을 유전자 변형을 하면 어떻게 될까 등 책에는 없는 부분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이야기 나누기 좋은 소재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가장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은 집약적(공장형) 축산 방식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생명을 먹어야 한다. 효율적인 사료, 고속 성장률, 번식 능력, 가축의 성향, 계층적 구조에 맞는 축산 방식이라고 하지만 과연 현대화된 소고기 산업 방식뿐일까?

이 책을 통해 소, 돼지 동물에게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합성고기를 만드는 배양육을 알게 되었다. 배양육은 가축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78-96% 정도 낮고, 에너지 사용 총량도 7-45% 정도로 낮출 수 있으며, 토지 사용량은 1%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단 현재 상용화 하기에 가격은 3억 8천만 원에 달하고 맛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은 집밥의 미래이다. 1인 가정과 노령인구의 비율이 늘어날수록 집밥보다는 외식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 대체식)이 대세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확실히 예측 가능한 먹거리는 곤충, 배양육, 가짜 물고기, 3D 인쇄 식품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남아메리카 설탕 농장의 비극을 읽으면서 '디저트'의 가슴 아픈 역사를 알게 되었다. 아시아의 디저트들은 타 인종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역설의 달콤한 맛이 아니었다는 점이 다행으로 여겨진다(160쪽)는 저자의 말에서 보신탕과 설탕의 역사를 비교하게 되었다. 과연 보신탕을 먹는 게 비인간적일까? 노예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 설탕이 더 가슴 아픈 역사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쌍끌이 저인망의 폐해는 '수산 어종을 포획해갔다'는 것보다 '수산 환경을 파괴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235쪽)는 저자의 글에서, 바다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트롤 방식 어업 역시 먹거리를 위해 생태계를 파괴해도 되는지 질문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법안을 만들어 그물의 형태 및 크기, 그물눈의 크기, 조업 수심, 가능 지역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며 관리하는 데 반해, 중국은 마구잡이 포획 방식으로 치어까지 잡아들여 생태계가 파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산 환경의 파괴 대안으로 바다 농장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보고 나의 포부를 다지기도 했다. 나의 장래 희망은 바다 생물과 해양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막둥이와 바다 농장주가 되는 것이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장래 희망이었는데 바다 농장의 운영 목적과 범위를 알게 되었다.

바다 농장은 저인망식 어업으로부터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거대한 크기의 근해 양식을 말한다. 근해양식장을 깊은 바다로 이동시키면 수산양식업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뿐 아니라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삼계탕과 영양탕의 뒤바뀐 운명'이다. 기르는 개를 의미하는 한자 인 犬 견자와 식용으로 사용하는 개고기를 의미하는 한자 인 拘 구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 강아지 이름을 '백구'나 '황구'로 짓는 것은 옛 뜻으로 나중에 개가 죽고 나면 먹겠다는 뜻이라니! 강아지 이름을 지을 때 '구'자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달력에 'R'자가 없는 5월부터 8월까지는 굴을 먹어선 안 되는 달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흥미 있었다.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식문화 중 불고기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내가 사는 곳이 언양이라 언양 불고기에 유독 눈길이 갔고, 야키니쿠는 우리나라 불고기가 일본으로 건너가 변형되는 등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일본의 음식 문화와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부분에서 음식이 노마드 여행자 같다.

또 우리나라 보다 태국 음식이 세계적으로 좀 더 명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푸아그라 요리는 들어보기만 했지, 가바주(강제 먹이 주입) 방식으로 거위의 간을 비대하게 키우는지는 몰랐다. 기원전 5000년 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 각 나라마다 음식의 사연도 참으로 다양했다.

조리학과 교수라는 직업은 가끔 주변인들에게 약간의 기대와 환상을 품게 만드는 듯하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과 고깃집을 가서 고기를 구울 때라든가 여행 중에 식당을 고를 때, 또는 집으로 식사 초대를 하는 등의 경우에 말이다. 조금 과장된 이야기지만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서 얼마나 잘 굽고, 고르고, 맛있는지 지켜볼 거야!'라고 기대하는 표정을 보게 된다.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 직업병처럼 부담감과 강박증이 찾아오곤 한다. 그래서 ㄷ자연스럽게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은 작은 사명? 을 느끼게 되는데, 고기 하나도 정성껏 구워 주변 사람들과 맛있게 먹고, 맛집을 고를 때도 신중을 기하여 가성비 좋은 곳을 고르며, 집으로 지인들을 초대할 때는 멋진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좋은 와인과 요리를 준비한다. 이럴 때면 꼭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요리가 직업인 분들은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나요?'라는 것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남이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습니다!"

p222-223

한 접시, 두 접시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저자의 소소한 일상도 이야기 상에 함께 차려진다. 차려진 이야기 상에는 음식뿐 아니라 저자의 따뜻하고 평범하고 소탈한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이야기 밥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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