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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마리아 스토이안 글.그림 / 북레시피 / 2017년 2월
평점 :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사람들이 이 말을 하는 것은 상대방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살다보면 이런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으니 거기에 너무 붙잡혀 있지 말라는 건데
이 책의 제목은 이 말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주변에서는 일어났던 일.
그래서 앞으로 나에게 더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은 일.
바로 성폭력이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숨게되고 트라우마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경우를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만약 나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너지는 기분이다.
영화를 볼 때 감정이입을 많이해서 폭력적이거나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보면
밤에 잠도 못자고 뒤척이기 때문에 사실 이 책의 첫장을 넘기기도 쉽지 않았다.
실제 이런 사건을 영상이나 텍스트로 접했다면 나에게 더 자극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불편하지만 마주해야할 진실이고 전 세계 남녀가 실제 경험한 폭행, 학대를 글이아닌 그래픽노블 형식으로 구성한 점이 좋았다.
시작부터 여자 주인공은 지하철에서 1명도 아닌 여러 명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더듬고 만지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 사이라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행동이다.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익명성이 보장된채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행동이 바로 나가고 그런 짓으로 쾌락을 느끼는 것은 심각한 정신병이다.
나보다 술에 취한 사람, 약한 사람, 어린 사람에게 성욕을 느끼고 그 사람이 당황하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컨트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 뿐이다.
충동적으로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성폭행 하는 사람은 폭력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성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신고를 해야 가해자는 멈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소리지르고 신고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저 여자래. 성폭행 당한 여자.”
이런 시선은 성폭행을 당한 것 만큼이나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있으면 모든 관계에서 자신을 스스로 차단시킬 가능성이 높다.
어떠한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이 책은 남자, 여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 올 수 있는 성폭력의 사례를
독자들에게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림에서 상황과 감정이 느껴진다.
이야기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표현 기법의 풍부함을 보는 재미도 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그래픽 노블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