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읽지 않아도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사실 내용이 기억이 나진 않는다. 너무 오래전 그저 필독서라는 강요로 읽게되었을 뿐. 실제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그럼에도 모리교수의 '미발표 유작'이란 말에 끌린 듯이 손이 갔다. 난 그 때 어떤 느낌을 받았기에 홀린 듯 손을 뻗었을까? 아직도 의문은 풀리지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며 분명이 무언가 있었겠구나 짐작할 뿐이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 뒤 집의 책상 서랍에 박혀 있던 원고를 발견한 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벅차고, 그립고, 오만가지 감정이 스쳤을 것은 확실하다. 모리 슈워츠의 아들 롭 슈워츠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였을까 괜히 애틋해졌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으려고 애쓰며 학구적이고 철학적인 동시에 현실적이고 허세 없는 사랑스러운 특징 모두가 잘 어우러졌길 바라며 세상에 내놓은 롭 슈워츠는 지금 후련할까? 긴장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마지막까지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모리 교수의 노인기에 대한 성찰과 비판 그리고 조언은 굉장히 솔직하고 담백하며 다정하다. '자신에 대해 솔직하려는 노력은 늘 진땀나는 일이다'라면서도 참으로 꿋꿋히 해오셨구나 하는 것이 곳곳에 느껴진다.
그가 말하는 '노년기'는 이질적인 것들을 조율하려고 애쓰는 시기라고 한다. 이 문장이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또 "노화를 겪으며 내가 알고 있던 내 모습에 맞추려고 나도 모르게 애쓴다. 작은 변화도 알아채고 간극을 메우려 한다. 되돌아보고서야 내가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작은 변화와 그 변화를 깨닫는 시점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 42P 는 문장을 보며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노인기에 접어든다면, 그것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하는 성장기가 아닐까 하고.
모리교수의 심해같은 묵직한 통찰을 통해 나는 나의 미래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지금 노인기에 접어든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겪는 솔직한 감정을 나는 죽을때까지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언제나 '괜찮다'고 하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