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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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이 역설을 들려준 때는 기원전 5세기였고, 그 이후 19세기가 되기까지 아킬레스는 무려 2300여년을 거북이 등만 보며 달려야 했다.
                                                                   (책 본문 중에서)

 

분명 내 기억엔 거북이와 아킬레스가 아니라 거북이와 토끼였다. 토끼가 거북이 있는 곳에 도달하면 거북이는 조금 앞서 가고, 토끼가 다시 거북이 있는 자리로 쫓아가면 거북이는 그 시간 동안 다시 조금 앞서 가고. 그러니까 학창 시절 선생님이 들려주셨던 제논의 역설 주인공들을 얘기하는 중이다. 제논의 이야기가 그리스에서 우리나라, 특히 내가 다니던 특정 학교로 넘어 오면서 아킬레스는 바다를 건너오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선생님이 토끼에 익숙한 못난 학생들을 위해서 손수 아킬레스를 내다 버리셨든지. 뭐 어쨌든 이 책을 읽다 보면 뜻하지 않게 저런 식으로 자꾸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아, 그 때 분명 들었던 얘기였는데!' 또는 '저 사람이 저런 수학적 발견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수업 시간에 개고생을 하진 않았을 텐데.'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나 같은 사람만 있었다면 아킬레스는 아직도 거북이 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겠구나...

영상 언어를 책으로 옮겨놓은 탓에 참 간결하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아니지, 눈에 쏙쏙 들어온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수업시간에 졸았다 할지라도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문명도 대다수가 익숙한 편이다. 그러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수학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조금은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수학에 바쳤던 이들에게 아주 많이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세상을 열망하는 진취적 인간은 못되더라도 인류의 손에 쥐어진 도구를 탓하는 못난 놈이 되어선 안 되겠기에 말이다.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의 말처럼 , 우리는 그렇게 더 높은 어깨를 딛고서 또 다른 세상을 열망할 것이다.

                                                                (책 본문 중에서)

 

참고로 책으로 출판되면서 첨부된 부록은 앞선 내용과 달리 진짜 책이다... 무슨 의미인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 듯. 한 가지만 더. 테블릿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으로 <문명과 수학> 전자책 버전(PDF 파일)을 읽는 건 상당히 불편했다. 아마 PDF파일이라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분량이 많았으면 감사고 뭐고 중간에 다 때려치웠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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