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 - 김영아의 독서치유 에세이
김영아 / 삼인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남에 아픔에 눈물을 흘릴수 있어야 사람이다.  그래야만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다.  아픈 영혼.  영혼이 아프다는건 몸의 아픔과는 분명히 다른것이다.  신체적 아픔은 드러나기에 관심을 기울일수 있지만, 영혼의 아픔은 어떻게 치유해야할까? 독서치료사라는 직업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 책을 통해서 독서 치료사 김영아님을 만났다.

 

세상을 살면서 내 영혼은 그리 아팠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심하게 아플때마다 내 곁엔 내 아픔을 흡수해 주는 부모님이 계셨고, 하나님이 계셨으니 말이다.  그런데, 영혼의 아픔을 보듬어 줄 부무님도, 자녀도, 하나님도 만나지 못한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난 몰랐다.  이렇게 아파하는 사람이 많은지... 가슴 속 깊은 슬픔이, 어린시절의 영혼의 부식이 삶을 통채로 흔들어 놓는다는 사실을..

 



김영아님은 8주간의 독서치료교실을 하신다고 한다.  한주 한주 책한권을 읽고, 그 책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독서속에 상담심리학을 접목을 시킨것이다.  수많은 영혼들 중에서 이 책은 그녀가 만난 너무나 아픈 영혼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독서치유과정을 찾는 사람들은 성별과 연령이 다양하기 때문에 닉네임을 붙여서 서로를 알아간다고 한다.  그래야 편하게 서로를 알아갈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드물고, 1-2회차의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신뢰함으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고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자신을 의지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영혼들도 있다. 그들을 드롭아웃이라고 한단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블루노트를 읽을 수 없었다는 소금인형은 책 속에서 어린시절의 유기불안을 발견하고, 신경숙의 <외딴방>속 오빠를 보면서 자신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바다가 있고,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시어머니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달빛도 있다.  <유진과 유진>을 읽으면서 어린시절 버린 아이를 떠울리고 괴로워하는 민들레.  같은책 <유진과 유진>을 읽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울지 못하는 남자들 달팽이와 솔바람도 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자신을 발견하는 선생님, 장미.  기차소리에 분노를 일으키면서, 철도청에 근무하는 올빼미.  일기를 아버지께 헌사한 물보라.  <죄와 벌>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가는 나비, 이들은 책을 통해서 스스로에 내면속으로 들어간다.  아픈 영혼에 약을 발라주듯이 말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많은 사람,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 그러나 스스로 어렴풋이나마 자기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든 풀어보고 싶은 사람이 이런 심리 치료를 선택하게 된다고 한다.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 자체가 자아확립의 욕망을 해소하고자 하는 용기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용기 내어 발을 들여놓은 뒤로는 다시 바로 소극적이 된단다. 그리고는 기다린단다. 나를 좀 치료해 달라고...  하지만, 이 치료라는 것이 손을 내밀고 약을 발랐다고 다 낫는것은 아니다.  스스로 먼저 확신을 가져야 하고 이해하지만, 감정은 아직 모르기때문이다. 자기가 속상하고 화나는 이유를 알았다고 해서 대번에 감정이 조절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늘 겪는 일... 내가 지금 뭣 때문에 화가 나 있다는 걸 안다고 해서 화가 금방 수그러들지 않는것과 같은 것

이란다

 

책으로 아픈 영혼에 약을 발라주는 김영아님은 결손가정은 없다고 말을 한다.  전통적인 가족구조만 최선의 가치로 생각하며 다른  가족형태를 '결손'으로 표현하는건 올바른 시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역활을 배워야 하고, 감정 분출을 자연스럽게 하며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여건은 홀부모나 할머니 한사람도 얼마든지 마련해 줄 수 있다. 결손 가정은 없다. 무관심에서 비롯된 '결손 정서'만이 있다.

 

결손 정서..  한번만 따뜻하게 안아주고, 귀기울여 들어주고, 살궂은 사람냄새 풍겨주면 생기지 않을 결손 정서가 아픈 영혼을 만드는 것이다.  책을 읽은 후 처음 생각난 건, 부모님 이셨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넘치도록 사랑을 부어주신 부모님께. 그리고 내가 의지하는 하나님께 말이다.  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부모인지 다시금 돌이켜 보게된다.  어린시절 작은 상처가 옹이를 만드는 것을 책 속에서 너무나 많이 읽었다. 독서 치유에 쓰여졌던 책들은 거의 다 읽었던 책들임에도 그 속에서 그 깊은 아픔을 느낄수 없었던 것이 어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돌아봐야겠다.  내주변에 아픈 영혼들을... 그 영혼들을 감싸주고 호호거리면서 약 발라주면서 안아줘야겠다.  영혼의 아픈 파장이 너무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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