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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 - 스포츠 캐스터 정우영의 맛있는 야구장 다이어리
정우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정우영씨는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중계를 하는 캐스터다. 이 책은 그가 중계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야구에 대한 얘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면 캐스터들은 상당히 배고파진다. 그래서인지 먹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여러 야구장을 다니기에 야구장이 있는 도시의 맛집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맛집에 대한 설명은 좋다. 식당 명칭이 나와 있고 직접 음식먹은 소감이 잘 나와있다. 맛집을 찾아 다니며 먹는 편은 아니지만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 맛객들에겐 좋은 정보가 될 성 싶다.
초반부에 간단히 캐스터의 시간대별 스케줄이 나와있다. 방송 쪽 일이라 야구 경기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의 직장인과는 다른 패턴이다. 틈틈이 운동해 가며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해야지 하면서 못하는게 운동이다. 마음엔 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 습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새벽 01:00에 출근하는 날에도 12:00 에 일어나 스쿼트가 팔굽혀 펴기를 통해 땀을 쏟고 출근한다. 그 전에는 꾸준히 조깅을 했는데 무릎이 안좋아져서 운동을 바꿨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배우고 싶다.
한가지 더 인상적인 대목은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1년에 5건 정도씩 새로운 표현을 찾는 계획이다. 홈런이 나왔을 때 '확인할 필요 없다' 라든가 안타성 타구에 '건너간다'라는 표현은 저자가 직접 생각해 낸 것이라 한다. 무리하지 않으며 참신한 단어를 찾으려는 꾸준함이 보기 좋았다.
야구에 대한 얘기가 적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청주구장이 왜 '쿠어스필드'로 불리는지. 부산 사직구장이 다른 구장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등 몇몇 구장의 특성에 관한 얘기가 실려있지만 너무 적다. 야구에 관해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싶은데 사실 너무 빈약하다.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나 위에서 설명했듯 맛집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산만한 구성에 관해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이런 책을 쓰겠다는 컨셉을 가지고 쓰여진 책은 아니다. 저자가 과거에 써 두었던 여러 글들을 조금씩 수정하고 편집해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구성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목차를 보았을 때 전국의 거점 지명들만 죽 나열돼 있어 무슨 얘긴가 싶었다. 앞에서 얘기 했듯 정우영 캐스터에게 개인적인 관심이 있거나 스포츠 캐스터에 관한 직업적인 호기심, 맛집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