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사랑한 여자들 - 두려움과 편견을 넘어 나만의 길을 가는 용기에 대하여
이예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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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사랑한 여자들 <도서 제공>

15명의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는 그 여자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인터뷰가 담겨있다. 외유내강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여자들의 꿋꿋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거나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들을 실제로 해내고 있는 여자, 그리고 여자이기 전에 멋진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아, 그렇지!”하는 여자의 생각을 엿보기도 하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멋진 여자의 생각을 엿보기도 했다. 열다섯 명의 여자들의 인터뷰를 읽고 내가 닿은 결론은, ‘나만의 기준과 목표를 정하고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이었다. 쉽게 휩쓸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목을 신경 쓰느라 눈치 보며 살아내고 있는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젠가 나도 “나는 이런 사람인데, 이렇게 될 때까지 이런 삶을 살았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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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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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제공>

1. 없는 셈 치고 , 김유담
스페이스 M을 통해 김유담 작가님을 알았다. 그 소설과 이 소설은 묘하게 닮았다. 가족이 밑바탕인 글, 그렇게 느껴졌다. 엄마를 잃고, 할머니를 잃고, 아빠를 잃고 나서 고모의 손에 맡겨진 아이의 이야기이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이의 마음이 남아있는 사람, 친 딸처럼 키워줬지만 결국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아는 사람. 아무리 봐도 이상한 종교에 빠진 고모의 친 딸, 민아의 안위를 걱정하는 엄마와 암에 걸린 고모를 보살피는 어른 아이의 이야기.

2. 후보, 성해나
철물점을 오랜 시간 운영해 온 근성은 의사의 권유대로 뒤로 걷기를 한다. 뒤로 걷기 시작하자 근성, 그러니까 안드레아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임대가 붙은 건물을 지나가며 그곳을 지키고 있던 아지트인 ‘상수시’를 떠올린다. 철거를 하던 순간, 그리고 그때 마지막으로 세실이 연주해 주었던 피아노. 더 거슬러 올라 그곳에서 일하던 바텐더와 밴드 사람들까지. 안드레아와 함께 시간을 지내온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들을 생각한다. 뒤로 걷는 것은 무릎을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안드레아, 근성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지루한 일상 속에 반짝임을 주었던 그 순간들을 회상하며 말이다.

3. 유월이니까, 이주혜

오랜 시간 연애하고 도망치듯 이별을 선택했다. 괜찮을 거라, 이제 지쳤다고 생각하고 선택한 이별이었지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결국 나의 사랑도 살기 위해 그렇게 나를 지치게 했단 걸 알게 되고, 마침내 그 사랑에게 다시 연락이 온다. 곧 유월이 된다는 말과 함께.

4. 유령 개 산책하기 , 임선우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사고를 치고 다니던 언니와 그런 언니의 뒷수습을 하던 영하. 그런 언니로부터 떠맡겨져 진 유기견 하지, 새로운 공간으로 오면 달팽이 개가 되기도 하고 유기 유기견이 되기도 한다. 문 앞에 두고 간 언니 탓에 하지를 돌보게 되었지만, 삼 개월 만에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좀 더 잘해주자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던 내 앞에 하지가 돌아왔다. 잡히지도 타인에게 보이지도 않는 반쯤은 투명한 유령 개로 말이다. 함께 걸었던 길을 걷고, 함께 갔던 곳들을 가고, 새로운 곳도 탐험한다. 산책 갈까?라는 물음에 반투명한 꼬리를 흔들며 일어나는 하지, 그런 하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5. 느리게 흩어지기 , 임현
그 누구보다 혼자에 익숙한 명길과 그런 명길의 영역을 자꾸 침범하는 성희가 등장한다. 스스럼없이 명길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명길을 마치 다 안다는 듯이 성희는 이야기한다. 그런 성희가 불편하면서도 신경 쓰이는 명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명길의 고민과 걱정, 그리고 나의 영역을 지키려는 마음이 나와 닮아서 공감이 됐다. 착실히 나이를 먹어가며 보편적인 삶을 사는 사람과는 다른, 혼자 살아가는 명길의 삶이 말이다. 어느 순간, 아줌마라는 호칭에도 화가 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혼과 육아에 관한 이야기는 낯설다. 그리고 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결국 언젠가는 죽을 고독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혼자서 얼마나 오랜 시간 잠들어 있어야 할지 가늠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내 모습이 명길에게 투영되고 말았다. 아, 어쩌면 나도 수첩을 들고 다녀야겠단 생각은 들었다. 무엇이든 메모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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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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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느린 작별 <도서제공>

남편이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으며 시작된 간병 생활이자 자신을 위한 노력을 아내가 기록했다. 병마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남편은 어느새 거동조차 불편해졌다. 간병 생활을 하다 문득 나를 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현명하고 슬기롭게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흔이 넘도록 언어학 연구만 해 온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출판 계약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이 책은 세상에 나왔다.

‘심장에 사무치는 슬픔, 하염없이 흘린 눈물로 병든 반려자를 돌본 기록을 이 책 속에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마음에 담으며 읽었다.

40년의 결혼 생활은 물론 연애 때부터 이들 부부에게 이어진 한 가지 습관은, 매일 밤 그날 있었던 사건들을 털어놓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대화의 중요성은 날이 지날수록 크게 와닿는다. 또한 대화다운 대화가 가능한지도 무척 중요하다. 꽤 오랫동안 나의 이상형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었던 이유기도 하다. 더 많은 걸 나누고 함께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가장 믿는 존재가 되기 위해선 대화다운 대화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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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문
서맨사 소토 얌바오 지음, 이영아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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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보화가 아닌 선택을 맡기는 전당포, 그곳에 도시오와 하나가 있다. 오랜 시간 전당포를 꾸려 온 도시오의 은퇴,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하나의 전당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물을 통해 이동이 가능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선택을 하고, 때론 그 선택을 후회하며 선택에 갇혀버리기도 한다. 끝없이 반복되는 기억은 기쁨일 수도, 슬픔 일 수도 있다. 내게 이키가이, 삶의 보람을 뜻하는 이 전당포에 들어갈 기회가 있다면 어떤 선택을 맡기고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멀리, 더 어린 나로 돌아가고야 만다. 당장 오늘의 선택부터 어제의 선택, 지난주, 지난달의 선택을 빠르게 뛰어넘어 몇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다 또 미련이 남아 조금씩 더 거슬러 올라간다.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나의 존재 자체가 내게 선택이 되어버린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이라면, 그래도 어린이려나.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저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둑길을 달리던 기억이 가득하던 때쯤으로.

도시오의 은퇴 첫날이자 하나의 첫 출근 날 사건은 벌어진다. 평소라면 이른 아침 차 한잔으로 시작하는 도시오 탓에 딸그락 거리는 시작되어야 하는 아침이 너무 적막하다. 아빠를 찾아 전당포로 나간 하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잔뜩 흐트러진 내부와 또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뿐이었다. 황급히 문을 닫고 도시오를 찾아 곳곳을 둘러보다 선택들이 담긴 금고를 확인해 보게 된다. 그곳엔 도시오의 카드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 날을 기점으로 시간 여행하듯 이야기는 전개된다. 어느 과거로 사뿐히 내려앉을지 조심스럽게 다음 장을 들춰보게 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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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103세 할머니 의사의 인생 수업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 부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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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도서 제공>

글래디스는 말한다. 우리는 저마다 사명을 안고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각자의 퍼즐 조각이 딱 맞는 자리를 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퍼즐을 맞춘 삶이라는 기분을 느낀다고.

조금 늦어도, 많은 걸 기웃거려 봐도 괜찮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추격자 없이 쫓기는 삶을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깨닫는 시기는 모두 다르단 걸도 안다. 그러므로 조금 늦어도 괜찮다. ‘꽃’하면 봄을 떠올리지만, 겨울에 피어나는 꽃도 존재한다는 걸 우리도 모두 알지 않은가. 단지, 내가 피어나는 계절이 어느 계절일지는 나도 가늠이 되지 않을 뿐이다.

생명을 위한 삶을 사는 글래디스. 그녀의 부모님은 의대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이고, 결혼하여 글래디스를 포함한 삼 남매를 키워낸다. 의료 봉사를 다니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 주신다. 글래디스의 어머니가 치료해 준 코끼리가 기다란 코를 이용해 삼 남매를 등에 태우고 강가로 가서 물놀이를
했다는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다. 초반에 있는 내용인데, 따뜻함이 가득 차다 못해 흘러넘치는 기분이었다.

이제 내게 남겨진 과제는 ‘자기애’를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모든 사랑의 바탕은 자기애라는 글래디스의 말을 복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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