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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열두 달을 사는 열 사람의 이야기
열두 달은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주어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속에서
사랑하고 이별하고 태어나고 기다리고 버티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12명의 이야기.
12명의 캐릭터는 성격도 취향도 다양하다.
그래서 일까? 이 이야기는 나와 참 비슷하다! 나도 이랬었어!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나는 정말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살아있는 것, 존재한다는 것
시간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만들고 잊게 만든다. 사랑하는 동안 시간은 나와 그를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지만 지나고나면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된다.
기적이라고 믿는 것,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믿는 것..그렇게 믿는 것이 기적이었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서로의 존재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만날 사람은 다시 만난다.' 이 말이 어쩌면 틀린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려고 노력한 사람은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이 말이 맞지 않을까?
살아갈수록 사람과의 관계일수록 정말 노력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강아지, 도서관, 바람
살아있다는 것은 뭘까? 말을 할 수 있는 대상에게서만 위로와 사랑을 느끼진 않는다.
책속의 강아지는 주인을 기다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가끔 같이 있어도 외로움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나와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그걸로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그런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람은 나도 될 수 있다.
나에게 위로와 편안함을 주는 것들이 책에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면 행복함을 느낀다. 나와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내 눈을 바라보고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내 주위를 돌 때 기쁘다.
도서관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책속에서는 도서관이 살아있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마치 CCTV 보듯 독자에게 말해준다.
수다많고 참견많은 아줌마를 보는 느낌!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자신에게 오는 사람들을
애정있게 생각하는 시선이 따뜻하고 좋다.
바람 캐릭터 히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사람들을 쓰다듬으며 끝나지 않을 생을 살아간다.
바람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이렇구나...라는 새로움을 느꼈다.
│따뜻한 책
글. 그림을 모두 저자 혼자 해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림을 보고 미소가 나왔다. 펜으로 선을 긋고 정성스럽게 색연필로 색칠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포슬포슬한 그림과 솔직하고 담백한 문장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