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자 유재석 - 방송작가가 쓴 국민 MC 유재석 이야기
김영주 지음 / 이지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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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책장에 꽂아 두었더니, 오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한다. '이런 책도 있어요?'.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유재석에 대한 책이 나왔어요?'가 맞는 질문이 아닐까?  국민 MC라는 칭호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고, 방송 3사를 점령하고 있는 개그맨이 유재석이다.  <서세원 쇼>를 통해서 '꿇어!'를 외쳤던 바짝 마르고 카메라 공포증때문에 떨면서 이야기하던 개그맨이 십여년 사이에 함께하는 게스트를 띄어주고 프로를 띄어주는 타고난 MC라는 칭호를 듣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유느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고, 하는 행동마다 뻥뻥 터트리는 남자, 이러니 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나온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유재석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유재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지금 방송작가 김영주가 유재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일인자 유재석』을 말이다.

 

 

 

 개그맨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 주말저녁엔 아이들과 함께 개콘을 보면서 개그맨들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깔깔거린다.  개콘에 나오는 개그맨들만을 보는건 아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굉장히 좋아한다.  인터넷으로 해피투게더도 즐겨본다.  큰 아이가 즐겨보는 이 프로들의 메인 MC는 유재석이다.  강호동과 투톱을 달리다, 얼마전 강호동이 잠시 쉬고 있는 동안 유재석을 명실상부한 국민MC가 되었다.  사람들은 웃음을 주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개그맨들의 성향만을 보자면 이경규의 웃음이 다르고 신동엽의 웃음이 다르다.  물론 강호동의 웃음과 김제동의 웃음도 다르다.  유재석 역시 다르다.  1991년에 데뷔, 전반기 10년은 존재감이 없다가 후반기 10년 폭발하기 시작하여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유머남, 국민 개그맨이 된 이 남자, 유재석. 안티가 없기로 유명한 이 남자, 유재석이 궁금하다.

 

 유재석은 기본적으로 개그맨으로서 어느 것 하나 특출난 것이 없는 인물이다.  얼굴이 옥동자도 아니고, 이휘재는 더더욱 아닌 인물, 몸이 이승윤처럼 좋은것도 아니고, 몸 개그를 김병만 처럼 하지도 못한다. 말을 신동엽처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말투가 김국진처럼 구수하지도 않다.  이렇게 놓고 보자면 그는 어느 것 하나 잘 하는게 없다.  방송대뷔전 대뷔만 하면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으리라 호언장담을 했지만, 깅용만, 양원경, 남희석, 박수홍, 김국진, 김수용등의 동기들이 날라 다닐 때, 그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졌다.  그러던 그가 보여지기 시작한것이 7년차 무명개그맨을 지나 김숙과 함께한 '남편은 베짱이'였다.  어렴풋하게 기억되는 백수 남편의 이야기. 이제야 유재석이 꿈틀거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도 하지 않을것 같은 스타들 속의 무명의 MC, MBC 동거동락을 시작으로 유재석은 게스트들을 관찰하고 게스트들을 띠우기 위해 자신은 철저히 망가진다.  그리고 지금 그시간들을 거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MC가 되었다.

 

  도대체 유재석은 방송을 어떻게 했기에 누구나 인정하는 예능의 1인자가 된 것일까? 어떤 깨달음을 얻고, 어떻게 수련을 했기에 예능의 최강자가 된 것일까?  유재석이 오랜 세월 무명을 거치며 체득한 것들을 김영주 작가는 '유재석, 예능의 정석'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를 했다. 무술의 고수가 되기위해 청소 3년, 밥 짓기 3년을 하듯이, 유재석 같은 예능의 고수가 되기 위해 방송 작가 김영주가 말하는 다른 개그맨들과 유재석이 다른 것. 그의 7가지 습관은 이렇다.  1장은 열심히 하길 바라. 2장은 부지런히 공부하길 바라. 3장은 자신을 낮추길 바라. 4장은 배려하길 바라. 5장은 남을 돋보이게 하길 바라. 6장은 희생하길 바라. 7장은 게이머가 되길 바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유재석이라는 인물 한사람만 두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지만,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인물이기에 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그를 따르고 싶고, 그를 닮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테니 말이다.

 

  자신보다 남을 돋보이게 하여 결국 프로그램 전체에 도움을 주는 MC, 유재석. <무한도전>의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가 있고, <해피투게더>에서는 박미선이 그렇다.  <런닝맨>은 예능 초보 이광수, 송지효, 개리가 유재석을 통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박명수를 보면 유재석과 함께 할 때와 혼자 있을 때가 차이 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남에게 확실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것.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느님'이라는 칭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어지는 유재석.  어느 프로에서 그가 이야기했다.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갈 수 없는게 미안하다고.  그만큼 그는 바쁘다. 일주일에 그가 나오는 프로만도 한두개가 아닌데다, 모든 프로에 메인 자리에 있기때문에 건성으로 할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다는 유재석, 그의 인터뷰 기사를 참조해서 썼다고 해도 그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이 책이 나오면서 정작 유재석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책이 나왔는데, 그는 모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다.  그의 인터뷰 기사와 TV에 나온 말 몇자 적는다.

 

"우리는 편법을 이용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p.147)

"예전에는 나 혼자 재미있으면 되고, 내가 재미있으면 만족했다.  그런데 요즘은 나보다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주변 분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예전보다 더 피곤하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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