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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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김영하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단어 수집을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내 일상과 통하는 명사(名詞)를 만나면 그 단어로 나의 이야기나 생각을 써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의 목차에 실린 단어들을 보며 과연 저자인 양준일은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으로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되었는지, 그 생각들이 나와 비슷한지 궁금증을 가지고 읽었다.

유난히 공감 가는 글들은 그 단어를 나만의 언어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86쪽 암호

 

한국어는 고맥락 언어이다.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안 되고 의도까지 파악해야 한다. 상대의 의중을 가늠하기 힘들 때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궁예의 관심법을 배워 오해를 풀고 싶을 때도 있다.

나는 고맥락의 해독이 어렵고 무서워 대인관계를 기피 했는데 상대의 영혼마저 존중하는 저자의 태도는 정말 배우고 싶다. 궁예의 관심법(나에게는 심리학)으로 유난을 떨기보다 상대의 내면까지 존중하는 마음의 자세를 먼저 가져야겠다.

 

118RIGHT

 

나는 에세이 리뷰를 쓸 때 공감 가는 부분을 발췌해 쓴다. 작가의 경험과 감정이 오롯이 담긴 에세이에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은 저자의 생활과 감정을 평가하는 것 같아 지양하는 부분이다.

나는 옳고, 당신은 그르다.’라는 생각을 리뷰뿐 아니라 일상도 새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반성했다. 나의 과잉된 자의식이 이길 때가 많으므로.

 

'내가 옳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틀린 거다.

무얼 말하는지보다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수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는 의미로 말한다면 옳을 때도 당신은 언제나 틀리다.

 

125쪽 미움

 

저자는 본인만 아프기 때문에 뜨거워지는 미움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나는 한 곳에, 그러니까 미움에 너무 에너지를 소모하면 그날의 일상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분노와 미움을 내려놓으려 한다. 분노와 미움에 에너지를 쏟은 날은 즐거움과 감사의 마음을 도저히 끌어 올릴 수 없다.

감정뿐 아니라 나의 일과에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존재함을 느낀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유난히 에너지를 소진한 날은 어떤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녁에 공부할 에너지를 일에 끌어다 써 에너지가 소진된 것이다. 그런 날은 멍하니 TVV앱을 보게 된다. 반면 직장에서 에너지 소진이 적은 날은 남은 에너지를 공부에 쏟아 진도가 팍팍 나간다.

 

184쪽 진리

 

 

나는 진리 찾는 여정을 이제 시작하려 한다. 이번 학기에 <성격심리학>을 수강하고부터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었다. 이전에는 심리학 강의를 들어도 프로이트, 아들러, 융 내가 다 아는 학자들이네 하며 꽤 거만했다. 그런데 <성격심리학> 강의을 듣고 또 이 책에서 '진리'라는 단어를 보며, 이 위대한 학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인간 본성의 진리를 나만의 언어로 1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알았다. 나의 허세에 맘이 아프고 나의 무지에 약간의 무력감도 느꼈다.

진리는 특히 나만의 언어로 만들 수 있어야 타인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221쪽 첫인상

 

<성격심리학>과 함께 <인간관계 심리학>도 이번 학기에 수강 중이다. 이 과목을 수강하기 전까지 나란 사람은 타인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줄 알았다. 매번 강의 때마다 심리 검사지 과제를 하면서 내가 타인 긍정의 성향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어릴 때부터 겁을 먹고 과잉 방어를 하는 대상이 있다. 바로 50대의 중년 아저씨들이다. 어릴 적 경험으로 왜 그런지 나는 안다. 외모나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또 내 트라우마로 판단하고 과잉 방어기제도 벗어나고 싶다.

 

231BILINGUAL

 

언어는 이해의 영역과 표현의 영역이 있다. 표현의 영역인 말하기와 쓰기는 간단하고 쉬운 단어야말로 서로 오해도 적고, 읽기에서는 가독성도 좋다. 또 간단하다는 건 꾸밈과 가식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이 위로의 말, 감동의 말이 되어 가슴에 더 와닿는 것 같다.

 

 

과거를 뜻하는 'ex'와 미지의 존재를 뜻하는 'X'의 발음이 같고, 또 현재를 뜻하는 'Be'를 합쳐 'XBe'라는 회사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XBe', 저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회사 이름에서도 저자의 철학과 세상을 살며 알게 된 진리가 느껴진다.

그는 곧 유튜브 개인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이 책에서 밝혔다. 이 책을 덮으며 그의 계획을 응원한다. 그리고 단어 수집가가 되어 나만의 언어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다시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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