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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ㅣ 필립 K. 딕의 SF걸작선 1
필립 K. 딕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집사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먼저..나는 상당히 불순한(?) 의도로 이 책을 읽었음을 고백한다..sci-fi (science fiction) 에는 그 어떠한 관심도 흥미도 없던 내가 이 책을 구입한 단 한가지 이유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영화의 줄거리와 설정은 원작의 그것과 많은 부분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는...도대체 원작은 어떻길래..하는 생각에서...정말 아무 생각없이..'그냥' 구입했다..
블레이드 러너는 왠일인지 아직까지도 가져다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 비디오 가게 주인아저씨를 탓하며 보지 못했고..토탈리콜은 이런저런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보지 않았다..나는 필립 k. 딕이 누군지 모르며...한마디로 공상과학에는 문외한이었다...
나에게 공상과학은 기껏해야 영화 에일리언에서 외계인을 상대로 싸우는 미래인간들이나..터미네이터에서 본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가 전부다..로보트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느니..외계인이라느니..안드로이드라느니..하는 말들...원체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말들에 집중할 시간 없다는..일종의 어른스러움을 내세우는 무지한 허영같은것을 뒤집어쓰고는..애써 피해왔다.. 뭐...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이 나에게 과학소설 (공상과학이 아니다..)로의 길을 열어줬다는 거창한 생각을 하는건 아니다..다만 분명...그 어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새로운,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일말의 호기심이 이는 계기가 된것은 분명하다..
단순한 과학 환타지가 아닌..진정 과학소설로서의 이야기꾼인 필립 k. 딕이 내 앞에 펼쳐놓은 세상은 감히 내가 상상하기에도 벅찰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으며..왠지 모를 암울함과 비극적인 반전들에 있어서도...'인간'이라는 주제를 그렇듯 절묘하게 표현하는데 더없이 좋은 방법들이었다..
허점은 보인다.. 어차피 이 글들을 쓴 필립 k. 딕은 21세기를 보지 못한 1960년대의 사람이다..그의 글들이 완벽에 가까운 미래 묘사를 한다거나..앞뒤가 완벽히 짜맞춰진 추리소설일 수는 없는거다..조금은..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읽는다면..내가 그랬듯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바로..'죽은 사람이 무슨 말을' 을 펼쳐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