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또한, 이 책을 접한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했으리라 짐작을 하듯.. 러셀 크로우의 영화를 먼저 보았고..순수한 관심에 의해서라기보다는..도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라는 다소 불순한 생각을 갖고 책을 보았다.. 영화에서는 다소 불확실하게 묘사되어 있는 그의 정신분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천재의 몰락과 부활이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 이면의 실제 '존 포브스 내쉬'라는 사람은 누구였는가 하는 호기심때문이었을 것이다...허나 책은 실망스러웠다.. 이 책은 충분히 흥미진진하며, 작가가 파헤친 '존 포브스 내쉬'의 삶은 그것이 100% 사실인가라는 의심의 눈길을 지울 수는 없지만..마치 인간극장을 보는건 아닌가 싶을만큼 가까이 접근해있다.. 하지만 그때문인지, 너무도 메마른 다큐멘터리를 보는듯 내내 지루함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 배개높이의 두꺼운 책은 겉장을 덮는 순간 성취감을 느낄만큼 부담스러웠다...극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영화에서와같은 감동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나는 분명 표준한국인의 체형은 아니라고 단언한다...나를 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나의 '비만'정도를 체크하고..저마나 나름의 다이어트 방법을 제시하며 나에게 그 방법을 따라해보기를 종용한다...물론..내가 그럴 의사가 있는지는 그들의 관심 밖이다..하지만 말했듯이..나는 분명 표준한국인의 체형은 아니며 (거울을 보는 것은 나에겐 차라리 고통이다..) 나도 항상 나 스스로에게 운동은 필수요소이며 식이요법은 선택사항이라고 강제주입하려 무던히도 노력하는 중이다..(는 말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에서 끝나기 때문이다)말은 쉽다..운동을 하루에 30분씩 꾸준히만 하고..기름 뚝뚝 떨어지는 맛있고 군침도는 음식 대신에 깔끔담백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다면 표준한국인의 체형이 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이 책에서 결코 표준한국인의 체형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다는 걸 먼저 말해두고 싶다..-.-a) 누구나 하는 말이고 누구나 동의하는 말이지만..사실...어디 그게 쉬운가..?한마디로 '한달에 8kg 감량' 식의 깜짝변신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이 책은 여전히 옳지만 쓰디쓴 말을 반복. 또 반복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꾸준히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괜찮은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굳이 표지사진에 나오는 저 빨래판 같은 복근을 가진 그리스조각상같은 남자처럼 되어야지 하는 망상 (-.-;; 꿈은 너무 커도 안좋은거다..) 은 아니더라도..표준한국인의 체형을 위한 나의 몸부림을 위해서 한번쯤 참고할만한 책이다..
..친구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그 이름을 떠올릴때마다 과거의 한 순간 속에서 그들과 보냈던 시간들을 기억해내는 나를 발견하는 건 어찌 할 수가 없다..아무리 지겨웠던 일이라도..눈물을 흘리며 악을 쓸만큼 고통스러웠던 일들도..그들과 함께 했다는 사실에 한참이 지난 지금 돌이킬때는 항상 미소를 짓게 된다...그래..그땐 그랬었는데..하면서 말이다...초반의 20세기 소년은 그런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현재와 과거가 교차 편집(?) 되며 전개되는 걸 보고 있으면 그저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60년대의 일본아이들의 모습이 어찌 나의 어린시절 모습과 그리도 닮아 있는지..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시간들은 추억하는것만으로 행복해진다..하지만..20세기 소년은 절대 드라마가 아니다..아이들의 소꼽장난을 추억하는 어른들의 단조로운 일상을 보여주기만 하는 어떻게 보면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절대로 아니다..'친구'라는 존재가 바꾸어놓은 (우리의 미래는 결코 저렇지 않다 -.-a ..고 믿고 싶다...) 미래의 암울하고 섬뜩한 모습이며 주인공들 (이른바 켄지 일당) 이 그들에 대항하여 싸우는 모습은 전사의 그것을 방불케 한다..과거를 회상하는 모습도 현재, 혹은 미래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단서, 혹은 근거를 밝히기 위한 것임이 드러나며...'친구'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은 더해만 간다..거대한 음모이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친구' 와 그가 속한 우민당이라는 집단에 대한 왠지 모르게 끓어오르는 분노같은걸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마치 '1984년'의 빅브라더같은 존재로 군림하는 그가 만들어놓은 디스토피아속에서 켄지의 조카이자 '친구'의 딸인 칸나와 고이즈미가 벌이는 모험도..흥미진진하다... 또한번 (몬스터때와같이..) 겉잡을 수 없이 스토리가 커져가고 있다는 기우를 버릴 수 없지만..20세기 소년의 결말은 기다려봄직하다.
좋다..어차피 과학소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녀석으로서...좋은 책도 있고..나쁜 책도 있을 수 있다는거...안다..하지만..이건 좀...심한거 아닌가..알라딘에서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말을 꺼냈을때..박수를 쳤다.. 솔직히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나는 모든 문제가 나에게 있으며 ..그래...과학소설은 나의 분야가 아닌가보다..거의 포기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터였다..(뭐 100% 나의 문제를 부인하려는건 아니고..다만....) 그때..알라딘의 고마운 리뷰를 읽었고..다시한번..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들을 되짚어가며..내가 느꼈던 당황스러움이 나뿐만이 아니었다는데 안도했다..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하더라도...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이 경우에는 번역가) 그 감동의 정도가, 아니..그냥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정도라도..그 차이가 어마어마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동안 전혀 몰랐다는건가!!) 번역을 한 유영일씨에겐 상당히 미안한 일이지만..도저히 5페이지 이상을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하는 스토리의 전개는 특히나 스토리에 생명을 걸고 있다고 '나 홀로 생각하는' 과학소설에는 치명적인게 아닌가 싶다..'아무도 못말리는 M'은 읽다가 중도에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로 넘어갔고..'죽은자가 무슨 말을' 은 거의 침대위에서 아크로밧을 하며 읽은것만 같다..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지만...분명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읽고 나서의 만족감을 이 책을 통해 얻기는 대단히 힘들지 않을까.. 다음엔 부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사기꾼 로봇'을 기대해본다...
먼저..나는 상당히 불순한(?) 의도로 이 책을 읽었음을 고백한다..sci-fi (science fiction) 에는 그 어떠한 관심도 흥미도 없던 내가 이 책을 구입한 단 한가지 이유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영화의 줄거리와 설정은 원작의 그것과 많은 부분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는...도대체 원작은 어떻길래..하는 생각에서...정말 아무 생각없이..'그냥' 구입했다..블레이드 러너는 왠일인지 아직까지도 가져다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 비디오 가게 주인아저씨를 탓하며 보지 못했고..토탈리콜은 이런저런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보지 않았다..나는 필립 k. 딕이 누군지 모르며...한마디로 공상과학에는 문외한이었다...나에게 공상과학은 기껏해야 영화 에일리언에서 외계인을 상대로 싸우는 미래인간들이나..터미네이터에서 본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가 전부다..로보트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느니..외계인이라느니..안드로이드라느니..하는 말들...원체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말들에 집중할 시간 없다는..일종의 어른스러움을 내세우는 무지한 허영같은것을 뒤집어쓰고는..애써 피해왔다.. 뭐...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이 책이 나에게 과학소설 (공상과학이 아니다..)로의 길을 열어줬다는 거창한 생각을 하는건 아니다..다만 분명...그 어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새로운,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일말의 호기심이 이는 계기가 된것은 분명하다..단순한 과학 환타지가 아닌..진정 과학소설로서의 이야기꾼인 필립 k. 딕이 내 앞에 펼쳐놓은 세상은 감히 내가 상상하기에도 벅찰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으며..왠지 모를 암울함과 비극적인 반전들에 있어서도...'인간'이라는 주제를 그렇듯 절묘하게 표현하는데 더없이 좋은 방법들이었다..허점은 보인다.. 어차피 이 글들을 쓴 필립 k. 딕은 21세기를 보지 못한 1960년대의 사람이다..그의 글들이 완벽에 가까운 미래 묘사를 한다거나..앞뒤가 완벽히 짜맞춰진 추리소설일 수는 없는거다..조금은..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읽는다면..내가 그랬듯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바로..'죽은 사람이 무슨 말을' 을 펼쳐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