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도 돼?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 한우리 필독서 선정 학교종이 땡땡땡 3
이소 미유키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김정화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있을까?  유아동책들은 곱다.  우리 아이가 어렸을때 함께 읽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고, 이제 태어나 갓 100일이 지난 조카에 모습도 떠올려지는게 유아책이다.  작은아이가 초등학생인데도 난 여전히 이런 책들이 참 좋다.  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집 작은 녀석도 유아동책이 오면 나보다 먼저 반기면서 읽는다. 그리곤 살인미소를 씨익 날린다. 내눈에만 살인미소지만 말이다.  표지만 봐도 장난기 가득한 여우에 얼굴이 보인다.  가면처럼 만든 나뭇잎을 가지고 뛰고 있는 여우와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토끼. 뭘 '봐도 돼?'냐고 묻고 있는걸까? 아니, 누가 누구에게 묻고 있는 걸까?

 

 

 숲 속 친구들은 아침부터 내내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법, 예의 바르게 이야기하는 법, 예의 바르게 식사하는 법등을 배우고 있다. 헤엄을 칠 때도 물을 튀기면 안 되고, 뛰어들면 안 되고, 우아하게, 아름답게, 조용하게 헤엄쳐야 예의 바른 어린이가 될수 있다. 어른들은 토끼가 왜 물에 들어가지 못하는지, 여우는 왜 물에 풍덩 뛰어드는지, 아이들의 속마음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오리의 가르침대로 동작 하나 틀리지 않고 헤엄을 치는 너구리는 좋은 아이이고, 소심한 토끼와 장난꾸러기 여우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로 치부되기 일수다. 
 

 수업도 자기 마음대로이고, 말도 거침없이 하고, 시시때때로  구들을 괴롭히는 여우는 숲 속 마을에서 가장 예의 없는 아이다. 여우의 또 다른 이름은 ‘장난꾸러기 여우 녀석’이다. 모두들 여우가 나타나면 으레 “또 네 녀석이구나.”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여우가 왜 예의가 없고, 왜 자랑하고 뽐내는 아이들을 못 견뎌 하고, 왜 자존심을 건드리면 참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여우에게 자꾸만 졸졸 따라다니는 토끼가 나타났다. “뭘 봐! 왜 귀찮게 따라다녀!” 퉁명스레 쏘아붙이는 여우에게 토끼는 항상 “봐도 돼?”라고 물을 뿐이다. 토끼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이다.

 

 

 "너 왜 따라오는 거야?" " 으응. 그러니까. 여우 네가 멋있어서..." 소심한 토끼에 눈에 여우는 너무나 멋있는 아이다. 언제부턴가 공주 같은 맑은 눈으로 빙긋 웃는 토끼가 여우는 낯설지만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오지 마. 귀찮아 죽겠어" 라고 말하지만 여우는 어느새 토끼를 기다리고 토끼가 없으면 외롭다.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아이는 어느새 서로의 마음을 “보기” 시작하고, “보여 주기” 시작한다. 여우는 당당하고 솔직한 행동으로 토끼가 드러내지 못하는 마음을 읽어 주고, 토끼는 맑고 큰 눈으로 여우의 다친 마음을 보듬으며, 친구가 되어 간다.  말썽쟁이 여우와 부끄럼쟁이 토끼가 서로에 마음을 두드리는 용기있는 질문, "네 마음을 봐도 돼?"

 


 

"난 외로워서 친구들을 괴롭힌 거야." " 난 부끄러워서 친구들을 보기만 했어."  아이들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에 마음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참 고운 책, <봐도 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