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랜드 - 신경심리학자 폴 브록스의 임상 기록
폴 브록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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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까 말까를 고민했었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난 예쁘고 고운 르느와르풍의 작품들이 좋다.  그래서 그랬을것이다.  무서울 것 같은 책이었다.  into the Silent Land  그 세계속으로 발을 들여놓기가 두려운 이유가.

 

폴 브록스는 신경심리학자이다. 그의 임상기록이 이 <사일런트 랜드>다.  책 서두에 그런말이 있다. 폴브록스 말고도 이런 임상기록을 책으로 낸 사람들은 여럿있지만, 그들은 모두 제 3자의 입장에서 글을 썼단다. 하지만, 폴 브록스는 자세를 낮추고, 그들속으로 들어가 나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도중에 계속에서 내 이야기라는 착각이 들곤 한다.  폴 브록스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신경심리학을 전공했다. 임상 실습과 두뇌 연구의 두 분야를 아우르는 커리어를 쌓아 왔고, 현재 콘월에 살고 있으며 플리머스 대학교의 신경심리학과에서 수석 임상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프로스펙트] 지에 정기 칼럼을 썼고, [선데이 타임스], [선데이 텔레그래프], [가디언], [데일리 텔레그래프], [그랜타] 등에 기고했다. [사일런트 랜드]는 2003년 [가디언]지의 처녀작 상의 최종후보로 올랐다고 한다. 대단한 사람이다.

 

이 책 굉장히 무섭다. 접하기 힘든 부분이기에 새로운것도 사실이지만, 과거나 전설 속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무섭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뇌에 이상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전두엽, 후두엽하면서 왜 그런 환상이 보이고 그런 생각들을 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는데, 소름이 돋는다.  읽으면서, 이 사람들이 잘못될까봐 겁이 난다. 책 서두에서 밝힌것처럼 사고나 질병 혹은 정신적 충격으로 뇌를 다친 사람들은 이상행동을 보인다. 가령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다든가, 자신의 머릿속에 물고기가 헤엄친다고 생각하든가, 자신의 오장육부가 남한테 투명하게 보인다고 생각하거나, 딸의 결혼식에 분명 참석했는데도 불참한 느낌이 든다거나, 자신이 죽은 사람처럼 느껴진다거나, 목 아랫부분이 모두 마비되었는데 다음 주말에 암벽등반을 가겠다고  계획하거나, 교통사고로 두 다리와 오른손이 잘려나갔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오른손으로 악수하겠다고 나서거나, 페니스가 이상할 정도로 오랫동안 발기 상태를 유지한다든가, 자신의 온 몸의 피가 밤사이 다 말라 버렸다거나, 자신의 똥을 자꾸 먹어보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든가 한다.  그들을 폴 브록스는 그들화 되어서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자신을 좀비라고 표현한다.  나는 무엇일까?  뇌가 나를 구분하는 것은 아니란다. 나를 구분할수 없다면, 나는 무엇이고, 어떤것으로 구분할수 있을까?  글에서 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자의식을 관장하는 뇌의 특수한 영역은 없다고. 모든 것이 합해져서 이루어진다고.

 

어렵고, 알수 없는 글초현실주의 작가 르네마그리트의 그림처럼 날아가는 비둘기뒤에 사람은 알수 없지만, 분명 그는 사람이다.  나의 자아를 찾는것, 살아있는 생명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폴 브록스의 일이었을것이다.  나는, 그저 그들의 일을 바라보련다.  폴 브록스라는 신경심리한자 한사람 알게된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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