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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오늘부터? ㅣ 봄날의 그림책 5
최현주 지음 / 봄날의곰 / 2023년 11월
평점 :

맙소사! 오늘부터는 갑자기 찾아오는 아이의 독립앞에 어쩔 줄 모르는 엄마의 당황스러움이 묻어나는 제목이다. 아이는 즐겁다. 흥분되리만치 설렌다. 방을 오가며 잠자리를 준비하는 손길이 바쁘다. 헌데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하는건 아닐까?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서.
난 아이들과 여전히 함께 잠을 청한다. 큰 아이를 독립시키려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 아직 독립이 어려워 큰 아이만 떼어놓기가 모호했던 탓이다. 그러다보니 이젠 살을 부대끼며 잠드는 시간이 참 좋다. 가끔은 턱턱 올려놓는 발에 깜짝 놀라고, 엄마가 좋다며 둘이서 끌어안으니 몸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찌뿌둥하지만 그럼에도 좋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나 이제 혼자잘래" 하고 미련없이 품을 떠나버리면 얼마나 마음이 허할까. 오 이런, 상상하고 싶지 않다.
아이의 독립은 당연한 수순인데, 어찌 마음이 이럴까. 빈둥지를 바라보는 새의 마음도 그러할까. 우리 부모님은 어땠을까. 잠시 생각에 빠진다.
괜히 코끝이 시큰한 이 감정을 이렇게나 유쾌하게 그릴 수 있다니! 솔직히 보는 내내 진짜 재밌다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그림책이이었다. 미묘한 심리가 작은 점까지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아이들도 재밌게 봤지만, 이건 수면독립에 분리불안을 겪었던 엄마라면, '앜 !! 내 얘긴데!' '맞아맞아' 하면서 푹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또 다른 의미로 공감하게 되며,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아이가 독립 전이라면, 혹은 독립을 겪는 엄마라면 유쾌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그런 시기를 겪는 엄마에게 쥐여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