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빈손 조선 최고의 무역왕이 되다 신나는 노빈손 한국사 시리즈 5
김경주 지음,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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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참 행복한 엄마구나!' 책을 들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노빈손 시리즈 중에 한권을 읽은적이 있었다.  읽으면서 재밌네라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작은 아이가 그 기억을 하고 있어나 보다.  엄마 좋아하는 책이라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게 아닌가?  작은 아이는 이렇게 책 한권으로 나를 감동시킨다.  너무 헐은 책은 읽기 싫다고 했던 말도 기억하고는 도서관 책 치고는 굉장히 깨끗한 책을 빌려왔다.  아.. 책을 읽기도 전에 행복하다.

 

 

 아이들 책을 통해서 역사를 만나고 있다. 근간에 홍경래의 난에 대한 책을 읽었었는데, 그 속에 나왔던 인물이 순조를 비롯해, 임상옥, 김삿갓등의 인물이었다.  물론, 홍경래를 만나기 전에 '상도'라는 굉장히 유명한 최인호작가의 글을 읽었던 터라 임상옥을 통해서 홍경래를 만나기도 했었다.  잊고 있었던 기억의 단편들이 하나 둘씩 짜 맞추어 져서 하나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채워가고 있을 때, 정말 내 기억이 되려는 듯이 노빈손 시리즈가 내게 왔는데, 최고의 무역왕이란다.

 

 조선 최고의 무역왕 하면 가장 먼저 누가 떠오를까?  거상하면 드라마 영향으로 김만덕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일련의 책들 덕분에 내 머리를 처음 스치고 가는 인물은 임상옥이었다.  인중직이형 재상평여수(人重直以衡 材常平如水)와 솥정(鼎)자가 동시에 떠오르는 인물.  사실 솥정은 소설 속 내용인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  홍경래와 임상옥의 만남에서 나왔던 '상도'속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내게 임상옥은 그렇게 다가온다.  어느한 곳 치우침 없어 상도를 행했던 인물로 말이다. 홍경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을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리저리 여러 역사적인 사건이 있는 곳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들어가있는 노빈손이 이번엔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조선, 그것도 의주로 들어가 버렸다.  그 게임의 이름이 '상도'였고, 플래이어 닉네임이 '임대인'이었으니 누군지 대충 감이 온다.  아이 책이니까 말이다.  여차저차 의주땅에 떨어진 빈손이가 만난 친구, 발품이. 무지하게 잘 돌아다녀서 발품이란다.  발품이가 누군가 하면 임상옥의 심복이자 전작 심마니.  주인공이 나오면 반드시 악당이 완벽하게 나와야 아이들 책이다.  임상옥을 시시콜콜 못살게 구는 한대박.  만상을 상대로 중개무역을 하는 개성상인이다.  인삼 무역권을 얻기 위해 임상옥을 제거해야 한다.

 

 이야기느 내가 알고 있는 임상옥과 별반 다르지 않다.  드라마에선 거의 클라이막스 격이었던 인삼을 불에 태워 죽으려하면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옥에 갇혀 아무것도 못할때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나온다.  그럼, 이책은 뭐가 다를까?  어른이 읽는 소설이 아니다. 이책은 <한국사 시리즈>중 한권이다.  한국사를 이야기해주기 위해서 꽨 노력을 하고 있는 책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툭툭 '조선시대의 주막의 모습','지방의 시장', '부력의 원리', '만상의 또다른 모습'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를 슬쩍 슬쩍 끼어놓고 있다.  사실, 이런 내용을 읽지 않아도 큰 불편없이 책이 읽혀진다.  분명 우리 아이는 이런 내용은 읽지도 않을것 같다.  나만 읽는다.  그덕분에 아이한테 아느체 하는데는 짱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보이는 것은 다르다.  읽는 것도 다르다.  아이가 읽는 것과 내가 읽는 것이 다르다.  동일한 책을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때 읽었을때의 느낌이 다른것 처럼 말이다.  내 눈에는 이야기보다 지식 습득이 더 재미있게 다가오고, 아이한테는 임상옥이 아닌 노빈손의 모험만 다가오지만, 아이와 하는 동일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또 모르지 않는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처럼 그렇게 큰 텀이 아닌 시간에 다른 책으로 스치듯 임상옥을 만나고, 그 이야기가 아이의 머릿속에 남아있던 이야기를 꺼내게 될지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상도는 사람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날이 빨리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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