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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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기가 태어났을 때, 요람 위로 메신저가 내려와 아기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댄다. 아기가 갖고 있는 비밀, 삶에 대한 비밀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아이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갖다 대었던 손가락이 자국을 남긴다. 우리 모두의 입술 위에 이 자국이 남아 있다. 나만 제외하고는...   내가 태어난 날, 메신저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걸 기억한다. - P. 323

 

올초에 읽었던 <카산드라의 거울>에 인용되었던 문장이 똑같이 인용되었다.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이 문장이 가졌던 의미를...  카산드라와 아드리안, 아니 키이라까지... 그들이 감추어야만 했던 비밀이 무엇일까?  아니, 그들이 아닌 그들 뒤에서 조용한 듯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무리들이 감추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비밀을 털어놓지 못하도록 인중을 만들어야 하는 천사는 찾아오지 않았고, 그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인디아나존스를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숨이 턱까지 닿을 듯이 아드리안과 키이라를 쫒는 무리들은 턱에 닿는 순간 넘어가고, 또 다른 위험들이 다시 쫒기 시작한다.  계속 당할수만은 없을터.  아드리안과 매력적인 키이라는 이보리에게 딜을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것에 당신이 가진 조각을 내 놓으라고 말이다.  알면서 모르는척, 모르면서 아는 척, 알수 없는 노교수가 비밀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앞에 다시 나타나는 에디오피아, 오모계곡.  그곳에 분명 무엇인가가 있다. 인류의 시작을 알리는 무엇인가가.

 

퍼즐에 끼워 넣을 조각이 모자란다고 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건 아니야. 화석을 발견하잖아? 대부분이 조각이야. 완전한 채로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지만 충분한 양의 뼈를 모아 보면 빠진게 뭔지 알수 있어.  그러면 골격을 만들 수도 있고, 전체적인 인체를 볼 수도 있지. - P.153

 

아드리안과 키이라의 여행이 또 다시 시작된다.  완성되지 않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아니 학구적인 탐구열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만나는 보고싶은 얼굴들.  사랑하는 아리와 친구들.  시간의 갭은 모든것을 변하게 만들지만, 신뢰는 이어진다.  마침내 발견된 그 오랜 세월  빛을 보지 않고 숨겨진  해골과 빨간 고체가 들어있는 구슬.  인류의 기원이 밝혀지는 것인가?  이제 이들로 인해 우리는 우주의 기원, 아니 인류의 기원을 알수 있을지도 모른다.  진실인가? 아니면 모든것은 잘 짜여진 각본이었던가?

 

내가 널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부터 어땠는지 알아?  밤마다 하늘을 쳐다봤어. 하지만 그 어떤 별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거야. 저 해골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중요하지 않아. 인류에 대해 저 해골이 밝혀줄 진실 따위는 관심 없어. 백 년이 넘은 것이든 사억 년이 넘은 것이든 상관없다는 말이야. 네가 없다면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아.   - P.260

 

해골의 정체가 무엇이든, 빨간 고체가 들어있는 구슬속에 어떤 비밀이 담겨져 있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지금 이순간 너와 내가 함께 있는것이,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소설은 소설이기에 읽는다.  소설이기에 읽고 소설속 유희를 맘끽한다.  그것으로 족하다.  <낮>부터 시작한 <밤>까지의 시리즈물을 통해서 마크 레비의 방대한 지식의 양을 흘낏 훔쳐보고, 내것으로 조금이라도 만들었다면 그것 또한 행복일 것이고,  유머러스한 월터를 만난 것 역시 책을 읽는 리더들에게만 가능한 기쁨일 것이다.   <밤>을 이제야 덮었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마크 레비의 또 다른 작품을 탐닉하기를 원하다.  책을 읽는 리더의 행복을 포기할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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