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스승입니다
현유 지음 / 계백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호흡법 종류만해도 무지하게 많다. 얼핏보면 모두 비슷하기도 하고 내용 또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그저 이름만 조금씩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도 다른 호흡법을 다룬 서적들의 내용과 큰 차이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선호흡법이란 옛부터 구전내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전해져 온 조식호흡법에 근간을 두고 있다. 단지 차이점을 있다면 자세에 대해 정확성을 요구하는 것과, 호흡보다도 단전의 의식집중에 더 주안점을 둔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심지어 초반에는 어느정도 호흡을 무시하고 수련하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호흡법에 대한 실제적 내용은 초반에 얼마 안된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쉽게 수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련방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간에 샛길로 빠지거나 지루해서 포기하기도 쉽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책의 대부분은 선호흡법에 대한 부가적인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이런 수련을 하면서 한번씩 듣게 되는 신선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호흡수련에 대한 문답, 체험기, 수련을 통해 육체에 나타나는 변화와 초자연적인 현상, 의학적 효과 등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선호흡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가지 독특한 것은 신기(神氣)에 대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이런류의 수련서나 도장에서는 신기를 수련의 상승경지로 취급하는 곳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신기 또한 잘못된 수련폐해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즉 신기란 정,기,신 중 신쪽에 치중이 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 또한 마땅히 고쳐할 병폐로서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은 다른 서적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부분으로 저자의 사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하나, 마음을 사로잡은 내용은 자연그대로, 있는그대로 수련을 하라는 내용이다. 인위적인 동작들로 구성된 수련법보다는 차라리 의식을 한 곳에 집중해서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 휠씬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타요가나 순수 전통무술같이 인체의 자연스러운 기의 흐름에 의존해 만들어진 수련동작은 선호흡법과 병행해도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문득 우리도 이 책의 글처럼 있는그대로, 자연그대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이 각박하고 빠듯한 생활 속에서 자연그대로 생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만이라도 마음에 담아 두고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다면 이것이야 말로 생활 속의 작은 여유를 느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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