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1
권남기 지음 / 도모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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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근처에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카페가 있다.  커피값이 비싼편이지만 가끔 가는 이유는 그곳에서 손으로 내려주는 '오늘의 커피'맛이 좋기 때문이다.  케냐 더블 A가 오늘의 커피였던 그날, 카운터에 '매니지먼트'가 비닐에 쌓인 채 놓여있었다.  어디서 봤더라?  얼마전에 '굿윌스토어'라는 장애인 자립단체에 갔다가 그곳에서 득템한 책이 '매니지먼트'였다.  올 초에 나온 책이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책이 카페 카운터에 비닐 포장이 되어있는 상태로 판매를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책은 대부분 비닐로 래핑되어 있지 않다.  래핑되어 있는 책들은 속의 내용물을 보여줄수 없는 책이거나, 19금의 책이다.  '굿윌스토어'에서 득템했다고 좋아했던 책이 19금 책이라는 것을 그떄야 알았다.  그러고도 읽기까기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두권을 몇시간 만에 다 읽어 버렸다.

 

 

 대한민국 탑 여배우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그랜드 볼룸. 프롤로그의 시작은 <오유경 기자 회견장>이라고 씌여진 그랜드 볼룸에 모여든 사람들과 데뷔 2년만에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오유경의 거치에 대한 문제를 논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향후 어디로 갈것인지? 선 분홍빛 드래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자타가 인정하는 '스타'였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러분은... 저의 모든 것을 보셨습니다." " 그동안 사랑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p.10)  한순간의 망설임이나 흐트러짐도 없이 유경은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 겨냥한체, 방아쇠를 당겼다.  탑 여배우의 얼굴위로 미친듯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있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갓 스무 살이 넘은 탑 가수 겸 여배우가 기자회견 장에서 자살을 했다.  이제 그녀의 이야기, 그녀의 매니지먼트의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싹수’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탄생 시킨 가수, 루비를 거대 매니지먼트사인 ‘빅 스타’에게 뺏기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고급 술집, ‘비너스’를 찾은 강석환.  그에 눈에 유경이 들어왔다.  스트립댄서로 살아온 엄마가 싫어, 스타가 되고 싶어서 서울로 온 유경. 그녀가 찾을 수 있는 길은 편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엄마를 닮아 예쁘장한 그녀가 찾은것은 고급 술집 '비너스'였고, 그곳에서 강석환을 만난것은 그녀에 인생을 바꿔놓았다.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 선환역시 유경을 만나고 바꾸기 시작한다.  루비가 '빅스타'에 최창수에게 간 후, 석환은 매니지먼트를 닫을 생각을 했다.  파파라치 영섭의 원이 아니었으면 '비너스'를 찾을 일도 없었을 것이었다.

 

 평범함속에 비범함을 발견해내는 사람. 석환은 그런 사람이었다.  유정은 그에게 또 다른 '루비'로 다가왔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희망이 생기고, 유경을 스타로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유경을 만나는 순간부터 석환이 눈이 다시 빛나기 시작한다.  유경이 눈에 석환은 그녀가 선택한 남자였다. 믿음직스러웠고, 그녀의 꿈을 이뤄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2년이다. 2년 후 네가 스타가 되어 있으면 이 조건으로 계약을 한다. 단, 2년 후 스타가 되지 못했을 경우 언제라도 날 떠나도 좋다."(p.101) 어떤 기획사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계약은 이렇게 이루어 졌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아침 5시 기상, 7시까지 아침운동, 9시까지 학원 수업, 6개원은 노래및 연기 훈련, 3개월은 음반 취입과 뮤직비디오 작업, 물밑작업, 3개월은 홍보 기간, 일년 안에 앨범 발표 끝내고 다음 일 년 동안 유경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것이 '싹수' 매니지먼트사의 목표가 되어 24시간을 그들은 함께 하기 시작한다.  천재 작곡가 니키가 유경의 작곡가로 참여하면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져가고, A.G.ANGEL로 음반을 발표한 유경의 첫무대가 펼쳐진다.  1권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이야기는 평범한 것 처럼 보인다. 픽션으로 만들어진 끔찍한 이야기들을 들쳐내지 않으면 말이다. 증권가 찌라시나 카더라 통신은 여배우와 매니저, 기획사와 스타와의 관계를 심심찮게 흘려주고 있고, 작년에 인터넷을 뜨겁게 만들었던 한 여배우의 자살과 그녀가 썼다는 로비리스트들에 대한 파일은 연일 신문과 인터넷을 장식했었다.  이 책이 그녀의 이야기를 하는것인지, 어쩌다 일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연예계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언론을 통해 결과만을 듣기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지만, 100%믿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빅스타'로 영입되어 간 '루비'.  2집 앨범이 실패를 맛보면서 빅스타의 최창수는 루비를 '밀실'로 불러 들이기 시작한다. 석환에게선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대우를 루비는 '밀실'이라는 장소를 통해서 끝이 어딘지도 모르게 떨어지지만, 3집 앨범에 대한 유혹은 그녀를 함구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 '밀실'만이 아니다.  고파파라 불리는 파파라치 영섭의 사진들은 연예계의 비밀을 들추어내고, 석환은 사진들을 이용해 유경을 등단시키기 시작한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치밀하고 집요하다고 김원범 PD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바람의 파이터>의 정용일 PD는 '이 소설은 픽션이다. 픽션일 것이다. 픽션이어야만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알 수 없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집여하게 작가는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이 책의 부제가 <진실은 사라지고 소문만이 유령처럼 남는 곳>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화면과 무대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그들이 겪어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을 보게 된다. 스타를 만들어내기도, 그 스타를 성로비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는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에서 시작한 이야기, 유경과 석환, 그리고 루비와 최창수. 나는 진실은 모른다. 아니, 알수가 없다.  하지만 예쁜 얼굴의 여배우의 모습을 갈기 갈기 찢어놓은 유리 파편같은 책의 표지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모습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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