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읽기의 자유 - 상상력으로 읽는 종교, 종교로 상상하는 문화
박규태 외 지음 / 청년사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신앙 서적은 아니지만 종교에 관한 책이다. 신앙 서적은 몇 권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생각이 은연중에 적용된 탓 인지 처음엔 적응이 잘 되지 못 하고 생소했다.

여러 명의 필자가 공동 집필을 하였고 각 필자가 작성한 30 여편의 칼럼이 3 장으로 나뉘어 수록되 있다. 종교의 특수성때문인지 칼럼은 확실한 결론이 별로 없었고 사회의 핫 이슈를 다루었음에도 뜨뜻 미지근하게 어중간한 결론을 내린 경우가 많았다. 이런 점들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성격상 가타부타가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초반에는 종교의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나름대로 필자는 친절하게 알려주려 하지만 기원전 이전의 고대 종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 보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 뜬 구름 잡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중반 이 후 부터는 친숙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개고기, 낙태, 마녀 등 등.) 읽기는 수월해지고 약간의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런 문제들에 대해 흥미 위주로 글을 쓰고 있지 않으며 종교라는 학문적 관점에서 냉정히 객관적으로 쓰고 있는 터라 무언가 김이 빠진 듯 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희자된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노출된 경험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듣기에도 생소한 고대의 종교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부족하다. 고대에 등장했던 신이나 생소한 개념이 제시 되는데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이 없어 이야기의 요지를 파악하기 어렵고 필자가 어떤 식으로 이것과 이슈를 연결시키고 있는지 추적하기 어렵다.

글에서 종종 한 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적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다른 책에서 못 보았고 일상 생활에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어 오랜만에 국어사전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어휘력을 늘릴수는 있었지만 단어들이 생소한 감이 있어 실제로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 듯 하다.

사회의 이슈들에 대해 신앙과 믿음이라는 관점이 아닌 종교학적인 견해를 듣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단편적인 이해가 아쉽기는 하지만 나중엔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게 되진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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