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씨 NEW EQ의 천재들 11
로저 하그리브스 지음, 박인용 옮김.감수 / 나비북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큰 시에서 가장 넓고 가장 긴 정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큰 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가장 큰 저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큰 시에서 가장 큰 부자인데, 아니,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큰 부자인데, 이젠 아주 많은 친구가 생겼습니다.

 

 

 반복적인 문구가 계속해서 사용되어 지면서, 노래처럼 이어지는 책이 한권 있다.  이 책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작은 녀석이 도서관에서 <거만씨>를 또 빌려왔다.  아니, 이런 아이책을.  웃음도 나오지 않아하고 있다가, 또 깔깔 거리는 작은 아이를 보면서 저 녀석은 이 책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거만씨의 손가락이 네 개인 것을 찾아내고, 안경밑에 그려진 물결모양이 주름인지, 눈물인지, 아니면 거만씨의 거만함을 표시하는 안경인지는 내겐 별 관심이 없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거만씨를 보면서 거만씨의 사소한 것까지 찾아내고 있다. 

 

 거만씨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의 색이 화려하다.  요정, 요정보초, 왕과 거리에서 만난 신사까지.   거만씨만 일러스트로 표시하고 다른 이들은 실사로 표시 한 거라고 느꼈는데, 아이들은 벌써 그들 역시 손가락이 네 개인 요정들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화려함속에 숨은 그림 찾기.

 

 너무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고, 이 시리즈가 60권인가 나왔다고 하던데, 내겐 그리 예쁘거나 사랑스러운 책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아이에게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관우가 이 책을 빌려오는 이유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짧아서 빌려오는게 아닌가 싶다.  빨리 빨리 읽고 도서록에 책제목을 적을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읽으면서 깔깔 거리는걸 보면 그것도 아닌것 같다.  <EQ의 천재들>이라고 되어있는 이 책을 어찌나 많이 빌려오는지,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거의 알고 있는 듯 하다.

 

 작은 아이가 읽고는 내게 서평을 강요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덕분에 근 5-6년만에 <EQ의 천재들>을 다시 떠올려본 것 같다.  이 예쁜 색감도, 반복적인 운율도, 우스운 내용도. 딱 봐도 이름을 알수 있을 것 같은 일러스트도 말이다.  그리고 발간사에서 이야기하던 <우리 나라 어린이들도 웃고 웃고 웃으며 읽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쓰여있는 문구를 다시 한번 본다.  관우덕분에 잊고 있던 책을 이렇게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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