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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맨 ㅣ 웅진 우리그림책 118
하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5월
평점 :

신박한 영웅서사다. 수박맨이라니, 바닥에 부딪히기만 해도 깨어질 것 같은데,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어마한 활약을 한다. 홀로 외롭게 깨어났지만, 누군가를 도울 줄 아는 그는 나는 나야! 라며 깊은 고뇌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도 않는다. 그 속이야 다 알길이 있겠냐만은. 어쨌거나 유쾌하고 매력적인 수박맨은 파라오시절부터 거슬러온다. 실제 그때의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니, 역사가 어마어마하다. 영웅이라 불릴만 하군. 수긍을 한다.
수박맨의 활약 곁에 깨알같은 오리캐릭터들은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데, 웃긴다. 파리떼도 재밌고. 전체적으로 유쾌한 작품으로 한여름에 아이들과 재밌게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수박의 역사를 알고 나면 더 재밌다. 거기에 작가님이 들려주는 진짜 수박맨의 탄생비화를 들으면 더더욱이 재밌다.
요즘은 영웅이 드물다 못해 희박한 시대다. 난세에는 영웅이 난다는데, 우리는 언제쯤 영웅을 마주하게 될까? 이젠 나올 영웅의 씨앗이 다 말라버린 것일까? 어쩌면 우주로 떠나버린 수박맨이 돌아올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대가없이 누군가를 도울 줄 알고, 능력을 선하게 쓸 줄 아는 그리고도 떠날자리를 아는 그런 영웅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할만큼 했으니 말이다. 수박맨은 보모가 아니라단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하긴 잘해주면 감사가 아니라 권리인줄 아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면 박수칠때 떠나는게 속편할지도 모르겠다.
여름이다. 뜨거운. 36도를 육박하는 뜨거움이 부담스럽다. 어릴적에 비해 10도는 오른 것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해 고개를 들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히 고마운 '수박맨'이 있어 오늘을 버틴다. 진짜 더워 쩌죽는 날 재밌게 볼만한 그림책으로 추천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