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세계를 바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 지음, 강신규 옮김 / 가나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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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요인의 영향을 받는 종속변수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다. 특히 사람은 정책에 따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독립변수 측면이 강하다. 아니 인구는 사회변화의 기저에 있는 궁극적 결정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인구를 통해서 본 세계의 미래는 음울하다. 단순히 인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인구 동향이 지역별로 지극히 불균형적이어서다. 저출산에 고사망으로 이미 인구가 줄어든 나라들(러시아를 포함한 소련 제국 소속 국가들)이 있는가 하면 저출산이 완만하게 지속되어 고령화되면서도 그에 적응할 여유가 있는 나라들(서유럽 국가)이 있고, 급속한 저출산으로 초고령화의 운명이 뻔한 나라들(얼마후의 한국, 그보다 좀더 후의 중국)도 있다. 반면 적절한 인구 증가로 계속 활력을 유지할 나라(미국)와 급속한 인구증가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할 나라(인도)와 세계를 뒤흔들 위협요인이 될 나라들(이슬람국가들), 생산중심세대의 고 사망으로 존립이 위태로운 나라들(에이즈, 말라리아로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다.

이러한 각지역, 각국이 상호작용해서 나타날 장래의 세계는 회색빛이다. 현재의 인구대국, 중국과 인도가 고도성장을 하느라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여 나타나는 원자재 및 식량 가격의 급등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스스로 제어할 것이고, 나아가 빈곤국의 기아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증가한 이슬람 인구 중 일부는 서유럽으로 흘러들어가 서유럽 경제를 지탱하는 한편, 본국에 남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나머지는 '문명의 충돌'의 전위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인구가 줄어든 극동러시아와 시베리아, 중앙아시아에는 중국인이 진출해 장차 또 다른 충돌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슬람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은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고, 한국(남한)은 애를 낳을 수 없을 정도의 과당 경쟁으로 자멸의 길을 갈 수도 있다...

출판강국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사에서 발간한 책이어서 그런지, 인구로 인해 세계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에 관해 정말 깔끔하게 소개되어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책의 한 전범이라 할만하다.인구 문제의 중요성, 그에 관한 깊은 연구와 활발한 논의의 필요성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꼭 읽을만한 교양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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