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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
홀거 담베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4월
평점 :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 읽고
못하는데 짜증 안 나, 웃기네. 포기보다 오기가 생기고, 화나기는커녕 재밌다. 수포자였던 내가 수학을 즐기고 있다. 물론 몇 년 전만에도 상상도 못할 일이나. 수학의 'ㅅ'도 싫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돌아보면,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대단한 건 아니다. 고작 초등학교 1학년 수학일 뿐이었다. 근데 이게 날 변화시켰다. 수와 숫자가 다르고, 0이 탄생한 이유를 알게 되고, 1+2가 왜 참인지 생각하면서 내가 잘못 배웠다는 진실과 수학이 굉장히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니, 수학은 좀처럼 놓을 수 없는 학문이 되었다. 왜 그토록 '국영수'했는지 이제 알았다. 진즉에 이것을 깨달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쨌거나 스스로 배워야 할 이유가 생기니 좀처럼 어려움에 거침이 없다. 짜증보다 호승심이 생기고, 포기하지 않고 여유 있게 접근한다. 기한 내 점수를 내야 하는 학생들과는 다른 처지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공부하는 아이들도 이런 계기가 있다면 참 좋으련만. 우리 때랑은 다르길 괜한 걱정이길 바라본다.
솔직히 아직 한문제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아니, 틀렸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준비운동부터 이 모양이니, 실망할 만도 하건만 '아! 답지 보지 말걸'하는 생각이 더 먼저든다. (답을 봤으니 틀린 걸 알았겠지?)
물론, 안 풀고 본건 아니다. 그래서 웃프다. 그럼에도 즐겁다. 100가지 문제 중 얼마나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죽는 날까지 다 풀지 못하거나 우리 아이 혹은 신랑 더 적절한 사람이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 괜한 생각이 걱정에 꼬리를 무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는 에너지가 확실히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건 알겠다. 이런 문제 어디 더 없나 찾을 필요도 없다. 아직은 충분하다. 대신 100문제가 부족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본다.
<인디캣님을 통해 생각의 집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