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2 : 세계편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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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을 읽고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읽어야만 하는 책들은 쌓여있는데,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책에 손이 가고 있는것을 발견하고는 그냥 읽어내리기로 했다. 몇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보다는 요렇게 책무게가 느껴지는 책으로 손이 가는것을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으니 무시해야지 무시해야지 하면서도 힘이든다.  물론, 이책이 내 책장에 꽂혀있었던것은 거의 1년이 되어가지만 말이다.  그동안 어떻게 읽지 않고 꽂아두고만 있었을까?  이런책들이 한두권이 아니지만, 지금은 읽기 잘했다는 생각뿐이다.  잡생각 다 떨치고, 추억도 그리면서 읽을 수 있다는건 책이 있어 행복한 사람들에 특권이 아닐까 싶다.

 

 

 

  2권부터는 완벽하게 세계편이다.  1권에선 세계편을 이야기한다고는 해도 국내에서 벌어졌던 일이었던 반면, 2권은 윌리엄스 신부의 초청을 받아 박신부, 현암군, 승희, 준후가 영국으로 가서 벌어지는 일이니 스케일이 다르게 다가온다.  이들과 함께 하는 인물은 당연하지만 10개국어에 능통한 연희양.  '퇴마'를 하기위한 조건은 '귀신'이다.  이번엔 어떤 영들이 나타나서, 이들과 대치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다.  '왕은 아발론 섬에 잠들고'는 누구에 이야기일까?  윌리엄스 신부에 초청으로 처음 발을 디딘곳은 영국이다.  '희망이여, 빛이여, 아득한 하늘이여~ 나의 백마가 울부짖는다'로 시작하는 '원탁의 기사'주제가를 아시는지 모르겠다.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왕이 아닌 영국의 왕은 '사자왕 리처드'가 아닌 '아더왕'이 먼저 떠오른다.  어디에 있는지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아발론 섬에 잘들어 있는 왕은 아더왕이다. 물론 아더왕이 실존인물인지 여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린시절읽은 만화에 영향인지 나는 '아더왕'이 가장 먼저 떠올라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아더'왕과 관련된 이야기. 신의가 두터운 아더왕이 영을 소환해내서 영국전역을 공포로 떨게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마력이 짙은 안개속에서 나타나는 유령들은 '아더왕'에 소환명령이란다.  이제 눈치를 챘을 것이다.  1권으로 맞보기 식으로 나오고 있지만, 강력 펀치를 날리고 있는 '블랙서클'.  <퇴마록 세계편>은 퇴마사들과 블랙서클에 대립이다.  아발론 섬에 잠들어 있는 아더를 대신해서 왕령을 내렸고, 왕의 기사들은 왕을 위해 깨어난다는 것이 설정이다.  물론, 퇴마사들이 이긴다.  아직 퇴마록이 끝이날려면 멀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길.. 두번째 이야기 '그 맑은 가을 하늘빛'.  준후와 연희가 만나게 되는 박물관속 고려청자.  하늘빛을 닮았던 고려청자가 어느날 부터 회색으로 변화고 있단다.  청자안에 깃들여 있던 영이 SOS를 외치고, 청자를 둘러싼 12개의 영들이 그릇을 내놓으라며 밤마다 박물관은 살아서 움직인다.  이런 이야기는 참 많지만, <퇴마록>의 원글은 1990년대 초반에 쓰여진 글이다.  벤 스틸러 주연에<박물관이 살아 있다>가 2006년 작품이니, 이우혁작가에 작품이 훨씬 먼저인 셈이다.

 

 '가장 논리적인 남자'는 무지함에도 논리적이라고 믿는 독일남자에 이야기다.  이 남자가 만나게 된 카프너. 1권에서 여기삐죽 저기삐죽 나오던 카프너가 대놓고 나오고 있는데,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믿지 않는다는 이 남자가 카프너는 믿는단다.  허무맹랑하고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 남자가 카프너가 준 책을 달밤에 읽으면서 악몽이 시작된다.  꿈속에서 만난 동양인들과 금발의 미녀, 그리고 늑대로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 꿈이라고 우길수 있는 이 남자가 신기하기만 하다.  이제 강력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거미에게 주술을 걸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인간이 아닌 사물에게 주술을 거는것이 가능할까?  이제 그런 이야기까지 <퇴마록-세계편>에서는 다루기 시작한다.  엄마거미를 모테로한 프로그램이 서서히 네트워크 세상을 장악해가는 '아라크노이드'.  퇴마사들은 어떻게 네트웨크세상에 있는 악령을 물리칠 수 있을까?  머리를 쓰기 싫다면 현암의 무지막지한 주먹 한방 날리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그냥은 알수 없는 이야기들. 읽어야만 그 맛을 알수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총 누적 판매량 1,000만 부, 전국 서점별 판매 부수 1위, 온라인 연재 조회 수 2억 3천 8백만 번. 이 어마어마한 숫자에 관련된 책이 <퇴마록>이다. 1993년 7월부터 온라인 PC 통신 서비스였던 하이텔에 연재를 했던 이글은 이우혁작가를 명실상부하게 한국 판타지 문학에 1세대로 부르게 만들었다.  <국내편>, <세계편>,<혼세편>, <말세편> 이렇게 열아홉권으로 완간이 되었던 책이 출판사를 옮기면서 조금씩 다듬어져저 나왔고, <퇴마록 외전>은 궁금했던 준후에 학교 생활과 현암군과 승희에 로맨스까지 다루고 있다.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다있을까 싶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퇴마록>이 우리 문학게 끼친 영향력은 대단하다.  심지어 웹툰에서 다루고 있는 퇴마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준후나 현암을 모티브로 한 경우가 허다하다.  작가들은 노코맨트로 일관 하고 있지만, 독자에 입장에서는 준후와 현암이 오버록되고 있으니 <퇴마록>은 한국 판타지의 결정판이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놓은 포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리고 읽으면서 혼자 으쓱한 건. 저 엄청난 조회수에 나도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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